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사람들 12 강승구 감사실장

“감독 앞서 지원한다는 자세가 중요”

지역내일 2002-03-12
한국은행 감사실은 집행부서 업무를 감시감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역할로 보면 시중은행 감사실과 다를바 없지만 주주의 이해가 아닌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도록 해야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한은이 국민의 이해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이 부서의 실무책임자가 바로 강승구 감사실장이다. 타부서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주 임무이지만 그에게서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를 발견하기가 쉽지않다.

타부서와 마찰없는 원만한 운영
“감사실이 바쁘면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강 실장의 농담섞인 말과 달리 35명에 불과한 감사실 직원이 수행하는 업무량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1년에 한번씩 각 부서별로 실시되는 일반감사업무와 주요업무 및 정책결정에 대한 사전감사, 폐기화폐 소각 등에 참관해야하는 입회업무, 금고관리실태 파악과 미발행화폐 유가증권 등 현물에 대한 보안 점검 등도 감사실의 몫이다.
대부분 자칫 타부서와 부딪힐 수 있는 감사업무지만 강 실장은 큰 마찰없이 감사실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강 실장이 생각하는 감사업무란 “조직이 목적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강 실장이 감사업무에 임하는 원칙도 공정함과 함께 피감자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을 앞세워 모든 부서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각 부서의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게 강 실장의 생각이다.
올들어 본격적으로 도입할 체크리스트에 의한 업무감사제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감사할 때 평가할 항목을 미리 뽑아 이를 중심으로 감사를 시행하는 체크리스트감사제도는 한편으로는 감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주요 관리포인트를 고지함으로써 각 부서에서 미리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었다.
올해 감사실이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인 각 부서별 업무단위별 리스크 평가작업도 역시 불필요한 감사를 줄이고 꼭 필요한 감사만 실시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감사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화려했던 은감원 경력
감사실 업무는 강 실장의 이력과도 잘 어울린다. 입행 당시 강 실장이 원했던 부서는 발권국이었다. 뭐니뭐니해도 중앙은행의 업무의 뿌리는 ‘돈을 찍어낸다’는 사실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 실장은 30년이 넘는 한국은행 재직기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은행감독원과 국제금융분야에서 보냈다. 특히 은행감독원에서는 감독기획국과 여신관리국 등 요직만 거치며 핵심업무를 담당했다.
대표적인 게 85년 은행경영 합리화 10대 과제를 책정해 시행했던 일이다. 당시 경영관리과장이었던 강 실장은 적자점포 폐쇄, 해외부실 축소 등을 원활히 시행할 수 있도록 시중은행의 경영진단 업무의 실무책임을 맡았다. 당시만 해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10여년이 지나 외환위기를 맞고보니 아쉬움이 남는다는 게 당시 실무자로서 강 실장이 느끼는 안타까움이다.
이밖에 90년 5·8계열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조치에도 관여해 빈틈없는 업무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97년 은감원이 분리되면서 당시의 경험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업무를 맡지 못했다는 게 주위사람들이 전하는 아쉬움이다.
그도그럴 것이 은감원에서 금감원으로 옮겨간 입행동기들은 모두 임원 자리까지 올랐다. 금감원 정기홍 부원장, 강기원 감사, 강병호 전 부원장 등이 입행동기들이다.

온화한 성격의 ‘젠틀맨’
70년대 후반 국제금융부 시절에는 한은에서는 처음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강 실장은 워낙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신사로 통한다. 신중하고 말을 아끼는 타입. 질문에 대답할 때 꼭 한박자 쉬는 습관은 김우석 감사와도 닮았다.
한편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평도 있다. 부하직원을 이끌며 강하게 밀어부치는 모습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감사실은
독립적 위치에서 집행기관 감사
한국은행 조직도에서 보면 감사실은 총재 부총재 및 각 국실로 이어지는 집행기관과는 달리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감사의 지시를 받도록 돼 있다. 한은 내부에 있지만 독립적인 위치에서 타부서의 업무를 감시감독하는 곳이 바로 감사실이다.
감사실은 1950년 한은 창립때 설치돼 그동안 명칭이 한번도 바뀌지 않은 유일한 부서이기도 하다.
감사실 직원은 총 35명으로 본점 부서중에서는 인원이 가장 적다. 하지만 감사실 검사역 대부분은 선임 및 수석검사역으로 구성돼 타부서에 비해 상위직 비율이나 평균연령이 월등히 높은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감사업무는 각 부서 업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노련함이 요구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 감사실은 6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총괄기획을 담당하는 감사기획팀은 오왕근 수석검사역이, 통화신용정책부서 감사를 담당하는 감사 1팀은 박찬형 수석검사역이 팀장을 맡고 있다. 국제국 및 조사국 감사업무를 맡은 감사 2팀과 기획국을 담당하는 감사3팀은 각각 김판동 수석검사역과 김영길 수석검사역이 팀장으로 있다. 또 윤여직 수석검사역 팀장을 맡고 있는 감사 4팀은 총무국 감사를, 최기삼 수석검사역이 팀장으로 있는 감사5팀은 발권국과 금융결제국 감사를 맡고 있다. 이밖에 감사 6팀은 전산시스템 감사업무를 담당하며 김칠곤 검사역이 팀장을 맡고 있다.
감사실은 올해 체크리스트를 이용한 감사제도를 도입하고 부서별 업무단위별 리스크를 평가해 이에 근거한 효율적인 감사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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