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여줄 사소한 기록, 학생부에서 빛을 발하다”
수능 만점자나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대목이 있다. 바로 “학교 수업과 교과서 공부에 충실했다”는 답변이다. 역시 지극히 반전 없는 공부방법이 높은 학업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선덕고를 졸업한 조수영 학생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다. 성실한 학교생활과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소한 기록 습관이 학생부에서 빛을 발하면서 성균관대 공학계열은 물론 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에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선명한 진로 의지, 합격으로 이어져
성균관대 공학계열(성균인재전형)과 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탐구형인재전형)에 합격한 조수영 학생의 진로 희망은 ‘화학신소재 발명?공학자’이다.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화학 분야로 진로 가닥을 잡아 큰 갈등이나 고민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화학신소재 발명?공학자가 꿈인 이유를 묻자 “향후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재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지구 환경 지키기에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 분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경영학을 함께 공부해 화학신소재 기업의 CEO 되는 게 최종 목표란다.
“보통 꿈이 바뀌어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사유가 타당하다면 입시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죠. 물론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수시 그것도 학생부종합전형이나 교과전형을 준비한다면 될 수 있는 대로 고1때부터 뚜렷한 진로 목표를 세우는 게 입시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수영 학생은 이렇듯 화학신소재공학자라는 선명한 꿈이 있었기에 교과나 비교과 준비가 한결 수월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최종 내신 평균 2등급 중반, 수능 공부 병행 쉽지 않아
조수영 학생의 국, 수, 영을 비롯한 주요 과목 최종 내신 평균은 2등급 중반. 화학과 국어 성적은 높았지만, 생명과학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단다. 무엇보다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공부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다는 게 수영 학생의 토로다.
수영 학생이 최종 등록한 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기반으로 한 서류 100%로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따라서 우수한 교과 성적은 물론이고 비교과 활동이 풍부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학생부를 알차게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고한다.
먼저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수능도 대비할 수 있다”는 학교 선생님들의 조언에 따라 완벽한 교과 공부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또 평소 취약한 생명과학 학습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쉬는 시간에 바로 복습하는 것을 기본으로 이해하고 암기한 내용을 백지에 적어 자신만의 노트 정리를 했다. 또 단원과 연계한 문제를 푼 뒤 틀린 문항은 단순히 다시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알게 된 내용을 되도록 자세하게 풀이했다. 그 결과, 생명과학 교과에서 유의미한 성적 향상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나의 활동을 구체화해 기록하고 또 기록하기
수영 학생은 일치감치 화학신소재공학자로 진로 가닥을 잡은 덕분에 1학년 때부터 봉사나 비교과 활동에 주저함이 없었다고 전한다. 다른 학년과 비교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1학년 때 봉사활동과 독서에 집중했고, 세부능력 특기 사항은 수업시간에 자신이 열심히 듣고 어디서 실력을 발휘했는지 구체적으로 메모했다가 담당 선생님께 학생부기록을 부탁했다고 한다.
또 진로나 자율활동은 동일 학년의 동일 활동을 기록하므로 학생부 상당수 내용을 복사해서 붙이는 식의 기록이 많은 게 사실. 하지만 수영 학생은 동일 학년의 동일 활동 속에서도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자세하게 적어 기억해 뒀다가 담임선생님께 제출하는 과정을 놓치지 않았다.
“사실 비교과활동 중 진로활동은 전공적합성과 연계하기 정말 힘들어요. 저 같은 경우엔 교내 영재학급 수업이나 k-mooc와 같은 사이트를 찾아가면서 화학신소재 분야를 공부해 큰 도움을 받았어요. 이 내용이 학생부에 기록돼 대학 입시 관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공부는 인생이다”, 절박한 마음이 동기부여의 비결
“공부하는 게 취미인 학생이 몇이나 될까요? 책을 펴면 게임하고 싶고, 인터넷 강의 수강하려면 유튜브가 보고 싶죠.”
수영 학생에게 이런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더니 비장한 대답이 돌아온다.
“공부를 공부로 생각하지 않고 인생이라고 정의했어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사실 학생의 신분에선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맞잖아요.”
‘조금만 참자’ ‘왕도란 없다’라고 속으로 되뇌며 학습에 몰입했다는 수영 학생에게 후배들을 위한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다.
“공부할 때 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해요. 전교 1등에게나 꼴등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결과가 왜 다를까요? 머리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수영 학생은 잠은 줄일 수 없다면 눈 뜬 시간에 분을 초단위로 쪼개 빈틈없는 공부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한다. 대학에서 학부와 석사 공부를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밟고 싶다는 수영 학생, 그 야무진 꿈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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