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큰 녀석이 다니는 모 중학교 운영위원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다. 나름대로 소견발표도 3장이나 준비했다.
오후 2시경 드디어 선거가 시작되었는데 해당 학년 학부모의 인원이 입후보자 3명을 포함해서 12명이 채 안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소견발표는 일단 진행되었다. 그것도 오신 어머니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3분간만 시간을 준단다. 겨우 한장 발표하고 나니 마이크를 빼앗는 엄마 사회자. 끝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내려왔다.
그 다음 두 사람의 소견 발표. 현재의 운영위원장으로서 담장공사, 매점운영 등의 공치사만 늘어놓더니 꾸벅 내려가고, 또 한명은 그냥 무턱대고 열심히 잘해보겠다는 다짐만 하고 꾸벅 내려갔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생각났다. 결과는 47명이 투표에 참석해서 결정 났단다. 입후보자의 확인절차도 없이, 소견발표를 듣지도 못한 35명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후보자에게 표를 던졌을까? 궁금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고민도 했다. 92년부터 97년 구미고등학교까지 6년의 교편생활을 했기에 교사 학부모 학생에 대해 나름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95년 시작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가 초창기의 형식적 거수기 역할을 벗어나 제 역할을 함으로써 투명한 학교운영, 면학환경 조성, 교사-학부모간의 올바른 의사소통 등 풀뿌리 학교 자치화의 근간으로 어느 정도는 발전되었으리라 기대했다. 또 그러한 학운위 원래의 취지에 맞게 동반자로서 발전적으로 활동해 볼까 하는 생각이 출마의 이유였다.
혹자는 선거 떨어진 분풀이로 들릴지 모르지만 학운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어떻게 자문하고 심의한단 말인가? 길 가던 견공(犬公)도 웃을 일이다. 무슨 감투도 아닌데 선거 이틀 전에 만나자 해서 사퇴를 슬그머니 종용하고, 그것도 학교측의 뜻 운운하면서… 어찌 부모가 이리도 정신을 못 차리는 지, 아직도 자식 학교 보내는 것을 볼모로 생각하는 지, 부모의 사고가 바뀌어야 학교 교장선생님의 잘못된 사고도 바뀔텐데 말이다.
3분간의 다하지 못한 소견발표와 투표 전후 교장 선생님의 30분에 걸친 협조 및 당부말씀. 우리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학부모님들께서 고민해 달라는… 학교 교사는 거지가 아니다. 밥이나 사주고 촌지나 몇 푼 주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사기 진작책이 결코 아니며 그런 유도성 말에 우리 학부모가 더 이상 돛대 없는 배처럼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녀문제를 선생님과 진지하게 의논하고 집에서 해야할 부모의 역할이 학교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의 P.T.A.(Parents & Teachers Association: 학부모·교사회)처럼. 학교측과 학운위는 간섭과 견제의 대상이 아닌 서로를 진정 사랑하는 연인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연인사이는 숨기거나 속이거나 하지 않고 부족한 것을 서로 다독여 완전한 동반자로 발전해 가니까 말이다. 올해도 별 생각 없이 거수기 노릇에 만족하는 학부모와 그렇게 뽑힌 학교운영위원들이 얼마나 많을까 걱정된다. 내 아닌 다른 학부모님들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보다 나은 교육환경 속에서 즐겁게 학교 가는,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박대근(형곡동 학부모)
오후 2시경 드디어 선거가 시작되었는데 해당 학년 학부모의 인원이 입후보자 3명을 포함해서 12명이 채 안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소견발표는 일단 진행되었다. 그것도 오신 어머니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3분간만 시간을 준단다. 겨우 한장 발표하고 나니 마이크를 빼앗는 엄마 사회자. 끝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내려왔다.
그 다음 두 사람의 소견 발표. 현재의 운영위원장으로서 담장공사, 매점운영 등의 공치사만 늘어놓더니 꾸벅 내려가고, 또 한명은 그냥 무턱대고 열심히 잘해보겠다는 다짐만 하고 꾸벅 내려갔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생각났다. 결과는 47명이 투표에 참석해서 결정 났단다. 입후보자의 확인절차도 없이, 소견발표를 듣지도 못한 35명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후보자에게 표를 던졌을까? 궁금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고민도 했다. 92년부터 97년 구미고등학교까지 6년의 교편생활을 했기에 교사 학부모 학생에 대해 나름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95년 시작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가 초창기의 형식적 거수기 역할을 벗어나 제 역할을 함으로써 투명한 학교운영, 면학환경 조성, 교사-학부모간의 올바른 의사소통 등 풀뿌리 학교 자치화의 근간으로 어느 정도는 발전되었으리라 기대했다. 또 그러한 학운위 원래의 취지에 맞게 동반자로서 발전적으로 활동해 볼까 하는 생각이 출마의 이유였다.
혹자는 선거 떨어진 분풀이로 들릴지 모르지만 학운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어떻게 자문하고 심의한단 말인가? 길 가던 견공(犬公)도 웃을 일이다. 무슨 감투도 아닌데 선거 이틀 전에 만나자 해서 사퇴를 슬그머니 종용하고, 그것도 학교측의 뜻 운운하면서… 어찌 부모가 이리도 정신을 못 차리는 지, 아직도 자식 학교 보내는 것을 볼모로 생각하는 지, 부모의 사고가 바뀌어야 학교 교장선생님의 잘못된 사고도 바뀔텐데 말이다.
3분간의 다하지 못한 소견발표와 투표 전후 교장 선생님의 30분에 걸친 협조 및 당부말씀. 우리 선생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학부모님들께서 고민해 달라는… 학교 교사는 거지가 아니다. 밥이나 사주고 촌지나 몇 푼 주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사기 진작책이 결코 아니며 그런 유도성 말에 우리 학부모가 더 이상 돛대 없는 배처럼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녀문제를 선생님과 진지하게 의논하고 집에서 해야할 부모의 역할이 학교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의 P.T.A.(Parents & Teachers Association: 학부모·교사회)처럼. 학교측과 학운위는 간섭과 견제의 대상이 아닌 서로를 진정 사랑하는 연인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연인사이는 숨기거나 속이거나 하지 않고 부족한 것을 서로 다독여 완전한 동반자로 발전해 가니까 말이다. 올해도 별 생각 없이 거수기 노릇에 만족하는 학부모와 그렇게 뽑힌 학교운영위원들이 얼마나 많을까 걱정된다. 내 아닌 다른 학부모님들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보다 나은 교육환경 속에서 즐겁게 학교 가는,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박대근(형곡동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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