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영원한 일꾼 오순부씨

노동자 자존심 지키려고 싸웠다

지역내일 2002-11-21 (수정 2002-11-22 오후 3:56:59)
예순 셋의 노인이 가을에서 초겨울까지 45일을 혼자 대우종합기계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그리고 22년 전 처음 해고된 이후 해고와 복직을 거듭하던 인생의 마지막 복직투쟁을 승리로 마쳤다.
“80년 대우중공업 해고조치의 부당함이 가슴에 한처럼 남아있었어. 금년 8월초에 그 당시 대우중공업 해고 조치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자 복직을 결심했지.”
겨울공화국 원년인 80년도, 오순부씨는 대우중공업의 대의원으로서 노동조합 민주화투쟁과정에서 처음 해고를 당했다. 그리고 강제합의각서에 따라 대우중공업의 위장계열사인 우일정밀에 입사했다. 하지만 열악한 근로조건에 맞서는 싸움으로 86년, 두 번째 해고조치를 맞았다. 3년간의 지리한 싸움 끝에 89년 복직을 얻어냈지만 92년 대선 때 ‘일하는 사람들의 대선참여운동본부’사건으로 다시 해고됐다. 이에 소송을 낸 그는 결국 해고가 아닌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
오씨는 96년부터 지금까지 벽산아파트 경비로 6년을 근무했다. 이미 대우중공업 정년도 지난 나이다. 그럼에도 노동자 오순부는 젊은 시절의 해고의 아픔과 설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정부로부터 그 당시 해고는 잘못됐다는 ‘민주화투쟁인증서’를 받았다.
지난 10월 1일부터 대우종합기계(전 대우중공업)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몇 년을 각오한 복직투쟁이었지만 ‘명예복직 후 곧바로 퇴직’안에 회사측이 합의하자 천막을 걷었다.
“지금까지 노동자라는 자존심이 나를 지켜줬는데 이번 복직투쟁시 회사측이 뿌린 흑색유인물로 내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
회사측은 80년도 해고당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합의를 하고 대우중공업이 우씨의 생계를 돕기 위해 우이정밀에 취직을 시켜줬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렸다. 또 우이정밀에서 1년 앞당겨 명퇴를 했는데 명예퇴직금을 받았다는 내용도 유인물에는 담겨있었다. “우이정밀에서 명퇴금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 가슴이 상당히 아팠지. 하지만 난 명예은퇴식 하는 자리에서 말했듯이 예전과는 달라진 세상이라고 생각해.”
이 변화된 세상에서 노사는 가슴을 열고 하나가 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해야 공멸을 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일 오전 11시 30분 대우종합기계 2층 강당에서는 한 직원의 명예퇴직 행사가 열렸다. 25살 젊은 나이로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후 마흔까지 잔뼈가 굵은 세월이 공장바깥의 22년 세월과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 인천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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