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정서 확산 ‘이유있다’

노근리·매향리 사건 계기 불평등 인식 심화 … 대등한 한미관계 요구

지역내일 2002-02-21 (수정 2002-02-23 오후 12:04:46)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 이후 과거 학생층에 제한됐던 반미정서가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어 한미관계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부시의 강경발언에 대한 반대의견이 70%에 이를 정도로 미국에 대한 정서가 악화돼 있는 상태다.
김태일(영남대 정치학) 교수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전두환씨의 정권획득과정을 묵인한 미국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부터 출발, 20여년을 거치면서 한미관계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인식이 다수 국민에까지 확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도 가능한 것으로 비춰지면서 전쟁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반미정서’에 불을 질렀다는 지적이다.

◇쌀개방 압력 ‘반미’ 불붙여= 미국이 혈맹이라는 인식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 일부 대학생과 재야가 “미국이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정에서 시민을 죽인 전두환정권의 출범을 묵인하는 등 군사정권을 지지해왔다”며 민주화운동과 ‘반미’를 함께 내세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수에 머물던 반미정서는 90년대를 거치면서 한미간 불평등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본격화됐다. 우선 WTO를 내세운 미국의 쌀시장 개방압력은 농민들의 반미 정서에 불을 붙였다.
또 노근리 사건을 비롯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명령체계에 따른 양민학살 사건이 60여 건에 이른다는 의혹이 점차 사실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확산됐다. 노근리대책위 정구도 대변인은 “50여년에 걸친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 사건의 진상이 사실상 규명됐지만 아직도 미국은 작전명령체계에 따른 사건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군 범죄자에 대한 1차 재판권한의 상당부분을 미군측에 두도록 하는 등 한미간 불평등 관계를 제도적으로 보장한 한미행정협정 내용이 알려지면서 자존심을 자극했다.
실제 지난해 3월 포르말린 폐용액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던 미군무원 맥팔랜드는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됐으나 미군쪽이 재판관할권을 주장하며 출석을 거부해 기소 뒤 10개월이 지났는데도 공판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정유진 사무국장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평균 800여건에 이르는 미군 관련 범죄에 대해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7%에 불과하다”며 “이런 현실이 많은 국민들에게 민족 자존심 회복차원에서 반미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주적 관계 회복해야= 이장희(외국어대 법학) 교수는 “한미관계가 지나치게 불평등한 사실에 대해 반감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최근 부시의 잇단 강경발언으로 한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미 정서’확산으로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치권도 이 문제를 반미·친미의 2분법적 사고를 뛰어 넘어 대등한 한미관계를 요구하는 국민요구를 수렴하는 차원에서 대미관계에서 당당한 자주권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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