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평균치의 7배 … 25일 하루에만 300억원 넘어
금융당국에 수치 줄여 보고 … 특별점검으로 들통나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의 불똥을 맞은 동양생명의 보험계약 해지가 한때 평소의 10배까지 급증했으나 초기 금융당국에 규모를 줄여 보고를 했다가 들통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가 번진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동양생명의 보험해지 환급금은 7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고객들의 해약 요구가 빗발치면서 계약 해지액이 하루하루 늘어나 25일에는 300여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급증하던 계약 해지액은 2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언론 브리핑 하루 뒤인 26일에 150여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동양그룹 위기와는 무관하게 동양증권과 동양생명의 고객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든 이번 주 들어 나흘 동안 동양생명의 보험계약 해지 규모는 850억여원에 달했다. 방카슈랑스와 설계사, 보험대리점, 다이렉트 등 동양생명의 4개 판매채널에서 하루 평균 210억원 이상씩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올 6월까지 동양생명의 하루 평균 해지환급금인 31억원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별로는 25일 10배까지 치솟았다가 그나마 26일 진정세를 보인 수준이 5배 정도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은 금융당국에 보험계약 해지 규모를 크게 줄여 허위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27일 "당초 동양생명은 보험계약 해지 환급금 규모가 평상시 하루 평균치 30억원의 서너배인 100여억원이라고 보고했으나 특별점검을 진행해보니 실제로는 그 두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실제보다 규모를 줄여서 보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보험계약 해지 규모를 축소해사 알린 건 건 금융당국만이 아니다. 구한서 사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동양그룹과 지분 구조상 완전한 분리 경영을 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동양그룹은 2011년 3월 부채 감축을 목적으로 계열사들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총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해 동양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 상태다. 동양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은 단 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날 구 사장은 해지환급금 추이를 묻는 질문에는 "문의전화는 많이 오고 있지만 추석 이후 자금 수요로 인해 자연적으로 늘어난 것 외에는 없다"고 답변했다.
업계와 당국에서는 사태수습 과정에서 보여진 동양생명의 이런 태도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보험계약은 어떤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계약 이전' 절차를 거쳐 모두 보전돼 고객이 피해를 입을 일이 없다"면서 "동양생명이 보험해지 규모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이런 제도적 장치를 알리면 되는 데 불필요한 거짓말로 신뢰에 금만 갔다"고 비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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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 수치 줄여 보고 … 특별점검으로 들통나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의 불똥을 맞은 동양생명의 보험계약 해지가 한때 평소의 10배까지 급증했으나 초기 금융당국에 규모를 줄여 보고를 했다가 들통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가 번진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동양생명의 보험해지 환급금은 7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고객들의 해약 요구가 빗발치면서 계약 해지액이 하루하루 늘어나 25일에는 300여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급증하던 계약 해지액은 2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언론 브리핑 하루 뒤인 26일에 150여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동양그룹 위기와는 무관하게 동양증권과 동양생명의 고객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든 이번 주 들어 나흘 동안 동양생명의 보험계약 해지 규모는 850억여원에 달했다. 방카슈랑스와 설계사, 보험대리점, 다이렉트 등 동양생명의 4개 판매채널에서 하루 평균 210억원 이상씩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올 6월까지 동양생명의 하루 평균 해지환급금인 31억원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별로는 25일 10배까지 치솟았다가 그나마 26일 진정세를 보인 수준이 5배 정도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은 금융당국에 보험계약 해지 규모를 크게 줄여 허위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27일 "당초 동양생명은 보험계약 해지 환급금 규모가 평상시 하루 평균치 30억원의 서너배인 100여억원이라고 보고했으나 특별점검을 진행해보니 실제로는 그 두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실제보다 규모를 줄여서 보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보험계약 해지 규모를 축소해사 알린 건 건 금융당국만이 아니다. 구한서 사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동양그룹과 지분 구조상 완전한 분리 경영을 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동양그룹은 2011년 3월 부채 감축을 목적으로 계열사들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총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해 동양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 상태다. 동양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은 단 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날 구 사장은 해지환급금 추이를 묻는 질문에는 "문의전화는 많이 오고 있지만 추석 이후 자금 수요로 인해 자연적으로 늘어난 것 외에는 없다"고 답변했다.
업계와 당국에서는 사태수습 과정에서 보여진 동양생명의 이런 태도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보험계약은 어떤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계약 이전' 절차를 거쳐 모두 보전돼 고객이 피해를 입을 일이 없다"면서 "동양생명이 보험해지 규모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이런 제도적 장치를 알리면 되는 데 불필요한 거짓말로 신뢰에 금만 갔다"고 비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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