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지역에서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를 앞선 것으로 조사된 최근의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는 정치권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영남권의 한나라당 정서, 이회창 지지가 흔들리고 있음이 드러난 것으로 이는 대선 구도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경남·울산 지역에 대한 긴급 민심 점검에 나섰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노무현 바람’에 대해 물어봤다. 편집자 주
“노무현이 (정권을) 잡으면 노무현 정권이지 호남 정권이 아니지 않느냐.” 부산에서 회사택시를 운전하며 그 동안 계속 한나라당을 찍었다는 경남 진주 출신 기사(52)의 말이다.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남 모(40대) 사장도 “다른 후보들은 훌륭해도 심리적 장벽이 있지만 노무현은 없다. 노무현이 후보가 되면 호남당이 아닌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노무현 고문에 대해 PK 지역의 반DJ 정서가 그대로 투영되지 않고 있었다.
◇대학생 강연회에 인파 몰려 = 부산 지역에서 노 고문에 대한 지지층은 젊은층, 서민층, 무당층 사이에 확대되고 있었다. 반면 여론주도층 사이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여전했다.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노사모’ 리더격인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초청강연에 4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주최측도 예상을 넘은 인원이 모인데 대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기권했다고 밝힌 부산은행의 한 사원(40)은 “내 나이 또래 주변에서는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젊은 사람이 당보고 투표하겠느냐, 인물보고 한다”며 노무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지지정당이 없다’며 투표에 기권해왔다는 한 여성(부산 전포동·38)은 “노무현이 후보가 된다면 투표하러 갈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 상공인 모임의 홍 모(40)씨는 “민주당에서 지 새끼 놔두고 남에게 주겠나”라며 “일시적 바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를 경영하는 조씨는 “파괴적 개혁노선인 노 후보는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에서 밀어줄 줄 몰랐다” = PK 지역의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고 있는데는 민주당 광주지역 경선에서 1위를 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
포항시 포스코 홍보팀에 근무하는 모 과장(40)은 “광주에서 1등 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영남과 호남을 통합할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법무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김 모(41)씨도 “노무현씨가 광주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졌다”고 말했다.
앞의 부산은행 사원도 “광주에서 그렇게 밀어줄 줄 몰랐다”며 “이는 지역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에서 영남 출신을 밀어서 대통령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 계기가 됐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지지도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 이회창과 비교되는 노무현 = 그동안 지역의 ‘대안’으로 고려되지 않다가 ‘가능성’이 보이자 이 총재와 비교해 노 고문의 장점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을 계속 지지해왔다는 부산진구의 한 주부(37)는 “눈치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모습이 좋다”며 “민주당이라 그렇긴 하지만 솔직히 이회창보다 노무현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 울산지역대책위 홍보팀의 모 과장(35)은 “주변에서 빌라 사건을 보면서 실망이 크더라. 그동안 이회창 지지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였다”며 “하지만 노무현은 다르다. 개혁적이고 서민적이다”라고 말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에 살며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투표했다는 부산은행의 한 간부(48)는 “노무현을 지지한다”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이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에 주재하는 동아일보의 정 모 기자는 “DJ하면 치를 떨던 노인네들도 이회창 빌라사건을 보며 실망을 금치 못하더라”며 “노무현에게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남은 민주당이 미운 것이 아니라 DJ에 대한 반감이 큰 것”이라며 “노무현 돌풍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고문이 이 총재와 비교되면서 PK 지역의 대안으로 회자되고 있는 점만은 분명했다.
/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부산 정연근 기자 울산·포항 정석용 기자 마산·창원 차염진 기자
이에 부산·경남·울산 지역에 대한 긴급 민심 점검에 나섰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노무현 바람’에 대해 물어봤다. 편집자 주
“노무현이 (정권을) 잡으면 노무현 정권이지 호남 정권이 아니지 않느냐.” 부산에서 회사택시를 운전하며 그 동안 계속 한나라당을 찍었다는 경남 진주 출신 기사(52)의 말이다.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남 모(40대) 사장도 “다른 후보들은 훌륭해도 심리적 장벽이 있지만 노무현은 없다. 노무현이 후보가 되면 호남당이 아닌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노무현 고문에 대해 PK 지역의 반DJ 정서가 그대로 투영되지 않고 있었다.
◇대학생 강연회에 인파 몰려 = 부산 지역에서 노 고문에 대한 지지층은 젊은층, 서민층, 무당층 사이에 확대되고 있었다. 반면 여론주도층 사이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여전했다.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노사모’ 리더격인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초청강연에 4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주최측도 예상을 넘은 인원이 모인데 대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기권했다고 밝힌 부산은행의 한 사원(40)은 “내 나이 또래 주변에서는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젊은 사람이 당보고 투표하겠느냐, 인물보고 한다”며 노무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지지정당이 없다’며 투표에 기권해왔다는 한 여성(부산 전포동·38)은 “노무현이 후보가 된다면 투표하러 갈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 상공인 모임의 홍 모(40)씨는 “민주당에서 지 새끼 놔두고 남에게 주겠나”라며 “일시적 바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를 경영하는 조씨는 “파괴적 개혁노선인 노 후보는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에서 밀어줄 줄 몰랐다” = PK 지역의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고 있는데는 민주당 광주지역 경선에서 1위를 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
포항시 포스코 홍보팀에 근무하는 모 과장(40)은 “광주에서 1등 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영남과 호남을 통합할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법무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김 모(41)씨도 “노무현씨가 광주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졌다”고 말했다.
앞의 부산은행 사원도 “광주에서 그렇게 밀어줄 줄 몰랐다”며 “이는 지역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에서 영남 출신을 밀어서 대통령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 계기가 됐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지지도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 이회창과 비교되는 노무현 = 그동안 지역의 ‘대안’으로 고려되지 않다가 ‘가능성’이 보이자 이 총재와 비교해 노 고문의 장점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을 계속 지지해왔다는 부산진구의 한 주부(37)는 “눈치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모습이 좋다”며 “민주당이라 그렇긴 하지만 솔직히 이회창보다 노무현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 울산지역대책위 홍보팀의 모 과장(35)은 “주변에서 빌라 사건을 보면서 실망이 크더라. 그동안 이회창 지지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였다”며 “하지만 노무현은 다르다. 개혁적이고 서민적이다”라고 말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에 살며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투표했다는 부산은행의 한 간부(48)는 “노무현을 지지한다”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이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에 주재하는 동아일보의 정 모 기자는 “DJ하면 치를 떨던 노인네들도 이회창 빌라사건을 보며 실망을 금치 못하더라”며 “노무현에게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남은 민주당이 미운 것이 아니라 DJ에 대한 반감이 큰 것”이라며 “노무현 돌풍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고문이 이 총재와 비교되면서 PK 지역의 대안으로 회자되고 있는 점만은 분명했다.
/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부산 정연근 기자 울산·포항 정석용 기자 마산·창원 차염진 기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