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거형태에는 지배적인 문화와 생활양식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조선 후기 유교의 삼강오륜 사상이 사회적 기풍으로 정착되면서 남녀의 지위차등과 내외사상 등이 주택의 평면을 구성하는 기본개념이 되었다. 이로 인해 남성들의 공간으로 사랑(舍廊)이 사랑채로 격상되고, 반면에 여성의 공간은 집의 구석으로 옮겨간 것이다. 여성이 균등하게 재산을 상속받던 조선전기만 해도 사랑채는 사랑(斜廊)이라고 불렀으며, 집곁에 지은 작은 문간방으로서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중기 이후 가부장권의 강화와 내외사상의 영향으로 사랑채가 별개의 채로서 위용을 갖추고, 남자들이 기거하는 사랑채와 여자들이 기거하는 안채를 구분하여 별개의 건물과 담을 두고, 그 사이에 일각대문을 두어 드나들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고 살아야 하는 주거공간에서 어떠한 여성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지배층 여성들의 가부장제에 대한 종속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남성 일반에 대해 여성을 비하하는 가치관을 확산시킨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주택에서는 조선시대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던 부인들의 활동공간인 내실, 규방, 부엌 등이 가족의 중심공간으로 변모했으며, 부부가 한 방을 사용하는 구조로 변화하였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부엌의 거실화, 외부면에 접하는 부억의 배치 등이 추구되고 있는 등, 종전 여성의 공간이 주택의 설계와 판매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주거공간에서의 평등이 조선시대 주택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함으로써 여성의 위치조차 열등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 여성의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초래하였다. 주거공간의 평등은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주체적 권리를 가진 존재로서 인식을 싹트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여성이 자녀양육과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자기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에는 피임약과 스타킹의 발명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공급도 여성으로 하여금 집지킴이의 역할을 벗어나게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주공간에 나타난 양성평등의 정신이 앞으로 더 많은 사회 곳곳에 확산될 것이라 믿으며, 양성평등이 기존사회를 와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시키는 것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대한주택공사>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고 살아야 하는 주거공간에서 어떠한 여성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지배층 여성들의 가부장제에 대한 종속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남성 일반에 대해 여성을 비하하는 가치관을 확산시킨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주택에서는 조선시대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던 부인들의 활동공간인 내실, 규방, 부엌 등이 가족의 중심공간으로 변모했으며, 부부가 한 방을 사용하는 구조로 변화하였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부엌의 거실화, 외부면에 접하는 부억의 배치 등이 추구되고 있는 등, 종전 여성의 공간이 주택의 설계와 판매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주거공간에서의 평등이 조선시대 주택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함으로써 여성의 위치조차 열등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 여성의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초래하였다. 주거공간의 평등은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주체적 권리를 가진 존재로서 인식을 싹트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여성이 자녀양육과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자기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에는 피임약과 스타킹의 발명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공급도 여성으로 하여금 집지킴이의 역할을 벗어나게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주공간에 나타난 양성평등의 정신이 앞으로 더 많은 사회 곳곳에 확산될 것이라 믿으며, 양성평등이 기존사회를 와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시키는 것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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