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통일의 첫걸음

지역내일 2000-12-03 (수정 2000-12-04 오전 10:45:47)
지난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이루어진 이산 가족상봉은 반세기동안 참았던 눈물을 한자리
에 쏟아내는 시간이었다. 상봉을 못한 이산가족들도, 지켜보는 국민들도, 심지어 지구촌 이웃들도 분단과 이
산의 아픔을 생각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감동적이었다. 그 속에서 한민족은 통일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 며칠 지나지도 않아, 보수 언론과 수구세력은 남북화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무
색할 정도로 행사상의 사소한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1인당 상봉비용이 얼마이니 하여 마치 상봉으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불필요하게 사용된 것처럼 비추는가 하면, 서울에 온 북측인사의 신분을 트집 삼아 북측의 폐
쇄성을 은근히 강조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이번 11월 30일부터 서울과 평양에서 2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 언론은 그 전처럼 그들의
슬픈 재회를 대서 특필했고 국민들도 똑같이 기뻐했다. 그러나,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은 1차 이산가족상봉
직후에 보여준 행태에서처럼 또 다른 문제점들을 제기하여 이를 침소봉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처럼 국론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동향들을 경계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인 6·15공동선언 이후 한반도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수반
되는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자주 흐름을 돌아보고 올바른 대응책을 찾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시비자체를 위한 시비로 점철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통일에 대하여 개
혁세력이건 보수세력이건 국론분열이란 있을 수 없다.

냉전종식에 개혁·보수는 없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주고 북측의 의도에 너무 휘둘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한다. 이러한
주장이 현재 어려운 경제상황과 결부되어 일부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50년이
라는 막힌 세월을 뚫는 데 놀부의 심보를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땅에서 다시는 동족상잔이 일어나
서는 안 된다는 민족전체의 공감대를 확인시켜 주듯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맞이하여 대
화상대로 나선 것이 얼마나 큰 소득인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북한을 찾았고,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을 찾아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한다. 조심스러운 김정일 위원장이 내년 봄엔 반드시 서울을 찾
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안전보장의 신뢰감도 북한에게 주었다. 북한도 수십년간 고수해 왔던 주한미
군 철수 주장과 남북연방제를 양보했다. 더 나아가 남북 공히 향후 경제교류를 통해 얻게 될 이익을 생각하
면 남측이 북측에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통일의 시작이다. 이제 그토록 고대했던 통일을 향한 첫술을 떴다. 단 한 번의 첫술에도 세
계가 감동하고 통일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유독 당사자인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내 숟갈이 작네, 떠준
밥이 많네’라며 사소한 것에 시비를 걸어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없다.

자유왕래 실험 감행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통일을 이야기하면 단번에 공산당으로 몰리던 시절이 있었다.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이 나고
손아귀에 터럭과 날카로운 발톱이 났다고 교육받던 시절도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이제 우리가 그토록 반대
하던 공산주의는 몰락의 길을 가속하고 있고, 민주주의가 세계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 중에도 이념으로 갈라진 남과 북은 각자의 통일론의 우위성과 당위성만을 고집하며 평행선을 그어왔
다. 적어도 문민정부 때까지도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는 것을 기피해 왔다. 변화가 기득권 세력과 수구 세력
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하여 현실 안주를 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남북 쌍방이 주장해 온 이론의 타당성을 현실에서 검증하고 있다. 남북이산가족이 지금처럼
기획상봉이 아니라 상시로 만나게 된다면 남북의 주장은 정당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경의선이 복원되어 남
북한 철길이 뚫린다면 그 또한 타당성이 입증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남북은 한 단계 높은 또다른 실험을 하
게 될 것이다.
남북이 서울 평양간에 실무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수도 있고, 자유왕래라는 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 길
을 계속 가야한다는 대전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 차례에 걸친 이산가족상봉은 통일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우리는 통일의 꽃이 활짝 피
기를 기대한다.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사소한 문제들을 초월하는 지혜와, 더불어 사
는 동포애, 그리고 평화사랑의 큰 마음을 내고 있어 저으기 마음이 놓인다.
인도적으로도 옳고 통일 한국의 비전으로 귀결되어지는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해 국민들은 어질고 큰 마음으
로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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