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 독해가 가장 어렵다는 학생들을 위하여

지역내일 2021-05-29

학생에게서 “시문학 독해가 가장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실 시를 ‘독해 한다’는 표현은 개인적으로 참 어색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능 참고서들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라 학생들이 이렇게 말을 하는 것 같다. 시를 독해하기 가장 힘들다는 학생들에게 필자는 “시는 독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라고 먼저 말을 꺼낸다. 그리고 시를 읽고 감상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쉬운 일인가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곤 한다.


시 감상을 어려워 하는 이유

왜 중고등 학생들은 시 감상을 가장 어려워 할까?
가장 큰 이유는 시험 대비를 위해 시를 읽기 때문인 것 같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시의 주제 분위기 표현법 등을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시를 접하기 때문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것이다. 시에서 왜 이런 표현이 나왔는지 전혀 이해도 안 됐는데 참고서 핵심 정리 내용을 달달 외우며 시험 공부를 하다 보니 시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짜증이 나게 되는 것이다.
시 문학에 담긴 감동과 재미를 온전히 느끼고, 덤으로 시험 문제까지 잘 풀 수 있는 시문학 감상의 접근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

먼저 시를 천천히 2~3 번 음미하며 읽어라. 그러면 대부분의 시는 작가가 화자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중학교 교과 수준에서 나오는 시들은 천천히 읽기만 해도 주제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과 수준의 시 중에는 천천히 읽는 것만으로는 주제를 파악하기 어려운 시들이 많다.


모르는 단어 확인과 시의 상황 상상하기

다음으로 할 일은 모르는 단어가 없는지 확인하고, 시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시에 사용된 시어들은 문법에서 벗어난 단어들도 간혹 있고, 사투리나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고유어 등이 쓰일 때가 있기 때문에 뜻을 모르는 단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는 시에서 말을 하고 있는 화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라’라고 하면 ‘시에 내용이 있어요?’라는 황당한 반문을 한다. 소설이나 수필처럼 시에도 내용이 있다는 생각을 안 하다 보니, 화자를 중심으로 시 속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화자를 중심으로 시의 상황과 내용을 파악하고 나면 전체적인 시의 분위기를 알게 될 것이다. 화자가 슬픈지. 외로운지. 슬프고 외롭다면, 그 이유가 님이 죽었기 때문인지. 인간이 가진 근원적 유한성과 한계 때문인지. 이처럼 시 전체를 관통하는 지배적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나의 느낌 표현해 보기

이때 중요한 것은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반드시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의 분위기가 대충 파악되면 바로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정도 파악한 정보로 문제를 풀면 정확도가 5~60%를 넘기 어렵다. 시험 문제는 더 깊고 까다로운 부분을 묻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험공부를 할 때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파악했다고 생각되면 정확한 단어와 문장을 사용해서 말을 하거나 글로 써보는 것이 좋다. 다 아는 것 같은데 말로 표현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분위기를 체념적이라고 해야 할지, 달관적이라고 해야 할지, 애상적이라고 해야 할지. 비극적이라고 해야 할지. 단어 선택을 고민하기 시작하면 이런 고민 속에서 진짜 실력이 쑥쑥 자라게 되는 것이다.


시에 쓰인 표현법 살펴보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의 표현법을 살펴보는 것이다. 시에 사용된 표현법을 공부할 때는 적극적으로 참고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참고서에는 시를 마음으로 감상하고 느끼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미흡하게 나오지만 표현법에 관한 설명은 너무나 풍부하게 잘 나와 있다. 같은 시라도 참고서마다 표현법 정리가 다른 경우가 있으니, 여러 참고서를 비교해서 보면 도움이 된다. 

시문학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최고의 문학이다. 어떤 소설가는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소설가가 되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소설가가 들으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시’가 모든 문학의 최고봉임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학생들이 시문학을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부담스러운 것으로만 대하지 말고, 인간의 순수성과 고결함을 유지하고 고양시키는 시문학의 깊은 맛을 진정으로 맛보기를 바란다.


유리나 원장
목동 생각의지평 국어논술 학원
문의 02-264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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