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날, 구수한 보리차에 밥을 말고 쫀득쫀득한 보리굴비 한쪽을 찢어 밥숟갈에 척 올려 입안에 넣으면 더위로 지친 입맛이 살아나곤 했다. 보리굴비란 해풍에 말린 참조기를 항아리에 담고 보리를 채워 보관하여 곰팡이가 나지 않게 숙성시킨 굴비를 말한다.
목3동 도깨비시장 인근에 있는 ‘한 남자 식당’은 한여름 밥도둑으로 알려진 보리굴비 밥상을 선보이는 한식당이다. 이 집을 추천한 이정화 독자는 “별미 보리굴비를 맛볼 수 있는 매장이 흔치 않다”며 “큼직한 보리굴비와 잘 차려진 밑반찬에 반해 처음 방문한 뒤부터 꾸준히 입소문을 내주고 있다. 특히 귀한 손님을 대접하고 싶을 때는 이곳으로 온다. 코다리 구이나 조림, 곤드레밥 등 다양한 건강식을 맛볼 수 있으니 가족외식으로도 이만한 데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용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매장은 깔끔하고 산뜻한 인테리어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방문자를 기분 좋게 맞이한다. 넓은 홀은 여러 군데로 나누어져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이정화 독자가 추천한 보리굴비와 코다리 구이 정식을 주문하니 하얀 도자기 그릇에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 집의 밑반찬은 모두 주인장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라고 한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솜씨와 비법 레시피가 있어 주방직원이 바뀔 때마다 반찬 맛이 달라지지 않고 한결같다. 우엉을 두드린 다음 잘게 찢어 무친 우엉 무침은 여느 식당에서 만나기 어려운 반찬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우엉의 식감이 지금까지 먹었던 우엉 반찬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숙주 무침, 영양 부추 나물, 샐러드, 구수한 된장찌개 등의 기본 반찬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삼삼하고 맛깔스러워 자꾸 더 달라 요청하게 된다. 밥은 돌솥에 나온다. 단 호박과 알록달록한 콩을 섞은 영양밥이다. 주메뉴인 보리굴비는 살이 통통하게 붙어있어 먹기도 좋다. 살을 쭉 찢어 밥 위에 올려 한 입 뜨니 짭조름한 맛이 입에 착 붙는다. 함께 주문한 코다리 구이 또한 별미 중의 별미. 강원도 산지에서 공수한 코다리에 비법 양념을 발랐는데 코다리의 쫄깃한 식감과 양념이 잘 어우러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친절한 주인장과 정성스레 차린 밥상에 마음마저 배부른 곳, 한 남자 식당이다.
메뉴: 보리굴비 정식 20,000원/ 코다리조림 정식 12,000원/ 코다리구이 정식 12,000원/ 영양밥 정식 12,000원/ 곤드레밥 정식 12,000원
위치: 양천구 목동중앙북로 7-38
문의: 02-2652-4751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일,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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