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형화 ‘호재’인가

은행 대형화 곳곳 ‘암초’

지역내일 2003-06-24 (수정 2003-06-24 오후 5:49:54)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이 확정되면서 은행 대형화의 시너지효과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이 오히려 경쟁을 약화시키고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도 시너지에 의구심을 갖고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합병소식 자체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호재로 작용했지만 합병효과가 미미하거나 예기치 못한 악재가 나오면 곤두박질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합병초기에는 앞다퉈 ‘매수’의견을 내놓지만 주가는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국민, 주택 카드부실까지=국내 소매금융의 최강자이며 자산규모 세계 60위로 출발한 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카드사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주택은행를 합병한 지난 2001년 11월과 2002년 상반기만 해도 ‘황금알’로 보였던 카드사업이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다. 주택은행의 BC카드사업부는 합병 이후 국민은행의 신용카드사업부로 편입됐으며 국민카드는 국민은행의 자회사로 존립하고 있었다. 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예상했던 비경상비용은 국민기술금융 합병과 주은리스 매각 등 자회사 구조조정 1190억원과 하이닉스 주식매각 788억원, 전산통합직접비용 1020억원, 임금인상과 명예퇴직 600억원이었다. 카드부실관련 충당금과 카드사 지분법 평가손실만 9454억원이었다. 이중 4분기에만 7941억원의 충당금을 추가설정해야 했다. 부실규모가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4분기중 합병전 주택은행 BC카드 사업부분에서 3808억원의 충당금이 추가됐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시장에 표출될 수 있다”며 “국민은행은 선도은행에 걸맞는 비전을 제시하고 합병시너지 효과를 가시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생각지 않았던 카드부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소매금융간의 합병으로 시너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고 지금까지는 합병에 주력해 시너지가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 주가추락=하나-서울은행의 합병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합병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예상보다 적어 자금부담이 많지 않았 다. 합병반대의사를 표시한 51.6%의 주주 중 16.0%에 그쳤다. 매수청구금액은 대략 3000억원이었다. 합병이후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매수청구권 행사가 더 유리했다.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1만7250원이었으나 상장초기에 1만8000원대까지 올랐을 뿐 곧바로 17만원대 이하로 곤두박질 쳐 지난 3월 17일에는 7900원까지 추락했다. 예상치 않았던 SKG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SKG의 주채권은행이었다. 정부지분 처리문제도 남아있다. 주당 1만8828원, 총 1조1500억원을 보장키로 한 약속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하나은행 주가는 1만2600원이었다.
노조문제 역시 걸림돌이다.
미래에셋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서울은행 노조의 저항과 하나은행의 문화 이질감에 따른 우려가 있다”면서 “두 은행간의 기업문화 차이를 가능한 빨리 해소하고 서울은행의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6개월 하나은행 목표주가를 2만6000원 이상으로 잡았다. 그러나 아직 하나은행 주가는 목표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한-조흥, 또다른 실험=신한은행의 조흥은행 합병에 대해 전문가들은 역시 우려보다는 기대가 많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1만8000원대까지 올려놓았다. 조흥은행 인수시 수익기반 강화와 시장점유율 상승이 합병의 주요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신한지주 자금조달, 인수 후 조직통합리스크 등은 악재다.
LG투자증권 백동호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격과 인수대금 지급조건에 따르면 영업권이 1조3000억원 발생하고 주식수는 36.1% 증가한다”면서 “상환우선주에 의한 인수자금 조달은 이자와 원금상환조건에 따라 신한지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서울은행이 직급·급여를 놓고 양 노조가 마찰을 빚는 것과 같은 내부통합문제도 배제하기 어려운 난제다. 조흥은행 노조의 강력한 투쟁분위기도 향후 주가할인요인이 될 수 있다.
LG 투자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노조와 합의한 고용 보장과 임금 수준 단계적인상 등이 부각되는 것은 합병 효과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며 “주가 역시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신한은행 자체가 다양한 출신들로 구성됐으나 내부통합문제가 없었다”면서 “조흥은행과 통합되더라도 우려하는 내부마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로 시장점유율 상승, 순이자마진(NIM) 상승, 주당가치 증가 등 신한지주 주주의 미래가치가 증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신한-조흥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나-서울은행의 비즈니스 모델보다 우월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2조7000억원 이하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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