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생각하기를 수능공부와 내신 공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능은 정해지지 않은 범위에서 많은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고 내신은 주어진 부분을 열심히 암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린 결론은 수능과 내신의 길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수능이 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듯이 내신도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수능과 내신,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알아보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인한 학습공백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내신뿐만 아니라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꾸준하게 계획을 세우고 학습에 매진해야 할 때에 불규칙한 등교는 학생들의 루틴을 심하게 망가뜨린다. 따라서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는 관건이 된다.
내신을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주어진 시험 기간에 주어진 시험범위만을 소화하려는 경향이 크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내신과 수능은 그 간극이 컸다. 따라서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는 방법 또한 달랐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의 내신 문제들을 보면 기본적인 국어 지식과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이 없으면 결코 좋은 등급을 맞을 수 없을 정도로 수능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내신과 수능을 따로 준비한다는 것은 좋은 전략도 아닐뿐더러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내신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이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예전보다 수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다 정부에서는 대학 입시 공정성 강화를 위해 정시를 확대하는 대학에 지원금까지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면 수시 보다는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입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정시가 확대된다고 해서 수시의 기본적인 전형들이 대폭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수시를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 혼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신을 준비하면서 수능을 준비한다는 단순한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과거에 비해 내신 문제의 출제 경향이 외부지문이 다수 등장하면서 수능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신을 버려두고 정시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내신을 수능처럼 준비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신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수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시를 준비한다면서 기출문제만 많이 풀어보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완전히 틀린 방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신이 수능형으로 변모해 왔듯이 수능 또한 해들 거듭할수록 달라지고 있다. 당장 올해 6월달부터 치러지는 모의고사만 하더라고 국어영역을 놓고 보면 선택형으로 기존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출제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풀이만 고집한다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수능은 교과서를 기본으로 해서 출제가 된다. 내신은 말할 것도 없다. 교과서라는 공통분모가 있는데도 어느 한쪽만 고집한다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다. 내신 공부를 치열하게 하자. 내신을 꽉 잡아야 수능의 길도 보인다. 내신을 공부하는 것이 결코 정시를 준비하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1년에 4번 치러지는 내신은 그 준비 기간만 놓고 보더라도 5개월에 가깝다. 이 기간을 충실하게 준비하고, 나머지 기간을 효율적으로 준비한다면 내신과 정시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해소 할 수 있다.
의미 없는 갈등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같이 잡으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이다.
국풍2000학원 김준영 교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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