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 오류로 배정이 전면취소되는 사태를 빚었던 수원과 성남, 고양, 안양시 등 경기도 4개 고교평준화 지역의 진학 대상자 중 7000여명이 16일 다른 학교를 재배정 받게됐다. 그러나 학부모와 전교조 등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실수”라며 교육당국에 거세게 항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재배정 확정= 1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부천지역을 포함한 전 지역의 진학 학생 4만6503명 중 1단계 배정방식인 선지망학교군에 배정받은 2만9000여명은 재배정에서도 학교가 바뀌지 않는다. 나머지 1만7000여명 가운데 1만명도 전산오류 없이 2단계 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대략 7000여명이 다른 학교를 배정 받게 된다.
재배정 결과는 16일 오전 10시 발표되며 이틀 뒤인 18일 해당 고교별로 예비소집을 한다. 학교등록도 재배정에 따라 예정보다 늦어진 18∼22일 이뤄질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재배정 결과에 불만을 지닌 학생과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배정방식과 과정 등 배정자료 일체를 해당 지역 교육청을 통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반발 확산= 도교육청은 고교 배정 프로그램 업체인 ㈜3아이에스티와 공동조사를 벌여 배정착오가 1단계에서 지망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을 추려내 근거리 학교에 배정하는 과정에서 컴퓨터가 지망순위를 제대로 배열하지 못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에 학부모과 교육단체들은 컴퓨터 배정 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배정결과를 발표한 교육당국에 분노를 표했다.
딸이 의왕 ㅈ고교에 배정받은 정 모(50·안양7동)씨는 “사는 곳은 안양7동이고 중학교는 평촌인데 고등학교는 의왕으로 가라니, 이게 무슨 근거리 배정이냐”고 반발했다. 다른 학부모 유 모(42·여)씨도 “재배정에서 원하지 않는 학교로 배정되면 누가 이를 수긍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성명을 통해 “전산오류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며 도교육청의 업무수행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행정적인 착오로 인해 학부모들의 혼란을 야기한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성윤 교육감은 9일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학생과 학부모
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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