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아리 탐방_신서고등학교 고전번역반]

논어 원전 읽으며 옛 성현들의 지혜 배워요~

하산수 리포터 2016-11-17

하루에도 갖가지 정보를 담은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지만 세상을 관통하는 철학과 지혜는 고전(古典) 속에 녹아 있다. 어렵고 딱딱하지만 고전읽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신서고등학교(교장 모상기) 고전번역반 동아리는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동양 고전 원문을 읽고 번역하는 활동을 통해 진로탐색과 봉사활동을 겸하고 있어 찾아가 만났다.



고전 원문 통해 한문 실력과 번역 능력 키워
5호선 신정역에서 골목길로 들어서서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신서고등학교는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아늑한 교정을 자랑한다. 이 학교 3층 1학년 4반 교실에서는 언뜻 보기에도 어려워 보이는 한문들로 가득한 고전 원문을 한 구씩 해석하는 9명의 학생들이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동안 지도교사의 지도로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논어’ 원문을 읽고 번역하며 여러 가지 관련 활동들을 한다.
신서고 고전번역반 김효숙 교사는 이 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고전을 원문 그대로 다룸으로써 고서의 형식을 알게 하고 내용을 스스로 해석해 보면서 한문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쉽게 풀이해 놓은 해설서보다는 원문을 통해 옛 성인들의 지혜와 생활양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난이도가 있는 원문을 다루다 보니 동아리 회원들도 한자에 조예가 깊은 경우가 많다. 1학년 4명, 2학년 5명으로 구성된 동아리 회원들은 대부분이 남학생들이며 부회장인 한성주 학생은 유일한 홍일점이다. “고교시절엔 동아리 활동이 중요하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한자실력도 쌓을 겸 담임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고전번역반에 들어오게 됐어요. 학구적인 분위기에 딱딱한 고전 원문 번역이 쉽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관 탐방이나 교육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서예를 배우면서 고전번역의 재미를 알게 됐다는 김효숙 교사는 “학생들이 고전을 통해 관련 지식을 쌓을 뿐 아니라 역사학자, 고전번역가, 역사나 고전을 소재로 한 작가 등 관련 직업 세계를 탐색하도록 하는 것도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교육봉사와 관련 기관 탐방활동으로 진로 탐색
지난 10월 13일에는 동아리 회원들이 근방에 있는 초등학교를 찾아 2시간 동안 한자교실 교육봉사를 하기도 했다. 초등 5~6학년 학생 30명을 다섯 모둠으로 나눠 한자를 그림과 함께 이야기로 풀이하는 활동을 했다. 초등학생들이지만 한자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모여서 호응도 좋고 곧잘 따라했다고. 고전번역반 회장을 맡고 있는 김태홍 학생은 “학생들을 가르쳐 보니 따분하고 재미없게 느껴지던 한자가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동아리 활동에 활력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한다.
10월 15~23일 매주 토, 일요일 오후에는 강서도서관에서 ‘어린이 사자소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자를 배우고 싶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시각자료로 4회에 걸쳐 가르치는 교육봉사 활동이었다. 또한 지난주에는 동아리 전체가 담당교사와 함께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을 탐방했다. 규장각에 보관돼 있는 조선시대 의궤와 조선왕조실록, 대동여지도 등의 기록물들을 살펴보면서 그 시대 생활상과 역사적 사건들을 알 수 있었다.
김태홍 학생은 “조선시대 국가의 중요 의식이나 사업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담은 의궤를 통해 막연하게 상상했던 조선시대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돼 흥미로웠다”라며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의궤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미니 인터뷰>

김태홍 회장 (2학년)
“고전 배우니 국어실력은 자연히 향상되더라고요”

“한자를 익히면 어휘력이나 이해력이 높아질 것 같아 고전번역반에 지원했어요.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 1학년 담임 선생님이셔서 친숙하기도 했고요. 내용이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느꼈는데 초등학생 교육봉사를 통해 고전도 재밌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정욱 회원 (2학년)
“우연히 가입한 동아리, 의외로 재미 느껴”

“한자를 좋아하는 친구 따라 가입했어요. 처음엔 왜 들어왔나 싶었는데 고전 번역뿐 아니라 여러 가지 활동도 하니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 때우기식의 동아리 활동보다는 지식도 얻고 알지 못했던 관련 진로도 알게 돼 도움이 되네요.”

이은수· 최영은· 한성주 학생 (1학년)
“도서관 동아리 재능기부 봉사활동, 진로 탐색에 도움됐어요”

“고전번역반 회원은 아닌데 강서도서관 교육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담임선생님의 제의가 있어 응했어요. 평소 남을 가르칠 기회가 없었는데 아이들을 모아놓고 가르쳐보니 저희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이은수 학생)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사자소학’ 수업을 위해 한자를 시각자료로 한 PPT를 만들었어요. 원래 다른 이들을 가르치고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 교사가 장래희망이거든요. 고전번역반 회원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을 가르쳐 보니 제게 더 유익한 시간이었어요”(최영은 학생)

“1~3학년 아이들이라 수업이 될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줘 고마웠어요. 향후 진로를 교사로 정하고 있어 제 진로경험에도 도움이 됐죠.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는 기관에서 교육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한성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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