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입 수시합격자 인터뷰 _ 임지우 학생(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18학번/영신여고 졸)

대학진학의 학생부는 따로 없다, 좋아하는 것을 최대한 즐겨라.

최순양 리포터 2018-04-05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되도록이면 진로를 일찍 결정하고 그에 맞게 학교생활기록부를 채워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고1까지 막연히 변호사를 꿈꾸며 문과를 생각했다가 고2 때 컴퓨터공학 쪽으로 진로를 변경, 지역균형으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합격한 임지우 학생(영신여고 졸)은 확실하게 하고 싶은 게 정해져 있지 않다면 2학년 때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한다.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 진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임지우 학생의 입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치어리딩으로 집중력, 체력, 대범함을 얻다

임지우 학생은 학교스포츠클럽 치어리딩 ‘영신퀸즈’에서 고2 때까지 활동했다. 매주 일요일 오전에 3시간씩 정기연습을 하고, 시합 전에는 방과 후 10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12시부터 밤 10시까지 했다. 시합이 거제도에서 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2학년이 되니까 선생님들이 공부해야 하니 그만하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21명이 함께 팀워크를 맞춰 성과를 내는 것은 혼자 공부해서 전교 1등을 하는 것보다 훨씬 짜릿했거든요.”

‘영신퀸즈’는 전국대회 1위는 물론이고 국가대표로 아시아오픈대회까지 석권했다. 그러한 경험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들어갔고 면접까지 이어졌다. 진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치어리딩 활동으로 얻은 3가지가 있는데 집중력, 체력, 대범함이라고 한다. 이는 학업에도 적용되어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배가되고, 3학년 끝까지 지치지 않았던 체력, 면접 볼 때 떨지 않는 대범함으로 이어졌다.

“값비싼 입시컨설팅을 받아 포장되고 과장된 학생부는 거짓이라고 생각해요. 꼭 여기를 합격해야 하니 이러이러한 활동을 해야 한다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즐기고 거기서 배운 점을 잘 기록하는 것이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진짜 학생부 아닐까요?”라고 되묻는다.


훑는다는 독특한 공부법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노트필기를 포기했다는 임지우 학생. 별도 노트 대신 교과서나 프린트 옆에 짧게 바로 정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다 알고 외워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어떤 내용이 있나 한번 후루룩 훑어본다. 여러 번 계속 훑다보면 전체 맥락이 이해가 되면서 중요한 부분은 어느새 외워진다고.

“이해를 못하면 외워지지가 않아요. 그런 부분은 인강을 찾아서 들었고 그래도 못 외운 것들은 한 장에 따로 모아 써뒀다가 시험 전날 봤어요.” 암기과목은 화이트보드를 이용했다. 한국사 같으면 고구려, 백제, 신라라고 큰 제목을 써놓고 그 밑에 외운 것을 써보고 빠진 것을 체크하고 다시 써보는 것. 썼다 지웠다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이 더 잘 된다고 한다.

수학도 오답노트를 쓰지 않았다. 대신 문제를 풀 때 풀이과정을 한 줄씩 깔끔하게 써서 틀리면 답지의 풀이과정과 비교해 어디서 틀렸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기주도학습의 기본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라고 무조건 나한테도 효과적인 것은 아니더라고요. 전 3년 내내 스마트폰을 썼어요. 공부할 때는 보지 않았는데, 스스로 통제를 하면 어른스럽다는 느낌에 뿌듯했거든요. 선입견을 버리고 자신만의 공부 스타일을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라고 권한다.


이과 1등은 꼭 의대가야 하나요?

“2학년이 되어 문·이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선생님이 이과가 어떠냐고 하셨어요. 그때서야 이과에는 어떤 과들이 있나 대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주로 전기나 컴퓨터와 관련된 것들에 끌렸습니다.” 이과 1등이면 학생이나 학교나 의대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임지우 학생은 의사라는 직업에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았고 결국 IT쪽으로 진로를 정했다.

2학년 때 코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를 배우는 동아리를 시작했고, 3학년 때는 파이선을 공부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로봇을 함께 조립해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컴퓨터 코딩으로 로봇을 움직였을 때의 흥미로웠던 경험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썼다. 지금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4차 산업에 관심이 많아 나에게 꼭 맞는 진로를 찾았다는 확신이 든단다.

“고2부터 3학년까지 2년간 같은 담임선생님이어서 저에 대해 잘 파악하셨던 것 같아요. 입시라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의 콜라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항상 저를 믿고 지지해준 담임선생님 덕에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어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 갑이 되자

서울대에 와서 중학교 동창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때는 서울대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한 친구들이 많았다며 후배들에게 고등학교에서만 열심히 해도 충분히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한다. 본인의 내신도 1등급 중반대로 높지 않은 편이라 이과 1등은 생각도 못했단다. 다만 자신의 장점은 성적이 떨어졌을 때도 별다른 감흥 없이 ‘다음에 잘하자’라고 넘어가는 강한 멘탈이라고 한다.

여학생의 경우 고3이 되면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거 아님 안 돼’라고 하지 말고 플랜B까지 준비해두는 마음의 여유를 갖길 바랐다. “주위에서는 스카이 밑으로는 쓰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저는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성균관대까지 폭넓게 썼어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특성이 드러나고 그것이 구체화 되어가는 과정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적혀졌을 때 입시 경쟁력이 되는 것 같아요”라며 진로를 정하기 전에 자신이 언제 가장 행복한지 진지하게 살펴보라는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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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양 리포터 nikki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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