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이 있는 공간, 푸짐하고 색다른 맛


오현희 리포터 2017-03-09

‘평가옥’은 3대째 내려오는 일품요리점이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오고 있는 평양음식 전문점으로 평양냉면, 어복쟁반, 녹두지짐이 이곳의 대표메뉴이다. 돼지고기가 큼직큼직하게 들어간 고소한 빈대떡도 별미이고 만두전골은 평양음식이 싱겁다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칼칼한 맛을 냈다.


평양냉면 평가옥은 본점인 분당점을 시작으로 가맹은 하지 않고 100%직영점 운영을 한다.

잠실 신천점은 그중의 하나로 트리지움 아파트 3단지 앞 쪽에 위치한다.

가게는 아담하지만 방과 홀로 나눠져 짜임새가 있다. 홀은 벽면이 푹신한 좌석과 일반 의자 좌석으로 나눠진다. 주말을 맞아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찾은 평가옥에는 어르신을 모시고 온 가족들과 다른 가족들로 금세 빈자리가 가득 찼다.        

메뉴로 선택한 어복쟁반은 놋쟁반에 갖가지 소고기 편육과 채소를 푸짐하게 담아 육수를 부어가며 먹는 전골 요리의 하나이다.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와 이북식 만두, 푸짐한 채소에 담백한 육수까지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일품요리로 손꼽힌다.



‘어복쟁반’이 소고기 음식이면서 어복이라고 불리게 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우복(牛腹)을 잘못 발음하게 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평양의 상가에서 생겨나고 발달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로 흥정을 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로 안 좋은 감정이 생기게 될 때, 한 그릇의 어복쟁반을 같이 나누면서 잠깐 동안의 오해나 긴장이 풀리고 까다로운 흥정도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상가에서 발달하였다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만드는 법은 소의 머리고기, 양지머리, 가슴살을 삶아서 얇게 편육으로 썰어 양념을 하여 지름 50㎝ 정도의 굽이 달린 놋쟁반에 늘어놓고 계란지단, 파, 배,잣을 고명으로 얹고 한가운데 초간장을 놓고 뜨거운 육수를 붓는다. 3, 4명이 둘러앉아 편육을 초장에 찍어 먹으며 때때로 육수를 기울여 마시고 거의 먹었을 때 메밀국수의 사리를 비벼서 먹는다. 소의 가슴살 이외에 닭고기를 섞는 수도 있다. 각자의 그릇에 담아 먹지 않고 공동의 큰 그릇에 담아 여럿이 먹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주를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는 데에 그 묘미가 있다고.



평가옥의 어복쟁반도 이와 다르지 않게 나왔다. 커다란 놋그릇에 편육과 육전, 이북식 만두와 쑥갓, 대추, 죽순, 떡, 파, 버섯 등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와 끓여 먹는다. 국물이 끓을수록 고기의 깊은 맛이 배어 나와 더 맛이 난다. 남은 육수에 냉면사리를 넣거나 기호에 따라 칼국수사리,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 평가옥의 한 가지 특징이라면 칼국수 사리가 익혀져 나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잠깐 끓여서 맛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와 오이김치, 무 짠지 등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도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녹두지짐은 김치와 편육을 함께 싸서 삼합으로 먹으면 맛있다. 평가옥의 평양냉면은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소고기와 토종닭이 들어간 것으로 나뉘어 있는 온반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이다.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먹던 장국밥으로 소고기, 버섯, 육전, 만두, 당면사리와 각종 꾸미를 얹어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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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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