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파행 장기화 우려 ‥ 임시회 보이콧

지역내일 2002-07-17
김제시의회의 파행이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파행의 ''원인제공자''라 할 수 있는 문호용 의장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제시의회는 16일 제70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이른바 ''비주류''로 구분되는 9명의 의원들은 문호용 의장에 대한 ''배신감''을 쉽사리 누그러뜨리지 못한채 격한 감정들을 그대로 표출했다. 비주류 의원들은 문 의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필선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라고 요구했고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끝내 문을 박차고 퇴장하고 말았다.
임시회 둘째날인 17일에도 비주류 의원들은 집행부의 업무보고를 듣지 않았다. 이들은 앞으로도 문호용 의장이 진행하는 회의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적어도 2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기동안은 의회의 정상 진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파행의 근본 원인은 자리다툼
이번 의회 파행사태의 근본 원인은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의원들간의 자리다툼을 위한 편가르기에서 기인한다.
임형규, 정영환 김광선 의원 등 비주류측 의원들과 문호용 의장에 따르면, 당초 문 의장은 의장 선출을 며칠 앞두고 비주류측과 손을 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주류측은 문 의장을 포함해 재적의원 19명 가운데 과반수인 10명을 확보하자 지난 5일 멤버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단합을 겸한 여행을 떠난다. 이때 문 의장은 개인적 사유를 들어 여행에 불참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주류측 의원들은 비록 여행에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가족들 앞에서까지 철석같이 약속을 한 문 의장을 확실히 자신들의 편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남아있던 문 의장은 일부 의원들이 ''의장선출 담합용'' 여행을 떠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호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또 일부 소장파 의원들을 비롯한 주류측이 의장직을 제의하며 집요한 설득에 나서자 결국 입장을 바꾸게 된다.
문 의장은 7일 이같은 사실을 비주류측 한 의원에게 통보했고, 당황한 비주류측은 의장 선거 직전까지도 부족한 1석을 채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으나 끝내 의장직은 물론 부의장직마저 내주고 말았다.
결국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다수파 소수파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문 의장이 당초의 입장을 번복하고 상대방에 합류함으로써 졸지에 소수파로 전락하게 된 비주류측 의원들의 배신감은 이같은 정황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번 ''문 의장의 배신''은 비주류측 의원들이 전반기뿐 아니라 후반기에서까지 모든 의회직에서 철저히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즉 10명의 의원이 의장·부의장직 및 3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전·후반기 돌려맡으면 고르게 한번씩 최소한 상임위원장 자리는 앉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장 자격없다"에 "법적 하자없다" 맞서
비주류측 의원들은 의회 불참의 명분으로 문 의장의 도덕성을 지적하고 있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임형규 의원은 "자신의 입으로 철석같이 약속한 말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린 행위는 인간적인 배반이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런 사람은 의장의 자격이 없으며 앞으로도 문 의장이 진행하는 모든 의사일정에 대해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문 의장의 지도력이나 포용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즉 앞에서와 같은 우여곡절 끝에 의장에 당선됐으면 적어도 상임위원장 한 자리라도 배정하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반면 문호용 의장은 "자신은 19명 의원 전원이 참가한 상황에서 투표를 통해 정당하게 선출된 것이며 법적으로나 절차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이 입장을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약혼했다가 파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자리 배분에 대해서도 "자신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일 뿐"이라며 "자신을 추대해준 다른 의원들의 입장도 있어서 자기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임시회 파행과 관련해서도 비주류측은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임위별로 업무보고를 받으면 될 일을 굳이 통합해서 진행함으로써 파행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문 의장은 "과거에도 한꺼번에 업무보고를 진행했고 특히 초선의원들이 많은 이번 의회는 더더욱 업무보고를 통해 시의 주요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의회 파행은 공동의 책임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주류나 비주류 모두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의장직을 포함한 의회직 확보를 위해 편가르기와 이합집산을 거듭했고 결국 이번 사태를 야기한 공동의 책임을 벗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들과의 약속을 파기한 사실을 들어 의회 개회식에 불참하고 공식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비주류측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사태의 다른 한 당사자로서 문 의장은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보다는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회정치는 민주주의의 기본 골간으로서 대화와 타협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어떠한 정치적 논리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다수에 의한 일방적인 횡포 또한 없어져야 할 폐단이다.
의원들 스스로가 ''누워서 침뱉기''식 극단 대립은 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면 의외로 손쉬운 해결책도 찾아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문관 기자 mkso@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