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하면 벌써 복잡하고 골치 아프다는 생각부터 드는 것은 어른 아이가 따로 없다. 199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 제7차 교육 과정이 올해 초등학교 전학년에 걸쳐 시행된 후, 초등학교 수학도 어려워서 못 가르치겠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사실 7차 교육과정은 예전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수준을 더 낮췄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종전보다 줄어 6학년 학습 내용의 상당 부분이 중학교로 옮겨갔다. 가령 전에 4학년 교과서에서 억·조 단위의 큰 수들을 더하고 빼는 것을 배웠으나 지금은 3학년에서 네 자릿수 범위의 덧셈과 뺄셈까지만 다룬다.
그렇다면 왜 학부모들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수학을 가르치는 체계가 달라서 나오는 말이다. 예전에 학부모들이 수학을 배울 때에는 문제의 답을 빨리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시되는 풍토였는데 반해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는 왜 그런 답이 나오게 됐는가하는 과정과 이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이런 교육 방법의 전환에서 초등학교 수학 과정을 종전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가르치는 수학교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삐에로 수학교실’이 그곳이다. 이 곳은 7차 교육과정 편찬위원장이며 《생명을 살리는 수학》의 저자인 배종수 교수(서울교육대학)가 개발한 교재로 수학을 지도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수학을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그대로 가르친다.
“수학은 숫자의 학문이 아니라 경험과 사고의 학문이어야 합니다. 그 원칙이 제대로 적용된 것이 7차 교육과정이고 점차 예전의 추상수학이 경험 수학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삐에로 수학교실의 연구원 손권일씨는 이야기한다.
이 수학교실에서는 모든 수학적 원리를 가능한 한 경험해 보게 하고 조작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쉽게 씌어진 수학의 원리에 대한 책이나 수학 동화책을 많이 읽는 것도 수학과 친해지는 한 방법임을 이 학원에선 강조한다. 이런 학습이 교실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 교육 여건상 많은 부분이 교과서 따로 수업 따로 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과서는 학급 정원 35명이 모든 기자재가 갖추어진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집필 된 것이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교과서를 더 잘 배우기 위한 이런 사설학원이 생기고 또 그 곳에서 수학을 배우는 아이가 생기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그러나 아이들 수준에 맞추는 수준별 수학 학습의 출발선은 무엇보다 가정이어야 한다. 우리 아이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효과적으로 보충해 주고 다양한 발상과 실패를 허용하여 창의성을 키워주려고 노력하는 가정학습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수학에 자신 있는 아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수학은 결코 문제집만 많이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아이들 스스로의 활동을 중시하고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수학적인 힘을 길러주는‘과정’의 과목이다. 수학은 한 단계 한 단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지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계통성 강한 학문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학을 포기해선 안 된다. 수학의 즐거움과 생각하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삐에로 수학 교실의 철학이 바로 우리 교실에서도 가능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921-0480)
조수진 리포터 jinjean@orgio.net
사실 7차 교육과정은 예전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수준을 더 낮췄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종전보다 줄어 6학년 학습 내용의 상당 부분이 중학교로 옮겨갔다. 가령 전에 4학년 교과서에서 억·조 단위의 큰 수들을 더하고 빼는 것을 배웠으나 지금은 3학년에서 네 자릿수 범위의 덧셈과 뺄셈까지만 다룬다.
그렇다면 왜 학부모들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수학을 가르치는 체계가 달라서 나오는 말이다. 예전에 학부모들이 수학을 배울 때에는 문제의 답을 빨리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시되는 풍토였는데 반해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는 왜 그런 답이 나오게 됐는가하는 과정과 이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이런 교육 방법의 전환에서 초등학교 수학 과정을 종전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가르치는 수학교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삐에로 수학교실’이 그곳이다. 이 곳은 7차 교육과정 편찬위원장이며 《생명을 살리는 수학》의 저자인 배종수 교수(서울교육대학)가 개발한 교재로 수학을 지도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수학을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그대로 가르친다.
“수학은 숫자의 학문이 아니라 경험과 사고의 학문이어야 합니다. 그 원칙이 제대로 적용된 것이 7차 교육과정이고 점차 예전의 추상수학이 경험 수학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삐에로 수학교실의 연구원 손권일씨는 이야기한다.
이 수학교실에서는 모든 수학적 원리를 가능한 한 경험해 보게 하고 조작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쉽게 씌어진 수학의 원리에 대한 책이나 수학 동화책을 많이 읽는 것도 수학과 친해지는 한 방법임을 이 학원에선 강조한다. 이런 학습이 교실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 교육 여건상 많은 부분이 교과서 따로 수업 따로 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과서는 학급 정원 35명이 모든 기자재가 갖추어진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집필 된 것이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교과서를 더 잘 배우기 위한 이런 사설학원이 생기고 또 그 곳에서 수학을 배우는 아이가 생기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그러나 아이들 수준에 맞추는 수준별 수학 학습의 출발선은 무엇보다 가정이어야 한다. 우리 아이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효과적으로 보충해 주고 다양한 발상과 실패를 허용하여 창의성을 키워주려고 노력하는 가정학습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수학에 자신 있는 아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수학은 결코 문제집만 많이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아이들 스스로의 활동을 중시하고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수학적인 힘을 길러주는‘과정’의 과목이다. 수학은 한 단계 한 단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지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계통성 강한 학문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학을 포기해선 안 된다. 수학의 즐거움과 생각하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삐에로 수학 교실의 철학이 바로 우리 교실에서도 가능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921-0480)
조수진 리포터 jinjean@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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