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초·중학생 열 명 중 세 명은 자신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일수록 ‘나는 노력하면 목표나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도시 지역 중 교육·문화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해 국가차원의 집중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저소득층 유아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뿐 아니라 문화·복지측면을 고려한 총체적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4일 열린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밝혀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교육개발원 이혜영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과 부산의 초·중학생 3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복지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나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 중 26.9%는 ‘별로 그렇지 않다’, 3.7%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많은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욕이 부족한 정서적 불안정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유한 가정 학생들은 80% 이상이 이에 대해 ‘매우 또는 다소 희망적’이라고 답한대 반해 못사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48% 이상이 ‘다소 또는 매우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노력하면 목표나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잘살거나 잘사는 편인 가정 자녀는 73.4∼92.8%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나 매우 못사는 가정 자녀는 22.2%, 못사는 편인 가정 자녀는 18.3%가 부정적이었다.
수업참여도에서도 ‘수업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수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응답이 잘사는 가정 자녀는 12∼13%였으나 매우 못사는 가정 자녀는 66.6%, 못사는 편 가정 자녀는 26.9%나 됐다.
가정환경 조사에서는 52.6%가 방과 후 부모나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았으나 보호자 없이 지내는 학생도 혼자 지내는 경우 20.7%, 형제자매와 지내는 경우 17.4% 등 38.1%에 달했다.
학생들은 방과 후 학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컴퓨터·인터넷 검색(22.9%), 공부공간(18.2%), 체험학습(16.4%), 교과 관련 책(11.3%), 과외·학원(10.1%)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아픈 적이 있다고 답한 저소득층 자녀 중 과반수가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연구위원은 “도시 저소득층 학생들은 영유아기부터 발생한 교육·문화적 결손이 초·중등학교에 올라가면 누적돼 학습의욕이 낮아지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육·복지·문화자원을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집중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충남대 천세영 교수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계획 수립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복지·문화 서비스의 종합적 제공을 주장했다.
천 교수는 “교육복지 정책은 영유아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교육·복지·문화 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특별·광역시, 시·군·구, 학교 단위에서의 관련 기관간 연계체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공이번 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 저소득층의 교육·문화·복지환경개선을 위한 범 정부 차원의 지원계획을 마련, 인적자원개발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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