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입은 정시보다 수시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78.4%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율이 7대 3으로 잡혀가고 있어 ‘수시’ 전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지역 고등학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중3 기말 이후 시작한 공부, 전교1등이 되기까지
신목고등학교(교장 정상윤) 3학년 윤의정 학생은 서울대 의예과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의정양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전교 1등으로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지만 과감하게 양보하고 일반전형으로 응시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낮긴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일반전형보다 모집 인원도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능 최저도 없고 모집 정원도 많은 일반전형이 승산이 있을 것 같아 지균이 아닌 일반전형을 선택했습니다.”
의정양은 고등학교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하지만 중학교 때는 그리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중3 기말고사를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까지 남은 넉 달을 기회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역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실에서 학원가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꼼짝도 하지 않고 공부만 했습니다. 단원을 시작할 때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기본부터 심화까지 제대로 했던 것이 성적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심리학 관심 생물로 연결, 정신과의사 목표
의정양이 서울대 의예과에 지원하게 된 건 심리학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과 공부를 하면서 생물학적 지식이 더해지자 심리학에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심리학과 생물학적 관심을 연결할 수 있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학업역량에 대한 부분은 동아리에서 어필했다. 1~2학년 때 정규동아리로 수학연구동아리 활동을 했고 2학년 때는 부장도 맡았다. 자율동아리로 2학년 때 과학토론동아리를 개설했다.
“수업 시간에 하버라는 과학자가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해 비료의 발전을 가져옴으로써 식량생산량을 증대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구 성과가 1차 대전 때 독일군의 화학무기 제조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책임이 과학자에게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쟁쟁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토론 과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의정양은 다른 주제로도 토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을 모아 과학토론동아리를 개설했다. 이 동아리에서 낙태, 과학자의 책임, GMO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생물학 관련 보고서도 한편 작성했다.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학교 실험실을 빌려 현미경 관찰을 시작했다. 식물의 잎 안에는 엽록체와 잡색체라 부르는 여러 세포 소기관이 있다는데 책으로만 봤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어서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어 이파리를 뜯어와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엽록소 크기가 작아 현미경으로 관찰이 안 됐습니다. 비록 연구는 실패했지만 실험실에 있는 동안 주제를 바꿔 ‘꽃잎의 색깔이 발현되는 기관 연구’로 보고서를 완성했고 생기부의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됐습니다. 보고서 수준으로 특별한 내용을 담은 건 아니었지만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고3, 설문조사에 이은 소논문 완성까지
고2 때까지 공부하느라 조금 소홀해진 교내활동은 수시 원서를 넣기 전까지 그 전보다 더 열심히 만들어냈다. 고3 1학기에는 자율동아리 2개를 개설하고 거기서 소논문도 완성했다. 자율동아리는 심리과학동아리 ‘융털’과 수학문제를 풀고 토론하는 수학연구동아리였다. 심리과학동아리 ‘융털’은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 4명이 힘을 합쳐 설문조사에 이은 소논문까지 작성했다.
“프로이드, 융 등 심리학자가 추구하던 가설을 실생활에 적용해보면 궁금증이 생기잖아요. 특히 꿈에 대해 분석하다 어릴 적부터 반복되는 꿈을 꾸는 경우를 발견했고 그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의정양은 과학 서적에서 인류가 초원이나 숲에서 생활할 때 가장 큰 천적이었던 뱀을 두려워하는 본능이 진화과정에서 뇌에 입력되었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하고 반복되는 꿈의 원인 또한 본능적인 공포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팀원들과 일부 설문조사 항목이 특정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된 질문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게다가 꿈이라는 개인적인 기억에 의존해 답변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다.
“반복적으로 꿈을 꾸는 표본이 적었고 결론을 확정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고3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자율동아리를 만들고 가설을 세우고 설문조사를 하고 결과를 분석한 후 소논문까지 완성했습니다. 비록 부족한 점은 많았지만 소논문을 완성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봉사와 진로체험, 인성과 실력 어필
의정양은 장애인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신경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로체험을 하면서 “왜 의사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고 “의대는 신념이 있는 사람만 가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의료인의 소양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생기부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자신의 진로에 맞는 활동에 일관성을 갖추되 수능 최저가 밑바탕이 돼야 수시 원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내신과 수능 모두 챙기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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