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물결에 초라한 대선후보들> 민심 뒷북치는 ‘눈치보기’ 노무현

‘민심무게’보다 ‘대통령 무게’에 집착

지역내일 2002-12-09 (수정 2002-12-11 오후 3:50:39)
노무현 후보는 “갈등이 있는 현장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현장리더십’을 자신의 새로운 모습으로 선전해왔다.
그러나 광화문 횃불시위 등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반미운동이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으나, 주변부만 찾을 뿐 현장의 복판을 찾지는 않고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그가 민심의 깊이와 속도를 알아채고 대응하는데 뒷북치기를 한다는 점이다.
노무현 후보는 소파개정 운동에 대해 7일 “너무 나서면 억울한 여중생의 죽음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으로 비칠까봐 아무 말도 안했다.
또 미국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 미국을 의식하는 사람들의 표를 의식해 아무 말도 못하는 것으로 보일까 부담돼서 마음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요컨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소파개정운동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는 자기고백이다.
노 후보는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사람의 말과 행동은 대통령만큼 무게가 있어야 한다”며 “시위에 참여하지 못한데 대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액면대로 보면 노 후보가 집권했을 때도 외교문제로 분노한 민심의 현장에서는 그를 만나기는 어려워 보일 것 같다.

◇ 외교 갈등 번지는데 수습책 못 내놔 =소파개정운동에 적극적인 네티즌은 친노무현 성향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에 가깝다.
대선후보의 서약을 촉구하는 홈페이지에 보면, 서명한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비난이 집중된 반면,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노 후보에 대해서는 “한 지역의 유세보다는 효과가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식의 충고성 글이 더 많다.
노 후보는 자신이 노사평화를 이룰 적임자라는 근거로 노동자들로부터 신뢰를 꼽고 있다. 노동자들의 무리한 요구는 신뢰를 무기로 설득 가능하다는 현장리더십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소파개정운동의 전개상황이 미국방한단의 취소 등 한미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해 노 후보는 효과적인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국민경선제·후보단일화 때도 번번이 뒷북 =노무현 후보는 민심의 수용에 나름의 원칙과 기준을 고수하면서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노 후보는 민주당이 DJ탈당 후 진로를 모색할 때 국민경선제의 도입에 현실성을 문제삼아 소극적이었으나, 국민경선제는 가장 성공적인 정치개혁으로 평가됐다.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서도 노무현 흔들기라며, 정책과 노선의 차이가 있는 후보끼리 합칠 수 없다는 기준을 내세워 한달 이상 허송세월했다.
9일 현재 노 후보는 ‘대통령의 무게’를 소파개정 서약을 요구하는 ‘민심의 무게’보다 무겁게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대통령이 아니다. 따라서 그의 서명은 외교적 자질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수는 있어도 외교적 문제를 즉각 발생시키는 문제는 아니다. 이 때문에 오는 14일 10만 국민 촛불시위를 거치면서도 그가 끝내 서명을 거부할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민심의 요구에 이런저런 기준을 세워 거부했다가 결국 뒷북치기로 수용했던 모습이 재현되지 마란 법이 없다.
민심뒷북치기는 김대중 대통령이 옷로비사건 수사 때 실정법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6개월간 사태를 지연했다가 민심의 결정적 이반을 불러왔던 사례 때문에 대통령의 자질 중 중요한 가늠자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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