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대화 “한국 배제” 논란
전문가 “주도적 역할이 이거냐” 비판 / 정부 “형식보다 실체가 중요” 강조
지역내일
2003-04-17
(수정 2003-04-17 오전 9:00:33)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다자회담에서 한국이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3~25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이 회담에는 미국 중국 북한 등 3국만 참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부 내 일부 인사들도 정부의 정세 오판과 외교적 실패를 지적하고 나섰다. 참여정부는 그간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왔으나 결국 ‘한국 배제’라는 결과에 이르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정책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3자회담 수용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적 해결 ▲한반도의 주도적 해결이라는 핵심 3대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주도적 해결측면에서) 남한의 권리를 포기해버린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처음부터 양자대화로 시작됐으면 모르지만 다자회담 원칙을 세웠으면 당연히 한국이 들어갔어야 했다”며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에서 정부가 정세를 완전히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문가는 “우리가 배제된 이상 절대로 협력할 수 없다는 뜻을 미국 중국 북한에 강력하게 말하면 충분히 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핵심관련자들의 ‘식견부족’을 질타했다.
그는 “우리의 명분, 미국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한국전을 할 수 없는 상황,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북한의 태도변화 등 모든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남주홍 교수(경기대)는 “3자 회담한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것을 실무차원이 아닌 본회담으로 주장하고 3자 결정을 본 회담 의제로 삼으면 우리의 발언권은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종일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형식보다 실체가 중요”하다며 “지금 논의되는 것은 다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준비회담이며 북한과 미국의 체면을 살리면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도 “평화적 해결 원칙에 가닥을 잡은 것 자체가 주도적 역할 아니냐”고 반문하며 “북핵 문제는 푸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도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화가 일단 시작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16일(현지시각) 북한 및 중국과의 3자회담에서 북한 핵개발 계획의 폐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리커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및 중국과 논의할 문제들 중 하나는 북한이 어떻게 핵무기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영구히 폐기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자 회담에는 미국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북한 이근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중국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이에 대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부 내 일부 인사들도 정부의 정세 오판과 외교적 실패를 지적하고 나섰다. 참여정부는 그간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왔으나 결국 ‘한국 배제’라는 결과에 이르게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정책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3자회담 수용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적 해결 ▲한반도의 주도적 해결이라는 핵심 3대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주도적 해결측면에서) 남한의 권리를 포기해버린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처음부터 양자대화로 시작됐으면 모르지만 다자회담 원칙을 세웠으면 당연히 한국이 들어갔어야 했다”며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에서 정부가 정세를 완전히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문가는 “우리가 배제된 이상 절대로 협력할 수 없다는 뜻을 미국 중국 북한에 강력하게 말하면 충분히 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핵심관련자들의 ‘식견부족’을 질타했다.
그는 “우리의 명분, 미국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한국전을 할 수 없는 상황,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북한의 태도변화 등 모든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남주홍 교수(경기대)는 “3자 회담한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것을 실무차원이 아닌 본회담으로 주장하고 3자 결정을 본 회담 의제로 삼으면 우리의 발언권은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종일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형식보다 실체가 중요”하다며 “지금 논의되는 것은 다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준비회담이며 북한과 미국의 체면을 살리면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도 “평화적 해결 원칙에 가닥을 잡은 것 자체가 주도적 역할 아니냐”고 반문하며 “북핵 문제는 푸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도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화가 일단 시작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16일(현지시각) 북한 및 중국과의 3자회담에서 북한 핵개발 계획의 폐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리커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및 중국과 논의할 문제들 중 하나는 북한이 어떻게 핵무기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영구히 폐기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자 회담에는 미국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북한 이근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중국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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