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경제특구 성공의 조건(김진동 2003.08.07)

지역내일 2003-08-07 (수정 2003-08-07 오후 8:51:15)
경제특구 성공의 조건
김진동 객원논설위원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인천이 경제자유지역(경제특구)으로 지정됨으로써 특구시대를 열게 됐다. 경제특구 지정은 특정지역을 외국 기업에 개방, 세제 금융 등 각종 지원과 규제완화를 통해 매력적인 우대조치를 함으로서 외국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향상의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국가적 발전전략 수단의 하나다. 그러자면 외국 기업과 기업인이 자유스럽고 안정된 환경에서 기업활동을 하도록 제도와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특혜적 유인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경제특구는 김영삼정부 때부터 추진되어 왔으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한 채 허송세월하다가 이제야 첫 단추를 끼게 된 것이다. 참여정부의 동북아 중심국가 구축이라는 야심찬 그림의 첫 페이지라는 점에서,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업규제, 악성 노사분규, 고임금이 걸림돌
그러면서도 너무 늦게 출발한다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 인천 경제특구가 처음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70년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시발을 찾을 수 있고 당시 박정희 정권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오래가지 못해 실패한 경험을 안고 있다. 외국에선, 특히 경쟁국에선 이미 앞서 개발하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멕시코 아일랜드 네덜란드 중국 싱가포르 등 국가들에선 괄목할 만한 발전 기틀을 다져놓고 있다. 북한까지도 무역특구를 지정한 데 이어 경제특구를 시도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경제특구에 관한한 후발국인 셈이다. 후발국인만큼 선발국의 성패사례를 가려내 교훈으로 삼고 벤치마킹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선점국과 사활을 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경제특구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특구는 그 실현을 위한 단기적 수단일뿐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특구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실현을 위한 실험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세계 일류기업, 최고 수준의 기술이 자연스레 모여드는 환경이라 한다면 굳이 특정 지역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붇고 일부 기업에만 특혜를 부여하는 비민주적 반시장적인 실험실을 만들 까닭이 없다. 따라서 전국이 특구와 다름없는 경영환경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력 있는 국가, 글로벌 시대의 일류국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으로서의 특구는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성공의 조건은 만만치 않다. 외국기업이 한국진출을 꺼리고 이미 진출해 있는 자본이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규제와 노사갈등, 고임금이 꼽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거미줄처럼 기업을 조이는 각종 규제,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노사분규, 경쟁국에 비해 훌쩍 높아진 임금수준으로는 외국의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어렵다. 외국 기업은 말할 것 없고 국내 기업까지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옮기는 해외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그래서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는 현실에 유의해야 한다.


전국이 기업하기 좋은 경제특구처럼 되어야
이같은 의식과 관행 그리고 시스템의 개혁 없이 손쉬운 세제지원 정도만으로 빼앗긴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또 하나 유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경제특구 완성엔 적어도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정권적인 단기 치적의 하나로 추진한다면 실패를 예비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권을 초월하여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불어 국내기업에도 외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로 유치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기업은 열악한 경영환경 때문에 해외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역차별 때문에 그같은 제조업의 해외이전 가속화에 불을 질러서는 안된다.
정부는 인천에 이어 곧 부산과 광양에도 경제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급하게 서둘 일이 아니다. 인천의 성공이 담보된 다음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 외국의 특구하고 경쟁해야 할 형편에 우물안 경쟁을 하다보면 자원의 낭비가 불가피해지고 어느 한 쪽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동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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