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직원들이 모인 ‘청풍명월교육사랑합창단’

노래의 날개 위에 교육사랑 담아요

대회 상금 전액 장학금으로 기탁 … 정기연주회 앞두고 안무연습 한창

지역내일 2013-10-18 (수정 2013-10-18 오후 10:40:53)



“♪♬52만 5600분의 귀한 시간들 우리들 눈앞에 놓인 수많은 날 52만 5600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일년의 시간(뮤지컬 <렌트> 중 ‘Seasons of Love’ 중에서)”

비가 조금씩 흩뿌리던 지난 15일 저녁 충북예고 합창단실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오른손이 위로 올라가요?”
“시작할 때 어느 쪽으로 시작하는지 헷갈려요.”
“발을 이렇게 이동하고. 손바닥으로 당겨서 내려오세요. 얼굴 가리지 않게!”
합창단실에서는 ‘청풍명월교육사랑합창단’이 한창 공연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날은 안무를 배우기 위해 모여 노랫소리보다 안무를 지도하는 교사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직렬5기통’ 댄스 선보이는 선생님들
청풍명월교육사랑합창단은 충북도내에서 근무하는 교직원들로 구성됐다. 이 합창단은 교육현장에서 감성과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2004년 창단됐다. 해마다 가을이면 정기연주회를 발표하는데 올해에도 10월 30일 오후 7시 30분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정기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연주회를 위해 단원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교육청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15일은 안무연습을 위해 충북예고를 방문했다. 단원 중 충북예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박현규 교사(39)가 무용과 강사를 섭외해 안무지도를 받게 된 것.
합창단이 안무를 시도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안무가 들어가는 곡들은 뮤지컬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들이다.

‘Seasons of Love’ 다음에 연습한 곡은 뮤지컬 <맘마미아>에 나오는 ‘Super Trouper’였다. 이 노래의 안무 중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 춤이 나왔는데, 이 춤의 포인트는 서로 엇갈려 일어나는 것. 그러나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다. 단원들도 서로 민망해하며 웃었다. 몇 차례 연습 끝에 어느 정도 맞춰지자 다음 안무로 연습이 이어졌다.

박현규 교사는 “처음 안무를 하자고 했을 때 반대하는 단원들도 있어서 연습이 잘될까 걱정했는데 오늘 막상 첫 연습을 해보니 재미있고 분위기가 좋다”며 “하지만 빠진 단원들도 있고 일정도 빠듯해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운영비 부족해도 장학금 내놓는 ‘교육사랑’ 합창단
얼마 전 이들은 합창대회에서 받은 상금(200만원)을 전액 장학금으로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합창단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전인숙 씨는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뜻있게 쓰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교직원들인 만큼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장학금으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합창단은 재정상태가 양호한 편이 아니다. 의상구입비가 부족해 몇 년 전 구입한 의상을 계속 입을 정도. 이번에 받은 상금을 합창단 운영비로 쓰자는 의견들도 있었다. 

전 사무국장은 “사실 처음 대회에 참가할 때에는 상금을 받으면 의상구입비로 쓰자고 했는데, 막상 상을 받고 보니 그보다 더 뜻깊게 쓰자고 의견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합창단은 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단원들은 음악교육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것처럼 합창단 지원비가 줄어드는 것 같아 더 아쉽다는 반응이다.
박준호 교사(여‧55‧성화중)는 “의상구입비가 부족해 정기연주회에서는 색상을 정해 각자 준비하기로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탁한 장학금이라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합창단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또 있다. 교직원의 외부활동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일부 학교의 분위기다. 업무를 미리 다 해두고 출장을 가도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음악이 좋아 영동 괴산 등 멀리서도 연습 참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은 아름다운 음악과 단원들간 친목에 있다. 음악과 노래가 좋아 멀리 영동이나 괴산에서도 연습을 위해 청주까지 달려오는 교직원들도 있다. 

또 이들은 정기연주회 준비를 위해 지난 여름방학에 3박4일 합숙도 진행했다. 박준호 교사는 “합숙기간 동안 계속 연습에 몰두하면서 정기연주회를 준비했다”며 “그 과정에서 단원들끼리 더 친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현규 교사는 “자주 만나지 못해도 SNS를 통해 사진도 올리고 대화도 자주 나누다보니 더 친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입시 위주 교육에 밀려 음악교육의 중요성이 저평가 받고 있는 요즘, 청풍명월교육사랑합창단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음악교육의 필요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안무까지 연습하며 학생, 학부모들과 더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이번 가을 정기연주회가 더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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