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관이 불법유학생 양산

관련법 개정하고 집행은 못해 … 지난해 4898명 불법유학

지역내일 2002-09-13 (수정 2002-09-13 오후 3:44:42)
지난 1998년 해외여행 및 해외송금 자유화 조치 이후 불법 조기 유학생이 해마다 100%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사문화된 유학관련 법규가 범법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얼마나 나가나 = 국회 교육위 소속 이미경(민주당) 의원과 교육인적자원부 등에 따르면 99년 1650명이던 불법 조기유학생(고교생 포함)이 2000년에는 3728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고등학생 유학이 합법화됐음에도 불법유학생은 489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교육부의 통계가 ‘해외유학을 위한 자퇴’ 등 사유가 분명한 유학생들만 포함된 수치라 실제 불법 유학생은 이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1999년 3241명이던 단기성 해외 연수를 나가는 초등학생의 수도 2000년 7239명 2001년 7148명으로 증가하고 있어 해외이주(2001년 1만2537명)나 파견동행(2001년 6195명)을 제외하고도 최소 1만200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이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유학생을 포함한 해외 유학생 급증은 교육부문의 대외역조 현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학 및 해외연수를 위한 송금액은 총 6억3550만달러(한화 7943억원)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이 본국으로부터 받는 송금액은 우리나라 해외 송금액의 1.4% 수준인 950만달러(한화 122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또 지난해 상반기 송금액의 1.6배에 달하는 것이고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여행수지 적자 규모(16억3880만달러)의 3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왜 ‘불법’인가 = 교육부에 따르면 조기 유학 전면자유화에 대한 사회적 비판분위기에서 지난 2000년 11월에 개정된 현행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은 고교생 이상에 대해서만 유학을 자유화하고 있다.
초·중학생이 합법적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예·체능 분야 실기 우수자 △자연과학·기술·예능·체능분야 시·도 규모 이상 대회 입상자 △기술사·기사1급 등의 기술자격을 가진 자 등의 자격을 갖추고 일선 교육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국 조기유학 붐을 주도하고 있는 어학연수 등을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조기유학생들은 범법자 신분이 된다.

◇ 현실성 있는 규제인가 = 교육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법은 법대로, 현실은 현실대로’라고 꼬집고 있다. 초·중등학생들의 유학은 불법이지만 이들을 처벌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도 각급 학교와 국제진흥원 유학상담실을 통한 유학정보제공 기능과 상담체계를 강화하고 사설 유학원의 표준약관을 제정해 자율규제를 유도한다는 정도의 계도성 대책 말고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녀가 조기유학중인 김 모(42·여)씨는 “아예 조기유학을 나갈 수 있는 길을 막아야지 방관하다 범법자 운운하는 것은 문제”라며 “아마 아이를 조기유학을 보내는 부모 중 이같은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교육계 인사는 “관련법을 개정하든지 법적용을 엄격히 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경 의원은 “일부에서 조기유학이 병역기피나 해외 불법 송금 통로로 활용되는 등 조기유학을 빙자한 불법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정부가 실효성 있는 규제책을 마련하거나 조기유학 열풍을 식힐 수 있는 공교육 내실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WTO 교육분야 협상에 정부가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며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육부분의 개방에 성급히 나설 경우 얻을 것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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