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울릉도특산 희귀식물 보존대책 시급
섬시호 섬현삼 등 멸종위기 … 기존 국립공원 제도로는 보존 못해
지역내일
2002-05-01
(수정 2002-05-02 오후 3:41:05)
세계적으로 오직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울릉도 특산식물들이 점점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해안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식물 자생지 자체가 파괴되고 있고, 사람들에 의한 과도한 채취, 기타 행정기관의 무지 때문에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섬시호, 섬현삼, 모래지치 등은 도로·주택 건설 등 자생지 파괴에 의해 멸종 단계에 이른 상태. 미역고사리, 화솔나무, 만병초, 넓은잎산마늘, 보춘화, 금새우란 등은 산나물 또는 관상용으로 과도하게 채취되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10개체도 안 남은 희귀식물, <섬시호>
울릉도 특산식물 중에서 ‘멸종 제1호’로 기록될 뻔한 식물이다.
1916년과 이듬해 도동, 통구미, 남양 등에서 채집되어 울릉도 특산식물로 기록되었으나 1970년 이후 30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2000년 몇몇 개체가 다시 발견돼 겨우 멸종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지금까지 6~8개체만 확인된 상태다.
섬시호는 바닷가 근처 바위벼랑에 주로 분포한다. 이런 곳은 대부분 마을 가까이 있어 주민들이 집을 짓거나 밭을 일구는 과정에서 많은 서식지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발견된 자생지도 파괴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표본조차 몇 점 없는 세계적인 희귀식물로 적극적인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보호야생식물 제44호.
북쪽 일부 해안에서 명맥 유지하는 <섬현삼>
울릉도 해안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섬현삼’도 생존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통구미, 사동, 남양 등지에서는 이미 절멸했고 일부 북쪽 해안가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울릉도 전역에 어린 개체를 포함하여 2000 포기 미만이 남아 있는데, 해안가에만 자라기 때문에 해안도로 공사에 의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급한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머지않아 멸종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호야생식물 제50호.
행정당국의 무지도 이 식물의 생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여름에는 공공근로자를 동원한 도로변 풀베기 작업에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던 섬현삼 대부분이 베어지기도 했다.
행정당국이 파괴한 <울릉국화> 자생지
2001년 10월 행정당국의 손으로 천연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된 ‘나리동의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를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문화재청과 울릉군은 울릉국화와 섬백리향의 생육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 생육조건을 맞춘다며 자생지에 있던 두 식물을 대부분 캐낸 다음 절반씩 나누어 일렬로 다시 심었다.
문제는 천연기념물 52호는 ‘울릉국화’나 ‘섬백리향’이 아니라 그들이 자라고 있었던 ‘울릉군 북면 나리 372번지’ 두 식물의 자생지라는 점이다.
이 공사(?) 이후 천연기념물 제52호는 천연기념물의 지위를 잃었다. 희귀식물을 정원에 심어놓고 그 정원을 천연기념물이라고 주장하는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식물 멸종의 경우, ‘지구상에서의 완전한 멸종’(Extinct; Ex)과 ‘자생지 외 보전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생지에서는 멸종했다’는 의미의 ‘야생에서의 멸종’(Extinct in the Wild; Ew)으로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울릉도 내 다른 곳에 자생지가 또 있는 ‘섬백리향’과는 달리, ‘울릉국화’는 ‘야생에서의 멸종’을 맞은 셈이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희귀식물 보존 못해
최근 울릉군은 ‘울릉도 독도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주민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락지구를 최대한 넓게 지정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그러나 2000년 이후 울릉도의 식생을 정밀조사하고 있는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식물분류학 박사) 소장은 “멸종위기에 놓인 ‘섬시호’나 ‘섬현삼’의 예로 볼 때, 해안 일대를 취락지로 지정하는 기존의 국립공원 제도로는 울릉도의 희귀식물을 보존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현 소장은 “지역주민 스스로 소중한 관광자원인 멸종위기 식물 보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울릉도 입도세’ 등으로 그 비용을 마련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울릉국화>섬현삼>섬시호>
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섬시호, 섬현삼, 모래지치 등은 도로·주택 건설 등 자생지 파괴에 의해 멸종 단계에 이른 상태. 미역고사리, 화솔나무, 만병초, 넓은잎산마늘, 보춘화, 금새우란 등은 산나물 또는 관상용으로 과도하게 채취되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10개체도 안 남은 희귀식물, <섬시호>
울릉도 특산식물 중에서 ‘멸종 제1호’로 기록될 뻔한 식물이다.
1916년과 이듬해 도동, 통구미, 남양 등에서 채집되어 울릉도 특산식물로 기록되었으나 1970년 이후 30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2000년 몇몇 개체가 다시 발견돼 겨우 멸종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지금까지 6~8개체만 확인된 상태다.
섬시호는 바닷가 근처 바위벼랑에 주로 분포한다. 이런 곳은 대부분 마을 가까이 있어 주민들이 집을 짓거나 밭을 일구는 과정에서 많은 서식지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발견된 자생지도 파괴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표본조차 몇 점 없는 세계적인 희귀식물로 적극적인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보호야생식물 제44호.
북쪽 일부 해안에서 명맥 유지하는 <섬현삼>
울릉도 해안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섬현삼’도 생존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통구미, 사동, 남양 등지에서는 이미 절멸했고 일부 북쪽 해안가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울릉도 전역에 어린 개체를 포함하여 2000 포기 미만이 남아 있는데, 해안가에만 자라기 때문에 해안도로 공사에 의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급한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머지않아 멸종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호야생식물 제50호.
행정당국의 무지도 이 식물의 생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여름에는 공공근로자를 동원한 도로변 풀베기 작업에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던 섬현삼 대부분이 베어지기도 했다.
행정당국이 파괴한 <울릉국화> 자생지
2001년 10월 행정당국의 손으로 천연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된 ‘나리동의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를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문화재청과 울릉군은 울릉국화와 섬백리향의 생육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 생육조건을 맞춘다며 자생지에 있던 두 식물을 대부분 캐낸 다음 절반씩 나누어 일렬로 다시 심었다.
문제는 천연기념물 52호는 ‘울릉국화’나 ‘섬백리향’이 아니라 그들이 자라고 있었던 ‘울릉군 북면 나리 372번지’ 두 식물의 자생지라는 점이다.
이 공사(?) 이후 천연기념물 제52호는 천연기념물의 지위를 잃었다. 희귀식물을 정원에 심어놓고 그 정원을 천연기념물이라고 주장하는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식물 멸종의 경우, ‘지구상에서의 완전한 멸종’(Extinct; Ex)과 ‘자생지 외 보전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생지에서는 멸종했다’는 의미의 ‘야생에서의 멸종’(Extinct in the Wild; Ew)으로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울릉도 내 다른 곳에 자생지가 또 있는 ‘섬백리향’과는 달리, ‘울릉국화’는 ‘야생에서의 멸종’을 맞은 셈이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희귀식물 보존 못해
최근 울릉군은 ‘울릉도 독도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주민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락지구를 최대한 넓게 지정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그러나 2000년 이후 울릉도의 식생을 정밀조사하고 있는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식물분류학 박사) 소장은 “멸종위기에 놓인 ‘섬시호’나 ‘섬현삼’의 예로 볼 때, 해안 일대를 취락지로 지정하는 기존의 국립공원 제도로는 울릉도의 희귀식물을 보존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현 소장은 “지역주민 스스로 소중한 관광자원인 멸종위기 식물 보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울릉도 입도세’ 등으로 그 비용을 마련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울릉국화>섬현삼>섬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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