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입은 정시가 아닌 수시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78.4%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율이 7대 3으로 잡혀가고 있어 ‘수시’ 전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합격 Key, 면접관의 긍정적 반응
대일고등학교(교장 이자욱) 3학년 김중석 학생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올해 수능 만점자 중 2명이 경제학부를 지원할 만큼 인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학과인지라 사실 중석군은 합격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기대하면 실망이 더 클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려고 했어요. 예정보다 하루 일찍 서울대가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떨려서 홈페이지를 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합격 명단을 확인하고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확인을 했는지 몰라요.”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을 치르는 서울대 일반전형에서 중석군은 합격비결을 면접으로 꼽았다.
“2차 심층면접에서 수학 2문제와 사회과학 2문제가 출제됐어요. 15분의 면접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검토하고 있을 때 면접관이 ‘1번 수학문제를 마지막 줄만 읽고 다시 구해보라’는 추가질문에 검토해보니 반대로 풀었더라고요.”
마지막 1분의 추가질문과 풀이과정을 지켜본 면접관의 긍정적인 반응이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중석군과 이완선 담임선생님은 조심스레 짐작했다.
경제에 대한 관심, 동아리로 연결
중석군의 꿈은 경제학자다. 뉴스에서 환율, 부채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하나씩 공부하다보니 경제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한두 개씩 경제 지식이 쌓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이 보였고 경제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경제 성장률, 국가 간의 무역, 대외 관계 등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이것이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제학 책을 통해 알게 됐고 학문으로 경제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경제에 대한 관심은 경제동아리에서 드러난다. 1학년 때 참여한 정규동아리 ‘경제토론부’에서는 부장으로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 토론의 장을 펼쳤다. 하지만 1년 동안 토론을 한다는 것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져 2학년 때는 ‘I-CEO’로 동아리 명칭을 바꾸고 경제경영동아리로 모의투자게임, KRX(한국거래소, Korea exchange), 금융위기, 대공항, 베이징 중국 위기 등이 왜 일어났는지, 얼마나 손실이 됐는지 조별로 조사해서 발표하면서 경제 지식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경제관련 책은 자율동아리 ‘즐거운 책읽기 반’에 참여하면서 확장했다.
올림픽 관련 소논문, 전공적합성 강조
전공적합성은 경제를 좋아하는 친구 4명과 힘을 합쳐 작성한 소논문으로 어필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생각하는 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이에 대해 연구해 보기로 했다.
1년 동안 ‘국제 스포츠대회가 주는 경제성’이란 주제로 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설한 구장, 호텔 등이 국제대회를 치르고 난 다음 경제적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역대 올림픽 사례를 찾아 봤다. 실제 일본 나가노 올림픽 이후 경제 위기에 직면했던 사례, 그리스 올림픽 이후 그리스부도 사태 등을 사례로 올림픽 연도를 기준으로 GDP증가율을 비교하고 문헌조사를 했다.
“I.O.C가 평창올림픽을 일본과 나눠 면 어떻겠냐는 권고를 했을 때 국민정서 때문에 그 말이 쑥 들어가 버렸어요. 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평창올림픽은 선수들을 위한 콘도를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등 10~20년을 바라보고 준비해야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제신문이 후원하는 한국경제청소년체험대회도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발전을 주제’로 열린 이 대회에서 ODA(공적개발원조)를 연구해 보고서로 제출했다. 창업계획보고서도 제출했는데 인쿠르트를 방문해 인터뷰를 하던 중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노령인구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데 정해진 룰 없이 기업이 편한 대로 채용하는 것을 알아냈다. 함께 참여한 팀원들은 인쿠르트에서 힌트를 얻어 ‘실버산업 인쿠르트’를 개발해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창업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영어동화책 읽어주기 봉사, 인성과 실력 드러내
중석군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으로 자소서 3번에서 영어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한 달에 두 번 영어책을 읽어주다 보면 처음에 낯을 가리던 아이들도 친해져 책 읽기보다 놀아달라고 한다. 책을 읽어주러 왔는데 놀아달라고 하니 갈등이 생긴 중석군은 놀이와 책읽기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고 이런 활동은 자소서 3번 갈등극복사례로 작성할 수 있었다.
“오직 입시를 위해 교내 대회에 참여하고 상을 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원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입니다. 학생부 한 줄 기록하려고 대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보면 길이 생깁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다 전략이 틀리면 혼돈하게 됩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다보면 기다리던 결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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