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판 ‘국감’ 파행위기 ‘국조’
이두석 주필
이 나라 국회는 국정전반을 감시 견제할 수 있는 두 개의 칼날을 지니고 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권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이 의회에 부여한 입법과 재정 등에 관한 권한을 유효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해 국정전반에 대해 감사하거나 특정의 국정사안에 관해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그 정치적 기능은 막강하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의 업무수행 비위를 조사 적발할 수 있는 소극적인 기능은 물론 이른바 ‘게이트 사건’ 등 정치권력의 비리를 파헤쳐 국정을 바로 잡거나 정치권력을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능의 두 가지 면을 내포하고 있다.
국회가 이런 양면의 칼날을 제대로 쓰면 국정을 바로잡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인들 국정감사와 조사로 비리를 철저히 캐내고 탄핵소추로 단죄하는데 권력을 남용할 수 있겠는가.
막말 욕설 ‘병풍’공방 판치는 국방·법사위
그런데 국민의 대의기관인 우리 국회는 국가권력을 견제 감시할 수 있는 이런 전가의 보도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 우선 국정감사는 끝없는 싸움판으로 얼룩져 있다. 연말 대권을 노린 막가파식 정쟁 끝에 지난주 간신히 막이 오른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대해 저질 코미디보다 못하다는 세간의 혹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방위와 법사위 등 일부 국감현장에서 ‘병풍’수사를 놓고 시정잡배보다 더한 욕설과 막말이 오가고 조폭 못잖은 거친 표정, 험한 삿대질과 몸싸움 장면에 국민들이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이런 국정감사가 왜 필요한지 우리는 묻고 싶다. 국감 본래의 순기능은 뒷전이고 대권주자들의 용병이나 앞잡이를 자처하면서 싸움판만 벌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스스로 ‘싸움닭’으로 비하하면서 ‘대권 보스, 주군 살리기’ 충성경쟁에 나서고 있으니 해도 너무한다는 개탄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시 들먹이기 낯부끄러운 일이지만 지난주 국회 국방위 국감현장에서 한나라 하순봉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 의원의 막말과 몸싸움은 이 나라 국회가 얼마나 저질이며 한심한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인간 말종’ ‘이 새끼’라는 욕설이 오가고 생수병과 유리병을 들고 몸싸움을 벌이는 살벌한 장면을 TV 뉴스로 지켜본 국민들은 하도 어이없어 열린 말문을 닫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엊그제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도 싸움판은 마찬 가지였다 서울지검에 대한 정책감사는 간데없고 밑도 끝도 없는 병풍(兵風)공방만 벌였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저질 싸움판 국감 못지않게 공적자금 국정조사(10월7일~9일 TV청문회 예정)는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공자금 국조를 차기정권으로 넘길 뜻을 시사, 파행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이 자료제출과 열람을 거부하고 증인채택도 민주당의 비협조로 실효성이 없어 김대중 정부에 면죄부만 주는 국조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의 발언이 당론인지 국조 보이코트를 위한 여론 탐색용인지 두고볼 일이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선 정략이나 이미 청와대 문고리를 잡았다는 자만심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민심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는 것이다. 백성들은 혈세인 156조의 공적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회수 불가능한 69조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상환대책을 고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책감사와 강도 높은 공자금 국정조사를
지금 국민들 사이에는 과연 이런 싸움판 국정감사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국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가 국민부담인 공자금 국조가 대선 전초전에 정쟁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회는 김대중 정부 마지막 국감을 국감답게 진행해야 한다. 단골 싸움거리인 병풍(兵風)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정책감사에 치중해야 한다. 북일 정상회담, 신의주 특구 개방 등 북한의 변화에 따른 초당적 대책과 북미 관계개선을 지원하는 문제, 경제회복과 공교육 내실화 문제 등 산더미처럼 쌓인 정치 경제 사회현안을 강도 높게 따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대선 정략으로 공자금 국정조사를 방해하거나 좌초시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의혹과 책임 규명은 물론 합리적인 상환대책을 세우는 정책수립의 근거를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두석 주필
이두석 주필
이 나라 국회는 국정전반을 감시 견제할 수 있는 두 개의 칼날을 지니고 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권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이 의회에 부여한 입법과 재정 등에 관한 권한을 유효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해 국정전반에 대해 감사하거나 특정의 국정사안에 관해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그 정치적 기능은 막강하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의 업무수행 비위를 조사 적발할 수 있는 소극적인 기능은 물론 이른바 ‘게이트 사건’ 등 정치권력의 비리를 파헤쳐 국정을 바로 잡거나 정치권력을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능의 두 가지 면을 내포하고 있다.
국회가 이런 양면의 칼날을 제대로 쓰면 국정을 바로잡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인들 국정감사와 조사로 비리를 철저히 캐내고 탄핵소추로 단죄하는데 권력을 남용할 수 있겠는가.
막말 욕설 ‘병풍’공방 판치는 국방·법사위
그런데 국민의 대의기관인 우리 국회는 국가권력을 견제 감시할 수 있는 이런 전가의 보도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 우선 국정감사는 끝없는 싸움판으로 얼룩져 있다. 연말 대권을 노린 막가파식 정쟁 끝에 지난주 간신히 막이 오른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대해 저질 코미디보다 못하다는 세간의 혹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방위와 법사위 등 일부 국감현장에서 ‘병풍’수사를 놓고 시정잡배보다 더한 욕설과 막말이 오가고 조폭 못잖은 거친 표정, 험한 삿대질과 몸싸움 장면에 국민들이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이런 국정감사가 왜 필요한지 우리는 묻고 싶다. 국감 본래의 순기능은 뒷전이고 대권주자들의 용병이나 앞잡이를 자처하면서 싸움판만 벌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스스로 ‘싸움닭’으로 비하하면서 ‘대권 보스, 주군 살리기’ 충성경쟁에 나서고 있으니 해도 너무한다는 개탄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시 들먹이기 낯부끄러운 일이지만 지난주 국회 국방위 국감현장에서 한나라 하순봉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 의원의 막말과 몸싸움은 이 나라 국회가 얼마나 저질이며 한심한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인간 말종’ ‘이 새끼’라는 욕설이 오가고 생수병과 유리병을 들고 몸싸움을 벌이는 살벌한 장면을 TV 뉴스로 지켜본 국민들은 하도 어이없어 열린 말문을 닫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엊그제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도 싸움판은 마찬 가지였다 서울지검에 대한 정책감사는 간데없고 밑도 끝도 없는 병풍(兵風)공방만 벌였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국감을 지켜보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저질 싸움판 국감 못지않게 공적자금 국정조사(10월7일~9일 TV청문회 예정)는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공자금 국조를 차기정권으로 넘길 뜻을 시사, 파행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이 자료제출과 열람을 거부하고 증인채택도 민주당의 비협조로 실효성이 없어 김대중 정부에 면죄부만 주는 국조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의 발언이 당론인지 국조 보이코트를 위한 여론 탐색용인지 두고볼 일이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선 정략이나 이미 청와대 문고리를 잡았다는 자만심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민심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는 것이다. 백성들은 혈세인 156조의 공적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회수 불가능한 69조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상환대책을 고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책감사와 강도 높은 공자금 국정조사를
지금 국민들 사이에는 과연 이런 싸움판 국정감사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국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가 국민부담인 공자금 국조가 대선 전초전에 정쟁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회는 김대중 정부 마지막 국감을 국감답게 진행해야 한다. 단골 싸움거리인 병풍(兵風)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정책감사에 치중해야 한다. 북일 정상회담, 신의주 특구 개방 등 북한의 변화에 따른 초당적 대책과 북미 관계개선을 지원하는 문제, 경제회복과 공교육 내실화 문제 등 산더미처럼 쌓인 정치 경제 사회현안을 강도 높게 따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대선 정략으로 공자금 국정조사를 방해하거나 좌초시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의혹과 책임 규명은 물론 합리적인 상환대책을 세우는 정책수립의 근거를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두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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