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왕복이동을 하는 철새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에 와서 월동을 한 후 봄에 떠나는 겨울철새의 모습은 우리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해평면의 ‘낙동강 철새집단도래 보호구’가 그곳이다.
철원평야, 주남저수지일대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이곳에는 해마다 두루미, 고니, 청둥오리, 검독수리, 왜가리, 기러기, 비오리 등 60여종에 이르는 겨울철새가 날아든다.
두루미, 고니, 왜가리 등 60여종 철새 찾아들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해평면 관심리, 금호리부터 비산나루터로 이어지는 낙동강 줄기 로 강변 면적은 900헥타에 이른다. 5년 전쯤 있었던 낙동강변 재두루미 독극물 폐사사건을 계기로 이곳에 철새가 찾아온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시베리아와 일본 이즈미섬을 왕복 이동하는 겨울철새들이 중간 기착점으로 해평의 낙동강변을 찾는 것.
2000년 10월부터 조수보호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세봉(43·해평면 산양리)씨는 어느새 철새의 매력에 흠뻑 빠져 누구 못지 않은 철새매니아가 돼버렸다.
“망원경을 통해 철새들의 생태양식을 관찰하다보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조수보호원의 활동이 일로 생각되기보다는 새로운 즐거움으로 느껴지니까 시간가는 줄도 모르겠구요.”
낙동강변의 ‘철새 지킴이’조수보호원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6개월간 활동하는 이들 조수보호원은 박세봉씨를 비롯해 총 4명. 구역을 나눠 철새를 보호하는 일이 주된 업무인 이들은 개체수 확인과 생태양식 관찰, 그리고 밀렵예방활동의 업무도 함께 맡고 있다. 밀렵에 대한 단속권 없이 사전방지작업에 치중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경북지역은 올해 수렵이 가능한 지역으로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더욱 철새보호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들어와 수렵하려는 사람들도 가끔 있으니까요.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재두루미나 흑두루미는 절대 사냥할 수 없는 새들이죠.”
조수보호원들은 하루종일 망원경을 통해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다보면 재미있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남게 된 새끼두루미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한 마리가 가족들과 떨어져 두 달간 더 머물렀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먹이를 먹다가 가족대열에서 낙오돼 남게 된 것 같아요. 까치들의 괴롭힘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면서 기러기들 틈에서 어울려 지내더니 1월 중순경 모습을 감췄답니다. 철새들은 습성 상 절대 혼자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 월동을 위해 떠났을 리는 없고 걱정이 많이 됐었죠.”
농지, 습지, 넓은 낙동강변 등 철새 서식환경으로 최상
이곳 철새보호구역은 해평 문량과 괴평의 너른 들판에 농지가 많고, 인근에 습지가 많아 철새 서식지로는 최상의 환경이다. 특히 경계심이 많아 불빛이나 인기척을 싫어하는 철새들에게 강변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드는 얕으막한 산들은 몸을 숨기기에 좋은 가리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와 고니, 검독수리 외에도 쇠기러기와 청둥오리는 해마다 수천 마리가 이 곳을 찾고 있습니다. 단일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죠. 앞으로 이곳에서 머물렀다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월동을 하고 가는 철새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실제로 경북대 박희천 교수 등 생태전문학자들은 앞으로 이곳 보호구역에서 두루미 등 철새들의 월동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미시청 산림과에서는 올해 안에 보호구역에 관망대를 설치해 이곳을 견학하는 사람들이 철새의 움직임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 이즈미섬의 경우만 봐도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지역을 흑두루미관광지로 지정해놓고 있을 정도다.
중간기착점 아닌 월동지역으로 유도 노력
경제와 환경의 논리는 언제나 대립할 수밖에 없는 법이라 했던가. 보호구역을 찾는 철새들이 모두에게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보호구역 인근의 비닐하우스를 보며 철새들의 먹이를 걱정하는 생태학자들과, 철새는 1년내 땀흘린 농사를 망치는 그저‘새’에 불과할 뿐인 지역농민들과의 시각 차는 영원한 숙제다.
“겨울에 날아온 철새들 중에는 먹이가 부족해 죽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한해 볍씨와 통밀 등 100가마에 달하는 물량의 먹이를 살포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1월까지만 볍씨 15가마의 먹이를 뿌렸죠.”
하루빨리 두루미와 고니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들의 자태를 겨우내 이곳 해평의 ‘낙동강 철새집단도래 보호구’에서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을 살리고 지키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과연 몇 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 싶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철원평야, 주남저수지일대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이곳에는 해마다 두루미, 고니, 청둥오리, 검독수리, 왜가리, 기러기, 비오리 등 60여종에 이르는 겨울철새가 날아든다.
두루미, 고니, 왜가리 등 60여종 철새 찾아들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해평면 관심리, 금호리부터 비산나루터로 이어지는 낙동강 줄기 로 강변 면적은 900헥타에 이른다. 5년 전쯤 있었던 낙동강변 재두루미 독극물 폐사사건을 계기로 이곳에 철새가 찾아온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시베리아와 일본 이즈미섬을 왕복 이동하는 겨울철새들이 중간 기착점으로 해평의 낙동강변을 찾는 것.
2000년 10월부터 조수보호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세봉(43·해평면 산양리)씨는 어느새 철새의 매력에 흠뻑 빠져 누구 못지 않은 철새매니아가 돼버렸다.
“망원경을 통해 철새들의 생태양식을 관찰하다보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조수보호원의 활동이 일로 생각되기보다는 새로운 즐거움으로 느껴지니까 시간가는 줄도 모르겠구요.”
낙동강변의 ‘철새 지킴이’조수보호원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6개월간 활동하는 이들 조수보호원은 박세봉씨를 비롯해 총 4명. 구역을 나눠 철새를 보호하는 일이 주된 업무인 이들은 개체수 확인과 생태양식 관찰, 그리고 밀렵예방활동의 업무도 함께 맡고 있다. 밀렵에 대한 단속권 없이 사전방지작업에 치중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경북지역은 올해 수렵이 가능한 지역으로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더욱 철새보호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들어와 수렵하려는 사람들도 가끔 있으니까요.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재두루미나 흑두루미는 절대 사냥할 수 없는 새들이죠.”
조수보호원들은 하루종일 망원경을 통해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다보면 재미있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남게 된 새끼두루미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한 마리가 가족들과 떨어져 두 달간 더 머물렀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먹이를 먹다가 가족대열에서 낙오돼 남게 된 것 같아요. 까치들의 괴롭힘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면서 기러기들 틈에서 어울려 지내더니 1월 중순경 모습을 감췄답니다. 철새들은 습성 상 절대 혼자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 월동을 위해 떠났을 리는 없고 걱정이 많이 됐었죠.”
농지, 습지, 넓은 낙동강변 등 철새 서식환경으로 최상
이곳 철새보호구역은 해평 문량과 괴평의 너른 들판에 농지가 많고, 인근에 습지가 많아 철새 서식지로는 최상의 환경이다. 특히 경계심이 많아 불빛이나 인기척을 싫어하는 철새들에게 강변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드는 얕으막한 산들은 몸을 숨기기에 좋은 가리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와 고니, 검독수리 외에도 쇠기러기와 청둥오리는 해마다 수천 마리가 이 곳을 찾고 있습니다. 단일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죠. 앞으로 이곳에서 머물렀다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월동을 하고 가는 철새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실제로 경북대 박희천 교수 등 생태전문학자들은 앞으로 이곳 보호구역에서 두루미 등 철새들의 월동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미시청 산림과에서는 올해 안에 보호구역에 관망대를 설치해 이곳을 견학하는 사람들이 철새의 움직임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 이즈미섬의 경우만 봐도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지역을 흑두루미관광지로 지정해놓고 있을 정도다.
중간기착점 아닌 월동지역으로 유도 노력
경제와 환경의 논리는 언제나 대립할 수밖에 없는 법이라 했던가. 보호구역을 찾는 철새들이 모두에게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보호구역 인근의 비닐하우스를 보며 철새들의 먹이를 걱정하는 생태학자들과, 철새는 1년내 땀흘린 농사를 망치는 그저‘새’에 불과할 뿐인 지역농민들과의 시각 차는 영원한 숙제다.
“겨울에 날아온 철새들 중에는 먹이가 부족해 죽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한해 볍씨와 통밀 등 100가마에 달하는 물량의 먹이를 살포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1월까지만 볍씨 15가마의 먹이를 뿌렸죠.”
하루빨리 두루미와 고니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들의 자태를 겨우내 이곳 해평의 ‘낙동강 철새집단도래 보호구’에서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을 살리고 지키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과연 몇 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 싶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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