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연·고대 수시전형 입결 분석
강제 공개된 작년 입결, 학종 교과 성적 70% 컷 주목
확 바뀐 2021 연·고대 수시 전형 선택 시 반드시 참고해야
지난 11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전국 대학 2020학년도 입시결과가 공개됐다. 2019년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대학들의 입시결과 공개가 강제된 것이다. 형식에 대한 언질도 있었는지 수시 전형을 보면 공통적으로 최종등록자의 학생부 교과 성적 환산 등급 70% 컷이 공개됐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전형명이나 세부내용이 달라져 참고사항으로만 활용해야하지만 그래도 입시의 관성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추이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작년의 입결을 살펴보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모집단위별 작년 교과 성적 70% 컷을 살펴보며 2021학년도 연·고대 수시 지원전략을 고민해 보자.
연세대학교
주의! 일반고 vs 특목고 선발 비중 미공개
표1>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면접형] 전형결과 (일부 모집단위)
연세대학교는 50% 컷과 70% 컷을 모두 공개했다. 50% 컷이 가장 높은 과는 단연 의예과다. 70% 컷으로 봐도 가장 높은 과는 의예과다. 충원 인원이 있었음에도 ‘최종등록자 학생부 교과 성적 환산등급’ 70% 컷이 1.1x(※x는 소수점 둘째 자리)라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특목고나 자사고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교과 성적으로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했음을 알 수 있다.
기계공학부나 교육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70% 컷이 2점대를 넘는 과들도 있다. 위 표에서는 경제학부와 언론홍보영상학부가 해당된다. 여기서 착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면접형은 1단계에서 교과영역 40%와 서류 60%를 평가하여 3배수의 면접평가 대상자를 선발하는 전형이다. 경제학부나 언론홍보영상학부는 특목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경제학부나 언론홍보영상학부는 특목고 학생들의 선발 비중이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숫자만 보고 일반고 학생들이 지원했다가 낭패를 겪을 수도 있으므로 낮은 내신을 만회할 만큼 매력적인 학생부가 갖추어졌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어디가’에 입결이 공개된 이후 많은 입시 전문가들은 일반고 지원자의 경우 50% 컷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경제학부나 언론홍보영상학부의 50% 컷은 각각 1.5x와 1.2x였다.
올해도 면접형 입결 추이는 비슷할 듯
2021학년도 입시에서 면접형은 추천전형으로 바뀌고 지난 해 대비 모집 인원도 늘었다. 고교졸업연도 제한을 없애고 학교별 3학년 재학생 수의 3%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고등학교에서는 재학생에게 우선순위를 두겠지만 최종 교과 성적이 우수하다면 졸업생도 도전할 만하다.
특히 올해 강남・서초 지역 문과 학생들의 내신 성적은 문・이과 통합 영향으로 작년 대비 하락세가 뚜렷하다. 학교별 추천 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겠지만 졸업생이기 때문에 움츠릴 필요는 없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령인구가 줄고, 문・이과 통합으로 문과 학생들의 내신 성적이 다소 하락했지만 우수한 성적・서류・면접능력을 가진 재수생과 반수생의 유입으로 입결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기자 전형 흡수한 활동우수형
표2>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활동우수형] 전형결과 (일부 모집단위)
수능 최저도 없고, 면접형에 비해 50% 컷이나 70% 컷이 여유 있어 보인다고 일반고 수험생이 도전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전형이다. 활동우수형은 1단계 서류평가에서 학생부 교과영역, 비교과영역,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기자 전형에 지원하던 특목고의 우수 자원이 모이는 전형이다.
1단계 2.5배수 안에 들어도 2단계에서 높은 난이도의 면접을 치러야 한다. 연세대에서 모의면접을 실시한 이후, 수험생들의 위기감을 감지한 대치동 학원가에는 연세대 면접 수업이 줄줄이 개설될 정도였다. ‘코로나 19’의 재확산 여파로 연세대 면접 또한 비대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제시문 난이도가 하락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활동우수형이어도 최고 입결을 보여주는 과는 의예과다. 의예과와 비슷한 입결을 보이는 과는 수학과. 70% 컷도 1.1x다. 지난해 연세대가 면접형에서 수학과를 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상위 학생들이 활동우수형에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학교
2020 학교추천Ⅰ→ 2021 학교추천
표3> 2020학년도 고려대학교 [학교추천Ⅰ] 전형결과 (일부 모집단위)
‘어디가’에 올라온 고려대 자료를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에 작년 학교추천Ⅰ의 입시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 학교추천 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지난해 학교추천Ⅰ을 참고하면 된다. 2021 ‘학교추천Ⅰ’의 경우, 학교알리미 공시자료 기준 3학년 재적 학생수의 4%를 추천할 수 있다.
그 결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추천 순위는 서울대 지균(학교별 2명)> 연세대 면접형(3%)> 고려대 학교추천(4%)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추천 순위 안에 들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의과대학이나 생명공학부, 영어교육과, 미디어학부, 자유전공학부의 입결은 서울대 지균이나 연세대 면접형 지원자 풀과 겹친다. 최저학력기준도 있다. 수능 변별력이 없는 학생에게는 연세대 면접형보다 불리한 구조다. ‘어디가’에 공개한 자료가 70% 컷인 것을 감안하면 50% 컷은 더 높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고려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학교추천Ⅰ의 합격자 99%는 일반고 내신 1.06~1.99의 학생들이었다. 2022년도에는 학교추천의 면접이 폐지되고 교과를 80% 반영하겠다고 예고되었다. 고려대에서 학교추천 선발 시 교과 성적을 얼마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1 학교추천 입결에 대한 설왕설래
다만 올해 달라진 점은 1단계에 서류평가(20%)가 추가 되었고, 모집인원이 늘었다. 2개의 학교추천전형이 통합되면서 1158명을 모집한다. 연세대 면접형 모집인원(523명)의 2배에 가깝다. 전형 방법도 단계별 전형에서 일괄선발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올해 고려대는 학교추천 전형과 학종에서 학업우수형의 중복 지원을 막았다. 또 소속 고등학교에서 연・고대 중 한 곳의 추천만 가능하다고 하면 수험생은 3개의 선택지(고려대 학교추천, 고려대 학업우수형, 연세대 면접형)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갈리고 있다. 서류 20% 도입과 모집인원 증가가 입결 하락을 발생시킬 거라는 의견과 ‘코로나 19’로 인해 서류와 면접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오히려 작년보다 교과 성적의 위력이 커질 거라는 의견이다. 고려대는 연세대와 달리 평가 항목에서 비교과를 제외하지 않았다. 내신 변별력을 갖추고,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다양한 활동을 챙겼다면 도전해 볼만하다.
2020 학교추천Ⅱ→ 2021 학업우수형
표4> 2020학년도 고려대학교 [학교추천Ⅱ] 전형결과 (일부 모집단위)
‘어디가’에 업데이트 된 자료대로라면 고려대 학업우수형의 경우 지난해 학교추천Ⅱ의 입결을 참고하면 된다. 다만, 올해 학업우수형은 학종이지만 교과전형인 학교추천 전형과 중복지원 할 수 없다. 학업우수형 역시 일반고 지원자라면 50% 컷을 기준으로 두고 지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같은 학종인 계열적합형과 비교해서 학업역량을 40%로 높게 평가하는 전형이므로 교과 성적에 변별력을 갖춘 학생이어야 한다.
개별 학교 추천 순위 안에 들지 못했거나 학교추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부담스러운 경우 도전해 볼만하다. 1단계에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 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르는 전형이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2단계 면접이 영상 업로드(P/F)형식으로 바뀌었다. 면접 역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1단계 점수가 매우 중요해졌다. 선택 서류인 자소서에도 공을 들여 최대한 1단계 점수를 높이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 일반전형→ 2021 계열적합형
표5> 2020학년도 고려대학교 [일반전형] 전형결과 (일부 모집단위)
올해 신설된 계열적합형은 지난해 일반전형 입결을 참고하면 된다. 고려대 계열적합형은 연세대 활동우수형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고, 1단계 평가 시 학업역량 평가 배점은 20%지만 계열적합성은 40%다(인성 20%, 성장 가능성 20%는 학업우수형과 동일.) 교과 성적도 중요하지만 심화 활동이 담긴 서류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기자 전형의 모습을 많이 갖고 있어 연세대 활동우수형과 마찬가지로 특목고 학생들의 지원이 많은 전형이다. 그래서 70%컷은 상당히 낮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반고 지원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전 고려대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0학년도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합격자 비율은 49.6%, 자사고는 25.2%, 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는 25.2%였다.
2021 입결 낮아질까?
이번에 ‘어디가’에 공개된 대학별 입결 자료는 일반고와 특목・자사고의 구분 없이 강제 공개된 입결 자료라 다양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드시 소속 학교 선배들의 입결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학종의 특성상 내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비교 가능한 형태로 모든 대학들의 입결이 공개된 것은 의미 있는 행보로 봐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고 지원 전형의 모집 인원이 늘어나서, 혹은 수능 최저가 완화 되어서 등등 입결 하락을 꿈꾸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SKY 최상위권 대학을 지원한다면 입결하락은 꿈꾸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지난해 입시에서는 1.2x 내신으로도 고려대 의과대학 계열적합형에 떨어진 수험생이 있을 수 있다(서류나 면접 등 다른 이유로 탈락한 경우). 올해는 그 학생이 붙는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동시 지원한 서성한 라인에서 빈자리가 생긴다. 약간 하락폭이 생길 수 있지만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시 중경외시 라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21학년도 입결은 과연 어느 대학에서 어느 정도 하락할까? 안타깝지만 수험생이 피부로 느끼기엔 미비한 정도일 것으로 짐작된다.
[ ‘어디가’에서 2020 전국 대학 입결 자료 확인하기 ]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홈페이지 http://www.adiga.kr/방문
→ 대입정보센터 → 대학별입시정보 → 전형평가 기준 및 결과 공개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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