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를 움직이는 사람들(3) - 조상훈 기획관리실장

일반 행정가보다 전문가 절실

지역내일 2002-06-05 (수정 2002-06-05 오후 4:07:44)
명함 한장으로 사람의 향기를 기억하는 사람.
조싱훈기획관리실장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인터뷰 내내 장 실장은 그만의 꼼꼼함과 예리함으로 한마디 한마디에 상당히 조심스럽고 신중한 모습이었다.
기획관리실이 담당하는 일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별 사안보다는 전반적인 조직운영에 관련된 일이 많다. 외교부의 주요 업무계획 수립 및 종합, 예산편성, 소속공무원의 인사, 재외공관 운영 등이 그것이다.
특히 요즘은 재외국민보호와 관련 국민들의 수요가 늘고 이에 따른 문제제기와 불만이 많은 만큼 첫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직원들이 민원업무에 친절히 임하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조 실장은 재외공관 민원업무 처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듯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사실상 일반 국민들이 외교부라는 곳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낄 때는 영사 업무와 관련한 일을 빼고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재외공관에 관련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사실.
그는 그러나 국제화 추세와 맞물려 우리 국민들의 해외진출이 높아짐에 따라 영사업무가 양적-질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인력과 예산이 받쳐주지 않는다며 일각의 비난에 섭섭함을 감추지 않는다.
조 실장은 2000년도 여권발급 건수(약 220만)와 출입국자수(약 1000만)가 91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수치를 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따라서 가급적 비효율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에서 인원을 합리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임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러나 영사업무의 독립기관화 혹은 영사 전문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서는 외교부 일과 직접 연관된 점, 영사업무만을 전담한다고 해서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무직원들에 대해서는 선-후진국 순환근무 원칙을 적용해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고 폭넓은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상위직위로 올라갈수록 전문성을 중시하는 보직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조 실장은 순환근무상 난점과 전문성 제고간 딜레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경우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 정치에 대한 지식은 물론 한국어 구사도 능숙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점은 직접적으로 당사국간 외교적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측 외교관들의 능력과 전문성은 국익과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조 실장은 그동안 일반 행정가가 전문가보다 많이 양성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시대조류에 맞춰 국제기구, 경제문제 등 전문성이 강조되는 추세에 맞게 전문가 양성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혹은 일본 등 소위 ‘노른자위’만 바라보는 일반적인 외교부 분위기를 인정하며 다방면에 걸쳐 전문가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상당수 외교관들이 재외공관에 나가 자신의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거나 그 나라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 현지 직원을 쓰는 사례가 빈번, 전문성 결여와 비효율성 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기획관리실장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산이다.
“외교통상업무의 영역확대와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의 예산비중이 저하되고 있는 점에 대해 외교부 자체의 예산 개발과 확보노력이 미흡했다는 반성을 우선 하고 있습니다”
조 실장은 외환위기 이래 정부재정의 초점이 경제와 사회복지분야에 집중돼 왔다는 점, 외교부 예산확대 필요성에 대한 예산당국과 국회, 국민 일반의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외교부 예산확보를 더디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외교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사회과학 공부와 함께 제반 이슈에 관해 탐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지금 입부하는 후배들에게도 이를 강조한다.
“외교관은 지적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연구를 게을리하면 먼저 일이 재미없어지고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는 걸 조금만 경험해보면 금방 깨달을겁니다”

<프로필>
●중국공사
●조약국장
●터키대사
●외교안보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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