지구촌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자부하는 미국에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이었다는 2007~2009년의 불경기를 겪으면서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중산층이 주택시장의 붕괴로 빚더미 위에 올라 마지못해 살아가야 하는 사태가 벌여졌다. 게다가 일자리를 잃어 소득이 반토막 난 가정도 크게 늘어났다.
2007년 12월 시작해 2009년 6월 종료한 것으로 선언된 미국의 불경기는 미국 대부분의 가정에 직격탄을 가했다. 1년 반 동안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840만명이나 됐다. 주택시장이 붕괴되면서 집값이 폭락한 반면 모기지 연체가 급증해 차압 등으로 내 집을 잃는 사례가 속출했다.
불경기가 끝난 후 7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다시 찾았고 부동산 시장도 되살아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제 회복 속도가 너무 느려 미국의 중산층이나 서민들은 좀처럼 예전의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성인 5명 중 4명, 실직이나 빈곤 경험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미국성인 중 80%나 한번은 실직이나 빈곤을 경험했다고 토로한 조사결과가 나와 미국 중산층의 붕괴현상을 입증시켜주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의 경제 불안이 깊어지고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P통신은 미국민들에 대한 조사 결과 미국경제의 세계화, 빈부격차의 확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 등으로 미국인들이 실직하고 빈곤층으로 추락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의 조사 결과 미국 성인들은 현재 80%나 1년 이상 실직했거나 푸드스탬프(식권) 등 정부 보조에 의존하고 있고 연소득이 빈곤선의 150% 아래를 기록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첫째 4인 가족 기준 연소득이 2만 3000달러 이하인 빈곤층 비율은 현재 전체의 15%로 기록적인 4620만명에 달하고 있다.
둘째 법적인 빈곤층은 아니지만 빈곤선에 근접한 저소득에 그치고 있거나 실직상태가 오래가는 미국인들로 확대하면 미국성인의 80%나 일생에서 일정기간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5세부터 60세 사이의 미국인들 가운데 빈곤층에 빠질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비율은 40%나 됐다.
백인까지 63% '빈곤층' 토로
특히 이제 미국에선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계뿐만 아니라 생활고를 겪는 백인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들의 63%는 자신들의 경제 상황을 '빈곤'으로 토로했다. 법적인 빈곤층 4620만명 가운데 41%인 1900만명이 백인으로 숫자만으로 보면 흑인들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세에 도달했을 때 실직하거나 1년 이상 정부의 복지지원에 의존하는 등 경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의 76%는 백인들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시골지역에서는 빈곤층의 60%가 백인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버지니아 남부 버겐 카운티의 경우 빈곤율이 24%나 되며 빈곤층의 99%는 백인들로 나타났다.
다수의 불평등 불만 폭발 조짐
윌리엄 윌슨 하버드대 교수는 "교육부터 기대 수명, 빈곤까지 미국인들 사이의 격차들이 경제적 계급에 따라 점점 증가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슨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백인들보다는 소수민족들이 미래를 상대적으로 낙관하는 편"이라며 "광범위한 시정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백인사회의 소외감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경제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미전역을 돌면서 특히 중산층 살리기에 전력투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만들고 소득 불평등을 개선시켜 중산층을 살려 내겠다는 경제회생 캠페인에 나서있다.
그러나 싸늘하게 식어버린 미국민들, 특히 중산층과 서민들의 마음을 좀처럼 녹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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