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는 인력뿐만 아니라 제품개발과 시장조사, 그리고 구매 자금운용 브랜드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일 필요가 있다.
◇중국인 빨래습관도 연구=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하려면 현지화가 필요하다. 인력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현지화가 필요하다.
P&G는 일본시장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에 이어 지난 88년 중국시장에 들어갔다. P&G는 중국시장 진입을 위해 3년 전인 85년부터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실시했다. 중국 사람들의 빨래 습관, 머리 감는 방법까지 연구했다. 이 결과 P&G는 지금 중국의 생활용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코닥은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실업문제에 착안 현지 상황에 맞는 마케팅 프로그램 추진했다. 코닥은 94년 ‘99 창업 지원 계획’을 실시했다. ‘9만9000명을 사장으로 만든다(九萬九當老板)’는 프로젝트다.
코닥은 이 같은 현지화를 통해 93년 23%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을 최근에 53%로 끌어올렸다.
정리해고자라 할 수 있는 샤강(下崗) 인원 9만9000명이 코닥 현상소를 개업할 때 기술지원과 교육 광고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일종의 창업지원이다. 실업 문제로 골치를 앓던 중국 정부에서도 대환영을 했으며 각종 지원도 받았다.
모토롤라는 구매 현지화를 철저하게 실현하고 있다.
모토롤라의 구매 현지화는 9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200개 중국 하도 급 기업과 직접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650개 기업과 간접적인 제품 공 급관계를 맺었다. 모토롤라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도록 제품을 납품받 기 위해 111개 기업을 대상으로 5600시간의 교육을 진행하면서 부품 납품업체를 양성했다.
현재 모토롤라는 중국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외국기업으로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반면 문화나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치 않아 실패한 사례도 있다. 80년대 중반 일본 혼다가 인도 스쿠터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인도 스쿠터 제조업체들은 잔뜩 긴장했다.
혼다는 스쿠터와 자동차업계에서 뛰어난 기술과 품질, 강한 브랜드를 갖춰 이웃국가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시장에도 진출해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 경쟁업체들은 곧 안도했다.
혼다는 인도에서 자사 브랜드와 날렵한 브랜드가 먹힐 것이라고 자신하며 인도 업계 근본 특성을 무시하며 다른 나라에서처럼 대도시 매장을 중심으로 자사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인도 스쿠터 소비층은 대부분 농촌에 있었고 이들은 멋진 디자인보다 저렴하고 튼튼한 제품을 선호했다. 혼다는 패배를 인정하고 인도시장 에서 철수했다.
◇자금 현지화도 확산= 현대·삼성·LG 등 국내 주요대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자금조달 현지화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이들기업들은 중국 현지 금융을 이용해 원가 등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 그룹이 중국의 초우량 금융회사인 중국은행(Bank of China)과 미화 5억달러 규모의 통일여신(Global Credit Line)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여신은 현대차 2억4300만달러, 기아차 2억700만달러, 현대모비스 5000만달러 등 총 미화 5억달러 규모이며 무역, 외환, 대출금융 등 다양한 형태의 금융써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 협약으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및 현지법인은 중국은행을 통하여 미화 5억달러 한도 내에서 세계 어디서나 필요한 여신을 제공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중국시장에서 현대차 그룹은 기존 사업의 확장 및 향후 추가 진출에 필요한 대출 및 기타 금융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GM은 현지 15개 은행과 6억달러의 융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금융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반도체도 중국 현지 금융을 이용함으로써 오히려 금융비용을 줄이고 있다. 삼성반도체는 중국은행에서 외자기업으로는 드물게 트리플A의 신용등급을 받아 무담보로 3000만달러를 연 4% 금리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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