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방학의 공부를 위해서는 ‘주간 시간표 작성’이 가장 우선시 된다. 방학은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의 시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 정도였다면, 방학에는 10시간이 훌쩍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학생이든 겨울방학을 보내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시간표’를 먼저 짜게 된다. 일주일동안 다닐 학원들을 배치하고 공부시간 등을 배분하여 넣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이 중요한 방학에, 어떤 과목을 얼마큼씩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학원 말만 듣다보면 모든 과목 수강해야
과목별 학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학학원에서는 모든 과목들 중 수학이 가장 중요하며, 이번 방학에 올릴 것은 ‘수학 성적’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당연히 수학 수업의 시간도 학기 중에 비해 2~3배는 늘려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영어학원에서는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해졌으며 방학동안 영어학습량을 폭발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역시나 영어 수업의 시간도 늘릴 것을 함께 주장한다. 국어학원에서는 요즘 수능에서의 국어과목이 고난이도로 출제됨을 이유로 하여 지금부터 국어과목을 확실히 잡지 않으면 추후에 학습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역설한다. 물론 방학동안 그 학습시간까지 잔뜩 늘려야한다는 설득도 이어진다. 과학과 사회학원에서는 탐구과목을 놓치면 수학을 놓치는 것보다 더욱 위험한 것이라고 말하며, 방학 때만큼은 과학과목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한다. 결국 정리해보면, 수학학원에서는 수학 시간을 가장 많이, 영어학원에서는 영어 시간을 무조건 많이, 국어학원에서는 국어 시간을 최대로, 탐구학원에서는 탐구과목에 집중투자 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맞는 말인 것일까?
과목별 중요도 학생들마다 다를 수 있어
학부모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각각의 학원에서 자신들이 담당하는 과목의 비중을 무조건 늘려야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과목의 학습시간을 평소보다 늘려야하는 것은 맞다. 방학에는 평소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목별 비중만큼은 절대로 모두에게 일괄적이면 안 된다. 학생들 각자의 현재 상태가 다르고, 각자 지금 집중해야 할 과목과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의 현 상태를 덮어놓고, 학원의 주장대로만 학습계획을 짠다면 에러가 발생한다.
국어의 어휘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영어단어만 잔뜩 암기하게 하거나, 중학교 수학에서의 ‘경우의 수’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에게 고등학교 ‘확률과 통계’를 공부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독직해의 습관이 들여져 있지 않은 학생에게 영어 모의고사 문제만 지속적으로 풀리는 경우, 학생의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채로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의 진도를 한꺼번에 나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현상들은 학생들의 개인적인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이다. 하지만 단순한 오류라고 하기에는 ‘치명타’이다.
학원 선택 이전에 자녀의 상태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답은 하나이다. 지금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생의 ‘현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히 과목별 능력치를 측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과목들을 각각의 세부적인 영역으로 잘게 쪼개야 한다. 예를 들어, 국어를 잘 한다 못 한다가 아니라, 비문학의 어떤 영역이 강한지, 문법에서 어떤 파트가 취약한지, 문학 장르 중 보충학습이 필요한 장르가 무엇인지, 어휘력은 괜찮은지 등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과목에서는 스스로 직독직해가 가능한지, 알고 있는 어법 지식을 지문해석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영어 어휘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듣기에서 등장하는 중요 표현을 숙지하고 있는지, 해석을 할 때 단어 몇 개의 의미만을 조합해서 대충하지는 않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은 단연 ‘부족한 단원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더불어 반복적으로 연산에서 실수를 하지는 않는지, 문제를 읽고 요구하는 조건을 잘 찾는지, 앞 단원을 학습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개념과 공식들은 잘 숙지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객관적인 사실들을 기준으로, 과목별 학습시간의 분배를 하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수학, 영어를 주요과목으로 설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같은 패턴으로 수학을 5시간씩 늘리고, 영어를 4시간씩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각자가 ‘지금’ 집중할 과목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전체적인 과목의 학습 분배를 하는 것이 힘들거나, 효율적인 조절이 불가능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관리’에는 학습관리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각종 입시설명회에 참석할 시간에 자녀 먼저 객관적으로 파악하자. 겨울방학이 2018년을 좌우한다.
목동 에듀플렉스
서보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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