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오전 10시 사직동 ‘제빵왕 김탁구 체험관’.
흰 가운을 입고 긴 요리 모자를 쓴 4~5살 ‘꼬마 제빵사’들이 오물딱 쪼물딱 소보로 빵과 단팥빵을 만들고 있다. 적당히 발효된 빵 반죽에 달콤한 소보로 가루를 살살 뿌리는 아이, 넓게 편 빵 반죽에 단팥을 가득 넣고 팥이 나오지 못하도록 야무지게 꾹꾹 누르는 아이, 모두 정성을 다해 빵을 만들고 있다.
제빵의 전 과정 배울 수 있어
직접 빵을 만들어보고 자신이 만든 빵을 먹어볼 수도 있는 제빵왕 김탁구 체험관(이하 체험관)이 요즘 인기다.
유치원 아이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장애아동, 일반 성인들도 제빵 체험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것. 현재 제빵 체험은 오전 10시, 12시, 오후 2시 등 매일 3차례씩 진행되고 있으며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다.
체험관은 지난 2010년 방영돼 시청률 50%를 넘기며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던 ‘제빵왕 김탁구’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100여명이 체험할 수 있는 70여평 규모의 체험장에서는 단팥빵과 소보로빵 등 드라마에 소개됐던 빵을 직접 만들어보고 제빵 이론부터 반죽, 굽기 등 제빵의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피자, 케이크도 만들 수 있어 중·고등학생은 물론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4살 아이와 함께 체험에 참여한 김윤정 씨는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이 됐다”며 “집에서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체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최면은 실장은 “아주 어린 아이들도 빵 만드는 활동을 매우 흥미로워 한다”며 “엄마, 아빠 준다고 안 먹고 싸가지고 가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체험은 미리 전화 예약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으며 체험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이고 참가는 개인 1만원, 단체 20명 이상은 8천원이다.(문의 233-0404)
청주의 명성을 되찾고자 체험장 개관
사실 김탁구 체험관은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옛 연초제조창에 팔봉제빵실, 구일중 제빵실, 팔봉집, 청산제과점 등을 재현, 지난 2010년 12월에 개관됐었다. (주)터치스카이는 청주시로부터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2개 동(1953㎡)을 빌려 리모델링한 뒤 2010년 12월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을 개관한 것이다.
그러나 연 평균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체험관을 찾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개관 후 2년 동안 120만 명만이 다녀가는 등 관광객 감소와 운영난으로 터치스카이는 올 2월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 폐쇄를 아쉬워한 (사)대한제과협회 나병일 충북지회장은 지난 7월 결국 사비를 들여 자신이 운영하는 ‘청주보리직지빵’ 3층에 체험장을 만들게 된 것. 드라마 촬영 당시 출연진의 손 대역을 했던 나 회장은 “체험장이 폐쇄돼 너무 아쉬웠다”며 “체험장을 통해 제빵왕 김탁구 방영 당시 얻었던 청주의 명성을 되찾고 제빵왕 김탁구빵을 특화시켜 청주의 명물로 만들기 위해 체험장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에서 봤던 제빵실과 팔봉집은 볼 수 없지만 누구나 손쉽게 제빵 체험을 할 수 있고 나만의 개성 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리직지빵’을 개발·보급하고 있는 나병일 회장은 최근 다문화 가족 60여명을 초대해 무료로 제빵 체험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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