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2) 안동에서 상주까지
강물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맑게 한다
봉화 석포에서 태백산 눈꽃열차로 유명한 승부역을 지난 낙동강은 울진군과 봉화군의 경계를 이루며 구불구불 흐르다 영양군 일월산(1218m)에서 발원한 광비천을 만나 현동으로 내려간다.
이 물줄기를 보려면 석포 쪽으로 나와 31번 국도 늦재를 넘어야 한다.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에서 다시 울진쪽으로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관암 제2터널 직전에서 오른쪽 소로로 내려서면 도도히 흘러가는 낙동강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에서도 끝까지 낙동강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봉화군 재산면 경계에서 낙동강은 모든 자동차길과 기차길을 버리고 홀로 15km를 흘러 은어낚시로 이름난 봉화군 명호면으로 들어간다.
명호를 지난 낙동강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천하의 비경이라 칭찬해 마지않는 그 유명한 청량산길로 이어진다. 이 일대는 안동댐 담수 이후 육봉화된 은어들의 고향이다.
원래 낙동강 은어는 멀리 낙동강 하구에서 바다로 나가 자란 뒤 알을 낳기 위해 낙동강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전형적인 소상어종이었다. 낙동강이 거대한 댐으로 가로막힌 뒤 바다로 내려갈 수 없게 되자 은어들은 안동호를 바다로 삼아 번식하게 된 것이다.
낙동강의 새로운 발원지 안동·임하댐 000
청량산을 지난 낙동강은 낙동강 수계에서 제일 큰 담수호인 안동호를 지나 임하댐에서 내려오는 반변천을 만난다.
안동시는 안동댐과 임하댐이라는 거대한 인공호수 바로 밑, 이 두 하천의 합수지점에 자리한다. 안동 사람들은 댐이 안겨준 독특한 주민의식을 안고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의 고향을 수장(水葬)시키고 들어선 이 2개의 대형댐들은 호흡기 장애를 일으키는 산성안개 문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고, 지역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인공호수들은 낙동강의 새로운 발원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안동댐 방류수량이 줄면 낙동강 하류의 오염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임하댐 수량의 상당 부분은 포항 등 낙동강 유역권 밖으로까지 공급된다.
근래 들어 금호강 수계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도 임하댐에서 영천 도수로를 통해 금호강으로 하루 30만톤의 물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을 지난 낙동강은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휘돌아 ‘구담습지’로 흘러든다. 2000년 내셔널트러스트 후보지 컨테스트에서 학생부문 은상을 수상한 구담습지는 안동댐과 임하댐으로 가로막힌 낙동강이 사라진 모래톱 대신 습지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켜가는 현장이다.
수많은 물고기와 새들이 깃들어 살아가는 구담습지를 지나는 동안 낙동강은 다시 맑은 빛을 되찾아 하류 예천으로 흘러간다.
우리나라에 최후의 주막, 삼강리 백년주막 000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는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 세 줄기 강의 물뿌리는 모두 백두대간에 닿아 있다. 낙동강 본류는 백두대간 싸리재(1268m·태백시)에서, 내성천은 구룡산(1345m·봉화군)에서, 금천은 대미산(1115m·문경시)에서 발원한다.
합수지점인 삼강나루엔 다리 공사를 하느라 중장비 소리가 시끄럽지만, 낙동강 물빛은 비교적 맑다. 옛날 낙동강을 오르내리던 소금배는 이 나루에서 물물교환을 했다고 한다.
삼강나루엔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백년주막’이라는 주막집이 있다. 유옥련(86) 할머니가 50년 넘게 지켜온 이 주막집은 나루가 사라진 지금도 동네 노인들이 마실 나오는 주막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삼강리를 지난 낙동강은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서 백두대간 속리산 문장대(1033m)에서 발원한 영강을 만난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 상주1(상주시 사벌면 퇴강진나루) 지점의 수질은 연평균 대부분 1급수를 유지한다.
영강은 문경 일대의 폐광지역을, 낙동강 본류는 태백과 석포, 안동을 거쳐 내려왔다. 내성천도 영주와 예천을 통과했다. 수많은 오염원들을 지나왔지만 풍부한 모래톱과 습지들을 지나는 동안 강물은 스스로를 맑게 지켜온 것이다.
낙동강 옆의 비옥한 평야지대를 끼고 있는 상주는 하부의 각 조세창고에서 한양으로 세곡을 실어나르던 뱃길의 최상류 종착지점이었다. ‘낙동강 뱃길 700리’라는 말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상주 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중에서 경치가 으뜸가는 곳으로 알려진 경승지이다. 주위에 높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 있고 경천대 아래 절벽에는 천태만상의 소나무 숲이 바위와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강물은 굽이쳐 돌고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이곳은 드라마 <상도(商道)>의 주요 촬영무대가 되는 바람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000
그러나 198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경천대 강변은 완전히 종합위락단지로 변해버렸다. 휴일이면 바이킹이며 인공폭포, 경천대 안에까지 들어선 단란주점이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낙동강 수질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지난 4월 상주2(상주시 중동면 중동교) 지점의 수질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4mg/l, 상주3(상주시 낙동면 낙동나루) 지점은 1.3mg/l였다.
갈수기에다 모내기 등으로 1년 중 수질이 가장 악화되는 4~6월의 수질이 이 정도라면 다른 달에는 평균 1급수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실제 상주시 낙동나루의 연도별 평균 수질은 90년대 이후 BOD 0.9mg/l에서 1.2mg/l를 유지해오고 있다. 1ℓ의 물 속에 1mg(1000분의 1g)의 산소가 필요한 상태가 1ppm인데, 1ppm 이하면 상수원수 1급에 해당하는 수질이다.상도(商道)>나의>
강물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맑게 한다
봉화 석포에서 태백산 눈꽃열차로 유명한 승부역을 지난 낙동강은 울진군과 봉화군의 경계를 이루며 구불구불 흐르다 영양군 일월산(1218m)에서 발원한 광비천을 만나 현동으로 내려간다.
이 물줄기를 보려면 석포 쪽으로 나와 31번 국도 늦재를 넘어야 한다.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에서 다시 울진쪽으로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관암 제2터널 직전에서 오른쪽 소로로 내려서면 도도히 흘러가는 낙동강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에서도 끝까지 낙동강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봉화군 재산면 경계에서 낙동강은 모든 자동차길과 기차길을 버리고 홀로 15km를 흘러 은어낚시로 이름난 봉화군 명호면으로 들어간다.
명호를 지난 낙동강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천하의 비경이라 칭찬해 마지않는 그 유명한 청량산길로 이어진다. 이 일대는 안동댐 담수 이후 육봉화된 은어들의 고향이다.
원래 낙동강 은어는 멀리 낙동강 하구에서 바다로 나가 자란 뒤 알을 낳기 위해 낙동강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전형적인 소상어종이었다. 낙동강이 거대한 댐으로 가로막힌 뒤 바다로 내려갈 수 없게 되자 은어들은 안동호를 바다로 삼아 번식하게 된 것이다.
낙동강의 새로운 발원지 안동·임하댐 000
청량산을 지난 낙동강은 낙동강 수계에서 제일 큰 담수호인 안동호를 지나 임하댐에서 내려오는 반변천을 만난다.
안동시는 안동댐과 임하댐이라는 거대한 인공호수 바로 밑, 이 두 하천의 합수지점에 자리한다. 안동 사람들은 댐이 안겨준 독특한 주민의식을 안고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의 고향을 수장(水葬)시키고 들어선 이 2개의 대형댐들은 호흡기 장애를 일으키는 산성안개 문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고, 지역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인공호수들은 낙동강의 새로운 발원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안동댐 방류수량이 줄면 낙동강 하류의 오염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임하댐 수량의 상당 부분은 포항 등 낙동강 유역권 밖으로까지 공급된다.
근래 들어 금호강 수계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도 임하댐에서 영천 도수로를 통해 금호강으로 하루 30만톤의 물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을 지난 낙동강은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휘돌아 ‘구담습지’로 흘러든다. 2000년 내셔널트러스트 후보지 컨테스트에서 학생부문 은상을 수상한 구담습지는 안동댐과 임하댐으로 가로막힌 낙동강이 사라진 모래톱 대신 습지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켜가는 현장이다.
수많은 물고기와 새들이 깃들어 살아가는 구담습지를 지나는 동안 낙동강은 다시 맑은 빛을 되찾아 하류 예천으로 흘러간다.
우리나라에 최후의 주막, 삼강리 백년주막 000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는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 세 줄기 강의 물뿌리는 모두 백두대간에 닿아 있다. 낙동강 본류는 백두대간 싸리재(1268m·태백시)에서, 내성천은 구룡산(1345m·봉화군)에서, 금천은 대미산(1115m·문경시)에서 발원한다.
합수지점인 삼강나루엔 다리 공사를 하느라 중장비 소리가 시끄럽지만, 낙동강 물빛은 비교적 맑다. 옛날 낙동강을 오르내리던 소금배는 이 나루에서 물물교환을 했다고 한다.
삼강나루엔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백년주막’이라는 주막집이 있다. 유옥련(86) 할머니가 50년 넘게 지켜온 이 주막집은 나루가 사라진 지금도 동네 노인들이 마실 나오는 주막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삼강리를 지난 낙동강은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서 백두대간 속리산 문장대(1033m)에서 발원한 영강을 만난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 상주1(상주시 사벌면 퇴강진나루) 지점의 수질은 연평균 대부분 1급수를 유지한다.
영강은 문경 일대의 폐광지역을, 낙동강 본류는 태백과 석포, 안동을 거쳐 내려왔다. 내성천도 영주와 예천을 통과했다. 수많은 오염원들을 지나왔지만 풍부한 모래톱과 습지들을 지나는 동안 강물은 스스로를 맑게 지켜온 것이다.
낙동강 옆의 비옥한 평야지대를 끼고 있는 상주는 하부의 각 조세창고에서 한양으로 세곡을 실어나르던 뱃길의 최상류 종착지점이었다. ‘낙동강 뱃길 700리’라는 말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상주 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중에서 경치가 으뜸가는 곳으로 알려진 경승지이다. 주위에 높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 있고 경천대 아래 절벽에는 천태만상의 소나무 숲이 바위와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강물은 굽이쳐 돌고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이곳은 드라마 <상도(商道)>의 주요 촬영무대가 되는 바람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000
그러나 198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경천대 강변은 완전히 종합위락단지로 변해버렸다. 휴일이면 바이킹이며 인공폭포, 경천대 안에까지 들어선 단란주점이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낙동강 수질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지난 4월 상주2(상주시 중동면 중동교) 지점의 수질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4mg/l, 상주3(상주시 낙동면 낙동나루) 지점은 1.3mg/l였다.
갈수기에다 모내기 등으로 1년 중 수질이 가장 악화되는 4~6월의 수질이 이 정도라면 다른 달에는 평균 1급수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실제 상주시 낙동나루의 연도별 평균 수질은 90년대 이후 BOD 0.9mg/l에서 1.2mg/l를 유지해오고 있다. 1ℓ의 물 속에 1mg(1000분의 1g)의 산소가 필요한 상태가 1ppm인데, 1ppm 이하면 상수원수 1급에 해당하는 수질이다.상도(商道)>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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