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모터사이클연맹 신준용 회장

지역내일 2003-04-18
<인터뷰>

대한모터사이클연맹 신준용 회장

“6년 전 묘한 인연으로 태백시를 방문했다. 첫눈에 이곳에 국제규격 경기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처음엔 풍차로 돌진하는 돈키호테 같은 심정이었다.”
오는 5월 5일 ‘KT&G 코리아 로드레이스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둔 대한모터사이클연맹 신준용 회장의 말이다.
이번 경기는 태백시 동점동에 있는 태백 준용써킷이 공식 인허가를 받은 후 첫 경기다. 레이서 출신의 신 회장은 지난 6년 동안 거의 맨손으로 이런 국제규격 경기장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외국은 대부분 자동차 메이커들이 써킷을 만들어 운용한다.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인 한국에 전용 써킷이 한 군데도 없다는 건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
물론 자동차 메이커에서 운용하는 주행시험장이 있지만 일정한 조건과 틀 안에서 자동차 성능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한다. 반면 자동차경주장에서는 연속 급제동시 브레이크 과열, 장시간 초고속주행시 엔진 내구성 등 극한상황에서 자동차의 모든 성능이 검증된다.
“자동차 광고를 보면 안다. 선진국일수록 광고에 자동차 전문가들이 나오고 후진국일수록 모델이나 유명 연예인들이 나온다. 벤츠 페라리 시트로앵 혼다 등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은 모두 F1 그랑프리를 통해 그 성능을 인정받았다. F1 그랑프리 우승 여부가 그해 자동차 판매대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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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식 인허가 후 첫 경기를 갖는 태백 준용써킷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비해 100배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시속 300k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2.5km의 코스, 프레스센터, 선수용 사무실, 관중석 스탠드, 정비공간 등 경기진행에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을 갖춘 셈이다. 지난해 다섯차례 시범경기를 통해 검증을 받았다. 2단계 확장공사로 코스를 4.2km로 늘릴 예정이다.”
해발 700m 고지에 있는 태백 준용 써킷은 한여름에도 경기장 온도가 20도를 넘지 않아 레이스들이 경기를 펼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
현재 코스길이는 2.5㎞, 폭은 13∼17m에 이르며 특히 900m 이상의 직선 구간이 있어 시속 300㎞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 지난 2001년 11월 1차 코스를 완공한 후 2002년에는 경주차 대기소인 피트 33개소와 경기운영실, 라커룸, 4000여석의 관람석, 2만여석의 자연 관중석 등을 완공해 국제경기장의 면모를 갖게 됐다.
첨단기술과 스피드가 어우러지는 모터스포츠는 현대인에 적합한 역동적 레저스포츠로 F1그랑프리 경우 매 경기당 20만명이 넘는 관중 동원력과 함께 천문학적인 광고수입과 후원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경기수익도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태백 준용써킷은 국내 최초의 국제적인 모터스포츠 경기장으로 폐광지역의 관광문화개발을 통해 국민정서에도 이바지하고 국제 모터스포츠경기대회를 유치, 스포츠문화를 통한 외화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 태백을 기치로 내건 태백시는 오토 레이스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태백 준용써킷을 운용하고 있는 MJ드림월드(주)는 태백과 동해안, 금강산을 잇는 관광벨트를 추진중이다.
금강산관광특구에 성인오락실사업과 4륜바이크 렌탈사업권 계약이 현대아산(주)과 이미 체결되어 있으며, 관광객 숙박시설이 태부족인 금강산관광특구에 해상관광호텔을 만들어 숙박 관련사업 진출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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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스포츠 전문가들도 영동권을 대표하는 태백써킷의 등장으로 수도권의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남부권의 창원 시가지 써킷과 함께 전국을 삼각으로 잇는 모터스포츠 거점이 마련돼 전국적인 레이스 대중화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흥행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상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국제규모의 써킷 11개를 포함하여 약 40여개의 써킷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수백회의 크고 작은 경기를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도 국제규격의 써킷을 갖고 국제경기를 치름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이득은 물론 국제적 위상도 강화하고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집계에 따르면 연간 태백시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200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강원랜드 카지노 관광객 수를 포함하지 않은 숫자이며 MJ드림월드는 이 가운데 30%의 관광객을 준용 써킷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선수, 관계자, 가족 및 매니아 외에 태백시를 방문하는 약 200만 명의 관광객 중 최소한 20~30%는 모터스포츠 경기장 관중으로 확보가 가능하며 이를 수치로 환산한다면 약 40~5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월드컵 다음으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행사의 하나다. 우리 세대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을 다시 유치하기는 어렵겠지만 F1은 가능하다. F1은 매년 열리고 수십만 외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특히 일본 관객들이 많다.”
MJ드림월드 신준용 대표의 말이다. 그만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 대표는 “폭주족들을 대상으로 레이싱 스쿨을 운영하는 한편 경찰청과 협의해 안전운전교육장으로도 사용할 예정”이라며 “설악산과 경포대, 강원랜드 등 유명 관광지가 2시간 이내 거리에 인접한 태백 써킷은 이번 개장을 계기로 국내 모터스포츠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태백 준용써킷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구문소 자연학습장과 태백산, 석탄박물관, 용연동굴, 한강 발원지 검용소, 낙동강 발원지 황지샘, 30분 거리의 강원랜드 카지노 등이 위치한다.
태백시는 동점동 입구 구문소(뚜르내)를 자연학습장으로 개발하고 자동차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준용써킷 바로 옆에는 강원도와 태백시가 공동으로 오토레이스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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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준용써킷은 폐광지역의 환경문제까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원래 경기장이 위치한 태백시 동점동 사군다리골 일대는 아주 오래전(?) 커다란 자연호수가 자리하고 있어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태백에서 현불사 가는 길 오른쪽에 아연광산(연화광업소)이 개발되면서 사군다리골은 30년 정도 아연광산에서 선광(광물을 선별하는 공정)하고 난 찌꺼기인 광미를 매립하는 폐광미매립장으로 사용됐다. 연화광업소는 광산과 사군다리골 사이에 긴 터널을 뚫어 폐광미를 이 터널로 운송, 사군다리골에 쏟아부었다.
사군다리골 입구에 수십미터 높이의 광미 매립용 댐이 건설되고 폐광미는 이 댐 속에 30년 이상 차곡차곡 쌓였다. 90년대 후반 광산이 문을 닫고 나서도 폐광미댐 아래로는 비소와 카드뮴 등 중금속이 섞인 침출수가 흘러내렸다.
특히 많은 비가 오면 길이 2킬로미터, 폭 600미터 정도의 매립지는 곳곳에서 유독성 가스가 피어오르는 ‘죽음의 땅’으로 버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태백 준용써킷이 들어서면서 이런 현상은 상당부분 감소하고 있다. 일단 폐광미침전장 위 표토가 포장되고 인근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수가 우회수로를 통해 배출되면서 폐광미층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대부분 통제되고 있어 침출수나 유독가스 발생이 대폭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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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카레이서 선수로 출발, ‘라면 끓여 먹으며’ 국제규격 경기장을 일궈낸 신 회장은 일단 ‘꿈은 이루었지만’ 모터스포츠 대중화와 F1 등 국제경기 유치라는 ‘더 큰 꿈’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지난 4년간 준용 써킷 건설에 전념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며 국내 모터스포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터스포츠 대중화는 안전운전 프로그램과 같이 간다. 일본의 경우 프로 운전자들이면 반드시 모터스포츠 전문 교육을 받는다. 교육시 사고가 감소, 회사 비용지출이 오히려 줄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경찰이나 경호팀은 반드시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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