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와 함께하는 반려동물 이야기 ②

“우리 애가 뭘 잘못 먹었어요”

지역내일 2023-06-30

24시간 동물병원을 운영하다보면 갑작스럽게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많다. 나이가 많거나 앓고 있는 질환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병원에서 관리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준비가 안 되어있는 건강한 아이도 다급하게 응급실을 오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중 단연 1위는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먹은 경우이다. 시기에 따라 흔하게 보는 것도 있고 이걸 어떻게 먹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명절에는 산적 꽂이나 갈비뼈를 삼키는 경우가 많고 여름에는 복숭아씨, 자두씨 그 외에도 닭뼈, 게 껍데기, 보호자가 처방받은 약, 살충제, 제습제, 산소흡수제, 단추, 면봉, 이쑤시개, 실, 바늘, 깨진 유리 조각, 비닐, 장난감, 독극물 등 다양하다. 이것뿐만 아니라 사람은 먹어도 되지만 동물에게는 위험한 양파, 마늘, 파, 포도, 초콜릿도 있다.

이런 걸 먹고 응급실에 내원하면 얼마나 먹었는지, 먹은 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에 따라 응급처치는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그나마 가장 다행인 경우는 날카롭지 않고 먹은 지 30분이 안되었을 경우이다. 이때는 최토제(구토를 유발하는 약물)를 주사해서 빨리 위를 비워줄 수 있다. 구토를 해서 잘못 먹은 게 안전하게 배출된다면 몸도, 돈도, 시간도 지킨 것이다. 하지만 꽂이, 뼈, 과일 씨, 바늘, 이쑤시개 등 날카로워서 구토 자체가 위험하거나 먹은 지 한참을 지나서 이미 장으로 내려간 경우, 또는 최토제에 반응을 안 하는 경우는 내시경, 수술, 흡착제 투여, 수액처치, 해독제처치 등이 필요하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잘못 먹었을 경우에는 우선 날카로운지 아닌지, 소화가 되는 것인지 아닌지, 크기가 큰지 작은지, 독성이 있는지 아닌지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내용물이 뭔지를 모르면 검사나 처치가 더 늦어지기 때문이다. 당황해서 쉽지는 않겠지만, 빠른 응급처치를 위해 언제, 무엇을, 얼마만큼 삼켰는지를 병원에 내원하면 바로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뼈를 삼켰을 경우 양이 많지 않고 날카롭지 않으면 소화될 수 있으므로 엑스레이 검사를 하며 기다려 볼 수도 있지만 자두 씨를 삼켰다면 소화되지도 않고 씨의 가장자리가 날카로워서 빨리 제거해주어야 한다. 간혹 크기가 크거나 뾰족한 것들은 목이나 식도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숨을 못 쉬거나 식도가 천공되어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목에 걸려 호흡이 안 되는 경우 입에서 이물이 확인된다면 빼내거나 차라리 조금 밀어 넣어 당장 호흡이 되게 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와야 한다. 골든타임이 길지 않아 병원으로 오는 동안을 못 버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고 치료를 하는 것보다는 항상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왜 동물들이 이물을 먹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선 먹는 것들의 대부분은 평소에 먹지 못하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들이다. 그러한 것들은 귀찮더라도 바로 집밖으로 버려야 한다. 또 하나는 호기심이다.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호기심에 물고 핥다가 삼키는 것이다. 평소에 호기심이 많고 이것저것 잘 물고 다니는 아이들은 항상 주의해야 하고 보호자랑 같이 있는 시간이 아닌 경우에는 입에 닿지 않도록 서랍이나 수납장에 넣어두도록 하자. 그리고 식탐이 많은 아이들한테 사고가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냥 씹지 않고 덩어리째 삼키기 때문이다. 먹어도 되는 반려견용 껌이나 과일이지만 씹지 않고 삼켜서 식도를 통과하지 못하고 걸려서 오는 경우가 꽤 많이 있다. 특히 성장기에는 성장 후보다 식욕이 왕성해서 이런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식도는 음식이 소화되는 곳이 아니라서 아무리 오래 머물러 있어도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경우 위산 역류로 인해 심각한 식도 손상을 유발하고 위내 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복압 상승으로 인한 쇼크도 발생할 수 있어서 빨리 제거해 주어야 한다. 가끔 “우리아이는 평소에 씹지 않고 먹어요. 괜찮은가요?”라고 물어보는 보호자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아이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맛있는걸 보면 더더욱 씹지 않고 삼킬 테니 말이다.

사고 없이 건강하게 같이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알고만 있다고 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다. 지금 바로 우리 아이가 있는 공간은 안전한지 확인해보자. 그리고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믿을 수 있는 24시간 병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잊지 말자.

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이철기 원장
문의 02-2698-7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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