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 치열한 내신경쟁 예상

2021 수능 절대평가 갑론을박
내신 절대평가 선행돼야, 수능 절대평가만으로 입시 부담과 사교육 줄지 않는다

지역내일 2017-08-28

지난 8월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지난 21일까지 전국 4개 권역에서 진행했다. 시안 발표 다음날인 11일, 가장 먼저 공청회가 있었던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1, 2안에 대한 입장과 절대평가 찬성·반대의 입장이 엇갈리며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절대평가 1안은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과 제2외국어/한문 과목까지 4개 과목을 절대평가 하는 방안이며, 2안은 7개 과목 모두를 절대평가 하는 방안이다. 수능 절대평가 확대 시행에 대해 강남서초 지역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은 8월 11일부터 8월 2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권역별 공청회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8월 31일에 확정 발표한다.

강남 교사들이 바라본 ‘수능 절대평가’

김종우 교사
양재고등학교 진학상담부장
- 수능 절대평가 5등급제, 9등급제 안에 대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90점과 99점을 받은 학생이 모두 1등급이라면 99점을 받은 학생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며, 89점이나 79점을 받아 1점 차이로 2등급, 3등급이 된 학생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결국 절대평가가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들진 않을 것입니다.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는 정당한 대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개선안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교육과정의 목적과 내용이 반영되었는가의 문제입니다.
1안으로 간다면 국어, 수학에 몰릴 것이고 특히 수학 쏠림이 더 극심해질 것입니다. 적어도 안을 낼 때에는 고등학교에서 내신을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중 어떻게 갈 것인지, 대학에서는 그것을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안을 내놓을 때는 고교 현장의 내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와 대학에서 입시의 방향을 정할 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8월 31일 확정안이 발표될 때 고교 내신 방향과 대학의 반영 방안, 그것을 수능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의 내용이 담겨있기를 바랍니다.
- 수능 개편 방향에서 학습부담 경감을 유도하기 위해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추가되었지만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줄어들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50~60%는 중학교 때 배운 과목이므로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때 부담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과목이 늘어난 만큼 학생들의 학습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탐구 1과목만 선택했을 때 고교 교육과정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과는 4과목 중 1과목만 선택한다면 다른 과목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기고, 무엇보다 지구과학처럼 특정 과목 쏠림 현상이 생길 것입니다.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과목에 몰리기 때문에 의대, 공대를 가려는 학생도 지구과학을 선택하겠지요. 그렇게 되면 고교 교육을 내실화하고 대학에서 필요한 기초교육을 고등학교에서 연마한다는 의미는 무색해질 수 있습니다.

신동원 교사
휘문고등학교 교장
- 1안(부분 절대평가)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시 변수가 많아지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절대평가라고 해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거나 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소한 점수 차로 등급이 갈리면 입시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1학년 때 배운 것을 3학년 때 다시 공부해야 하는데 8단위 과목이라 학습 분량이 많아 부담이 커집니다. 또한 대학들의 반영비율과 등급 간 점수 차를 부여하는 방식 등에 따라 입시 영향력이 달라지므로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시행되는 영어 절대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 반영이 적은 대학들만 고려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입시는 절대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영어 반영이 높은 대학에서 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면 입시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학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철저히 공부해야 합니다. 특히 인문계열 중·하위권 학생들 중에는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 2안(전 과목 절대평가)으로 채택될 경우 수시와 정시로 나눠지는 현재 입시는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2안이 되면 내신도 절대평가가 되어야 하며 정시는 무력화됩니다.
수시와 정시를 합해서 학생부종합전형 형식으로 가게 되고 결국 수능으로는 대략적인 학생의 학력수준만 파악하고 학생부가 주요 전형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 재수생에게 패자부활의 기회가 사라져 재수 비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생부는 더욱 중요해져 고교 3년간 한 학기도 빠짐없이 철저히 관리해야 하므로 학교생활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들 중에는 학생들이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청소년들 입장에서 한눈 한 번 팔지 말고 3년간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면밀히 지켜본 교사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상당히 부담이 되는 전형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안광복 교사
중동고등학교 입학홍보부장
- 세상의 편견과 달리, 강남 학생들로서는 모든 과목이 절대평가로 실시되는 수능 2안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현행 절대평가 영어에서 보듯, 8개에 이르는 모든 과목을 1등급을 받는 학생은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 과목 수능 2등급 기준을 충족 못해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에서 탈락하는 학생들이 기 백 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볼 때, 전 과목 절대평가는 강남에, 특히 지역 자사고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1안대로 개편이 진행되더라도, 강남에서는 크게 불이익이 없을 것입니다.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지금의 한국사처럼 ‘PASS & Failure’ 정도의 형식적인 평가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능 교육과정 변화는 혼란스러워보여도, 큰 틀에서는 김영삼 정부 시절 수립된 5·31 교육개혁의 방향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교과 간 통합, 줄 세우기보다는 학생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절대평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입니다.
단,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무려 5단위에 이르는 큰 과목입니다.(국, 수, 영 5단위) 향후 비중이 점차 높아진 내신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텐데, 문제는 교육현장에서는 이 두 과목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는 교사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통합사회, 통합과학은 수능 과목이기도 합니다. 이는 ‘주요 교과’라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가르칠 교사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앞으로 많은 혼란이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수학이 가/나 형으로 나누어진다면, 현행 문·이과 구분은 그대로 존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문계는 생활윤리로, 자연계는 지구과학Ⅰ로 극 쏠림 현상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습니다.
물론, 대학별 수능 반응 방법이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대학들이 지원 전공별로 탐구 선택과목 폭의 제한을 두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교육적인 취지에서도 꼭 필요합니다.  

오장원 교사
단국사대부고 진학부장
-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합니다. 절대평가는 수능이 아닌 내신 평가에 유용합니다. 절대평가 방법 1, 2안 중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부분적으로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1안입니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은 ‘2015 개정교육과정’의 적용을 위한 것입니다. 그동안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량을 요구하고 문제풀이와 지식 위주의 교육 중심이었다면, ‘2015 개정교육과정’은 이러한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융·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능 절대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선 수능 평가 문제가 창의융합 인재를 판별하는 쪽으로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과목을 절대평가 하면 수학과 국어의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 영어 절대평가로 수학과 국어의 사교육비가 늘어났다는 통계가 나와야 그 주장이 합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영어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느낌은 있지만 국어와 수학의 사교비가 늘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 2안인 전면적인 절대평가는 결국 정시가 무력화되거나 유지된다고 해도 학교 내신 성적이 결정적인 평가 요소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학입시에서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이라는 본래 대입 전형의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정시도 대입의 안정적인 한 가지 방법이 되길 바랍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능의 문제 형식을 바꾸는 것인데 EBS-수능 연계로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수능 절대평가가 아니라 내신 절대평가가 먼저입니다.

강남 학부모들이 바라본 ‘수능 절대평가’

# 서초구 B중 3학년 학부모
절대평가가 되면 수능 변별력은 없어지고 내신 경쟁만 더욱 치열해집니다. 특목고를 없애지 못하니까 이런 방식으로 특목고에 갈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요? 특목고 준비했던 학생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1안의 경우 국어와 수학의 공부량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위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경우 절대평가 과목은 모두 1등급이 나올 것이므로 결국 국어와 수학이 결정적일 텐데, 특히 수학은 KMO 수준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신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통합사회·통합과학도 수능 과목이 돼 이과 지망 학생으로서 공부 부담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 강남구 D중 3학년 학부모
1안도, 2안도 모두 불만족스럽습니다. 주위 누구에게서도 이번 교육부 개편 시안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편인 건가요? 1안으로 정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나요? 2안으로 정하면 보다 많은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게 될까요? 다 부질없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어떤 안으로 정해지든 아이들은 또다시 새로운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겁니다. 과도한 내신경쟁이나 비교과 전쟁을 치를 수도 있겠죠. 고교 성취 평가제, 특목고 존폐,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보안 등이 함께 고민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만족스러운 대안이 될 수 없을 겁니다.
에효~ 고교 선택이 코앞입니다. 어서 확정안이나 발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초구 S중 3학년 학부모
딸아이가 외국어에 재능과 소질을 보여서 오래 전부터 외고 진학을 준비했는데, 폐지가 유예되기는 했지만 외고에 진학할지 말지도 종잡을 수가 없어요. 거기다 이번에 발표된 수능 절대평가 1안과 2안까지, 정말 더 이상 아이의 진학을 어떻게 설계해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개편안 1안, 2안 모두 “이제 국내에서 대학가는 것은 지옥만큼 힘들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높은 분들 자녀들은 이미 특목고에, 명문대까지 갔으니 남의 문제인거죠. 1안, 2안 모두 고등학교 3년 동안 치열한 내신 경쟁이 불 보듯 뻔합니다.
거기다 통합과학, 통합사회까지 숨 막힐 것 같아요. 만약 현역으로 대학입시에 낙방하면 재수는 꿈도 못 꾸겠죠. 차라리 국제학교로의 편입이나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편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 강남구 Y중 3학년 학부모
수능 절대평가는 당연히 반대합니다.
지금도 학생들은 수능, 내신, 비교과까지 챙기느라 혼이 나가있는데, 수능까지 절대평가로 간다면 어떻게든 우수한 학 생을 뽑으려는 대학이 추가로 뭔가를 더 요구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1안이든 2안이든 학생들의 부담이 몇 배로 늘면 늘었지 결코 줄지는 않겠죠. 당장 고교 선택도 막막합니다.
입시제도와 상관없이 그래도 특목고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고, 과학중점학교를 생각했던 학부모는 탐구 1과목만 선택하게 되면 굳이 지원할 필요 없는 것 아니냐며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내신경쟁이 더 치열해질 테니 차라리 속편하게 탈 강남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쩌다 중3이 ‘동네북’이 된 건지 그저 속만 타들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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