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개발 파문 5일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북한의 형식상 국가수반이자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1일 “대화를 통해 안보상의 문제를 해결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8차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평양방송도 이와 비슷한 시간에 북미 기본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입장조율을 거친 뒤 제네바합의 파기, 중유제공 지원 중단 등을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보이면서도 강경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도쿄에서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 등 정부 요인들과 잇따라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한핵은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발언,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북일 수교교섭 협상을 앞두고 북한-일본 관계진전에 한계를 그으려는 의중을 나타냈다.
◇북, 원칙적 입장 내놓고 사태 관망=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만수대 의사당을 방문한 남측 정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안보상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초 켈리 특사 방북시 강석주 외무상 제1부상이 밝힌 북측의 기본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간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되풀이 해 온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대화를 통해 안보현안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원칙적 입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봉조 남측 대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면담에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서도 핵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을 넘지 않았다.
일단 ‘대화 용의’와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란 그간의 원칙적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구체적 입장표명을 유보한 뒤 상황을 탐색할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측은 미국 주요 언론이 부시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 파기’간주 및 대북 중유지원 중단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정황에서 섣부른 대응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측 고위인사의 첫 공식입장 표명임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핵심쟁점인 ‘핵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않는 모호함을 보였다.
부시 행정부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중이고 특히 한미일 3국간 공동입장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 입장표명은 고립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정 장관을 상대로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북측 당국이 지니고 있는 위기감의 일단을 드러내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쳐, 단절된 대미 대화창구를 대신해 남측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전하는 간접화법을 구사했다.
평양방송도 이날 “조미 기본합의를 100% 이상 충실히 이행해왔다”고 강조, 대미 비난보다는 대화의지 강조에 무게를 실었다.
북측은 당분간 이런 기조를 유지하며 사태변화를 보아가며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강경기류 여전=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천명했으나 핵개발 계획 파문에 대한 북한의 협상 의사 표명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주변국과의 공동보조를 통한 강력한 외교 압박 카드에 치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무기개발추진을 시인한 것은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일이나 미국정부는 한국 등 우방국들과의 협의아래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며 사태 발생 후 첫 공식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김정일 정권이 무장을 해제하도록 확신시키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해 외교압박을 통한 사태 해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북 적대정책을 바꾸면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북한 김영남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대화용의에 문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북한은 스스로 고립주의자의 길을 자초한 것”이라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다만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의해 다음 수순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 플레이셔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미국이 나쁜 행동에도 보상할 것이란 환상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북한 핵문제 협상에 당근책을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8차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평양방송도 이와 비슷한 시간에 북미 기본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입장조율을 거친 뒤 제네바합의 파기, 중유제공 지원 중단 등을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보이면서도 강경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도쿄에서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 등 정부 요인들과 잇따라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한핵은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발언,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북일 수교교섭 협상을 앞두고 북한-일본 관계진전에 한계를 그으려는 의중을 나타냈다.
◇북, 원칙적 입장 내놓고 사태 관망=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만수대 의사당을 방문한 남측 정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안보상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초 켈리 특사 방북시 강석주 외무상 제1부상이 밝힌 북측의 기본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간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되풀이 해 온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대화를 통해 안보현안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원칙적 입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봉조 남측 대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면담에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서도 핵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을 넘지 않았다.
일단 ‘대화 용의’와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란 그간의 원칙적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구체적 입장표명을 유보한 뒤 상황을 탐색할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측은 미국 주요 언론이 부시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 파기’간주 및 대북 중유지원 중단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정황에서 섣부른 대응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측 고위인사의 첫 공식입장 표명임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핵심쟁점인 ‘핵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않는 모호함을 보였다.
부시 행정부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중이고 특히 한미일 3국간 공동입장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 입장표명은 고립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정 장관을 상대로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북측 당국이 지니고 있는 위기감의 일단을 드러내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쳐, 단절된 대미 대화창구를 대신해 남측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전하는 간접화법을 구사했다.
평양방송도 이날 “조미 기본합의를 100% 이상 충실히 이행해왔다”고 강조, 대미 비난보다는 대화의지 강조에 무게를 실었다.
북측은 당분간 이런 기조를 유지하며 사태변화를 보아가며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강경기류 여전=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천명했으나 핵개발 계획 파문에 대한 북한의 협상 의사 표명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주변국과의 공동보조를 통한 강력한 외교 압박 카드에 치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무기개발추진을 시인한 것은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일이나 미국정부는 한국 등 우방국들과의 협의아래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며 사태 발생 후 첫 공식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김정일 정권이 무장을 해제하도록 확신시키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해 외교압박을 통한 사태 해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북 적대정책을 바꾸면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북한 김영남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대화용의에 문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북한은 스스로 고립주의자의 길을 자초한 것”이라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다만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의해 다음 수순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 플레이셔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미국이 나쁜 행동에도 보상할 것이란 환상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북한 핵문제 협상에 당근책을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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