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에 착수하면서 워크아웃 1호기업인 동아건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동아건설은 지난 4·13 총선 직전 여·야 후보 수십명에게 7억∼8억원의 정치자금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병우 전 회장을 출국 금지시키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8년 7월 취임한 고 전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조기에 단행하고 노사협의로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그러나 98년들어 고 전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측근인사 등과 각종 이권에 개입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특히 한 모 고문이 주관한 자산매각이 비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이루어져 각종 의혹을 사고 있다.
고 전 회장은 98년 11월 23일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에 건설 중인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박경원씨 등에게 주식대금 7억5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박씨 등이 매각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이를 다시 44억6000만원에 국제스틸에 재양도하는 과정에서 박씨 등은 6개월만에 37억1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국제스틸이 99년 9월 29일까지 계약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자 실무자들은 계약해지를 강력히 건의했다. 하지만 한 고문이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 대표이사 사전 결재도 없이 회사 인감을 무단사용해 계약을 연장해 주었다. 당시 실무자들은 99년 6월 29일 계약서에 미리 도장을 찍은 후 7월 2일에야 비로소 이창복 사장 사인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국제스틸은 골프장을 대보종합건설에 수십억원을 받고 다시 양도했다.
동아건설은 불과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1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동아건설이 이 골프장 건설을 위해 쏟아 부은 돈은 1002억원 가량 된다. 하지만 매각금액은 7억5000만원. 지난 5월 동아건설은 한 고문과 서원골프 김성환 사장을 고소했지만 고 회장 퇴진 후 최동섭 회장이 취임하면서 새 경영진은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이를 취하해 버렸다. (12면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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