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T 민영화 마무리 2>

주인없는 통신공룡 만들기 진땀

지역내일 2002-05-01
당초 이번주에 마련될 예정이었던 KT 정부지분 28.37%의 매각방안은 24일 현재까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보통신부와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간 의견차이 때문이다.
이들 부처들은 동일인 지분한도 및 자사주 매입 규모를 두고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 쟁점은 결국 매각과정에서 대기업 대주주 등장 가능성과 직결된다.
정부나 KT 관계자들은 ‘특정 기업’에 대해 삼성을 지목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부정하는 이도 없다.
공기업 민영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동일인 지분을 15% 이내로 제한토록 하고 있다. 재벌에 KT 주인자리를 주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정통부는 이 기준보다 대폭 강화된 지분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문제도 마찬가지로 특정 대기업의 경영권 확보를 제한하는 방안의 하나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매각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일정은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민영화 일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에서 KT의 중요성에 대해 관련 부처들은 같은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리는 결론은 다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고도화되고 있는 통신산업에서 KT의 지배구조는 중요한 문제”라며 “KT 자사에 유리한 민영화 방안은 반대”고 지적했다. 양승택 정통부 장관은 최근 “KT의 기업 규모에 비춰 대주주를 허용할 경우 대기업이 인수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재벌특혜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 ‘교환사채에 관심 없다’=이 같은 정부 입장차이에 대해 삼성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에 경영권 확보지분을 허용하기는 어렵고, 결론이 어떻게 내려지든 당장 대기업이 KT의 주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간사와 KT가 마련한 매각 검토안(▶본지 4월23일자 참조), 즉 ‘전략적 투자자에 대해서도 신청 물량의 두배에 해당하는 주식연계채권을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삼성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검토안에 따라 특정기업이 최대 15.6%의 지분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이미 KT의 주식연계채권이 20% 이상 발행된 점 △교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 쉽지 않다는 점 △이사회 등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없다는 점 △현물 주식에 비해 가치가 낮다는 점 등으로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일 만한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결국 동일인 지분제한폭이 매각 조건의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KT+삼성’ 어떤 영향 미치나=통신업계는 민영화된 이후 KT에 언젠가는 대주주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에 대해 고민중이다.
삼성의 KT 경영권 확보를 우려하는 통신업계는 △삼성전자가 KT의 최대 장비납품업체라는 점 △삼성이 이미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삼성물산 등을 통해 통신사업을 영위해왔다는 점 △삼성이 대부분 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자산규모 100조원대의 거대 기업을 탄생시킬 KT와 삼성의 결합은 기업규모면에서 뿐만 아니라 시장지배력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KT는 이미 통신시장에서 연간 1만개 업체로부터 2조8000억원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고 있으며, 연간 3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전체 통신사업자 설비투자의 35%를 차지한다. 시내전화 가입자망과 광대역가입자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KT는 시장의 68%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계열사를 통해 무선통신 및 위성방송을 보유한 KT가 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와 만날 경우 수직적 계열통합을 이룬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KT 통신인프라를 확보할 경우 삼성의 전자 전기 중공업 물산 금융 유통 전 분야가 ‘삼성제국’의 기둥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통신사업자’=이와 관련 삼성은 이미 ‘통신사업자’로 불러도 손색없는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은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이외에 삼성네트웍스 삼성SDS 삼성물산 등을 통해 통신 및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유니텔 온라인부문을 분리해 설립된 삼성네트웍스(대표 박양규)는 첨단 비즈니스 인터넷 서비스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네트워크 솔루션·서비스(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 인터넷 가상사설망, 위성서비스) △텔레포니사업(기업용 구내전화, 국제전화, 인터넷 전화) △e비즈니스 솔루션·서비스(기업용 포털, 빌링 서비스, 디지털아카이브, 영상메세징, 호스팅, 웹에이전시)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정보시스템 통합(SI) 및 관리(SM), 컨설팅, 네트워크 서비스 등 종합 IT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 솔루션사업에서 ‘UNI시리즈’를 개발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로 키워가고 있으며, 인터넷, 사이버 쇼핑몰 사업 등 정보 유통 부문과 콘텐츠 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대표 현명관 회장)은 현재 상사 건설 주택 유통이 주력사업이나 B2B 전자장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인터넷 쇼핑몰 사업(www.samsungmall.co.kr)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사이버 아파트 사업인 CVnet도 추진했다.
◇민영화 이후 경영권 방어=이 같은 이유로 통신업계는 KT 민영화 이후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통부는 사외이사제도 강화 등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사장공모제와 사장의 상임이사 추천권, 주주초오히 특별결의에 의한 사장해임 등을 구상하고 있다. KT는 현재도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가 많다. 사장이 경영을 못하면 사외이사가 낙제시킬 수도 있다. 예산을 편성할 때도 사외이사가 개입토록 하고 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