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 찢겨진 민심 추스리는 경기권 인물들

지역내일 2003-06-30


안양 김남준, 조영래 뒤를 쫓는 인권변호사
파주 이용남, 전국을 뒤흔든 한 컷의 사진
성남 김해성,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
안산 조순실, 청소년문제 현장 전문가


김남준 변호사

김남준(40) 변호사는 안양지역 노동·시민단체의 든든한 법률적 후원자로 10년 넘게 활동해 왔다. 고영구 국정원장과 함께 고 조영래 변호사의 뜻을 잇기 위해 노력해왔다. 93년 노동인권상담소 지원활동 경험을 살려 창원으로 내려가려던 그는 시민종합법률사무소(고영구 대표변호사)의 안양 사무소 설치소식을 듣고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일반사건에 비해 노력이 많이 드는 노동사건에 몰두한 탓에 고생은 많았지만, 법률사무소는 안양 지역사회의 법률지원센터로 위치를 굳혔다. 지금도 수임의 30% 이상은 노동사건이다. 김 변호사는 95년부터는 노동사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법률사무소안에 시민노동인권상담소를 설치운영중이다.
또 김 변호사는 10여개가 넘는 각종 시민·노동단체에 대한 후원과 군포시, YWCA, 사회복지관 등에 정기적인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김 변호사는 지역여론의 장인 ‘안양민주포럼’, ‘군포시민포럼’ 등을 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공서와 시민단체에 한정됐던 상담활동을 강화해 지역주민들의 부족한 법률소양을 제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용남 현장사진연구소장

이용남(48) 현장사진연구소장은 한국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거물이다. ‘대통령을 만든 또한명의 숨은 인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바로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을 전국민적 분노로 승화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찍은 여중생 사망 현장사진 한 장이 온 국민을 촛불시위에 참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의 별명은 ‘파주의 기록자’. 분단현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파주시 곳곳에 그는 15년동안 카메라 앵글을 맞춰왔다. 분단의 현장과 군인, 특히 주한미군의 실상을 고발해온 그는 군 당국과 주한미군의 경계대상 1호였다. 15년간 그가 모은 방대한 미군 관련 자료와 경험은 미군관련 전문가들이 자문을 구할 정도가 됐고, 그를 미군과 군문제 전문가로 만들었다. 그가 확보한 자료가 어지간한 정보기관수준은 될 것이라는 비유도 듣는다.
그는 철저히 현장에 서있다. 대부분의 군문제 전문가들이 검증이 불가능한 현실 때문에 제한된 정보의 말잔치에만 머무는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현재 파주저널신문 논설위원직을 맡고 있다. 파주에서 나고 자란 파주토박이. 그가 서울의 이른바 명문대에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동네 입구에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동네사람들이 ‘개천에서 용났다’며 모두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 2학년때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명문대생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버리고 5년동안 탄광 막장으로 흘러들어가 광산 노동자로 살았다. 이 때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그 후 80년대에는 서울과 광주의 시위현장을 오가며 셔터를 눌렀다. 80년대 끝무렵에 고향 파주로 돌아왔다. 그는 일상생활과 생명을 파괴하는 ‘권력’ 피사체들에 총구대신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고 방아쇠대신 셔터를 눌러 저항해왔다.
파주시내 성인의 반 이상이 그와 호형호제한다는 말이 과장되지 않게 들리는 것도 그가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는 현장중심의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조순실 ‘들꽃피는 학교’ 공동대표
조순실(45) ‘들꽃피는 마을·학교’공동대표는 경기 안산지역 노동·청소년 교육운동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1986년 남편인 김현수(47) 목사와 공단도시인 안산에 정착해 교회를 열었다. 당시 시화·반월공단에는 잦은 산업재해가 발생,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었지만 노동조합은 전무했다. 조 대표와 김 목사는 정권의 탄압에서 벗어나고 노동자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교회 이름을 ‘노동’으로 정하고 교회 부설로 지역 최초의 노동상담소를 개설했다.
94년 여름 새벽기도차 교회에 갔다가 잠들어 있는 가출소년들을 보고 이들에 대한 교육문제에 매진하게 됐다. 전국적 모범사례가 된 청소년쉼터 ‘들꽃피는 마을·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조 대표는 청소년 문제가 공단의 저소득 맞벌이 가정이 많은 안산지역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고 가출 청소년 그룹홈 활동을 대안으로 찾아냈다. 현재 45명의 아이들과 10여명의 전문인력이 모여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대안학교도 운영 중이다. 조 대표는 이처럼 청소년문제에 관한 한 현장의 실천적 전문가로서 손꼽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청소년, 가정 등 사회복지문제를 정부의 각 부처별로 따로따로 대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연관된 큰 틀에서 바라보고 종합적으로 대처할 정부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성 목사

중국동포나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는 임금체불과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성남의 김 목사를 찾아가라”는 말이 통용된다. 중국동포의집 및 외국인노동자의 집 소장인 김해성 목사는 어느덧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의 대부가 됐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40만명, 그 중 80%가 불법체류자라고 한다. 이제 한국경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노동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불법체류자를 내 쫓을 경우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기계를 멈춰야 한다. 현재 불법체류자의 다수는 한국말에 능통하고, 숙련공이 돼있다.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는 최고 학부를 나온 엘리트층이다. 이들 중에서 대통령이나 장관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김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국가경제와 외교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라는 멍에를 쓰고 저임금과 폭행 등 비인간적 취급을 받고 있다.
김 소장은 외국인노동자의 저임금과 착취의 근거가 되는 ‘연수생제도의 폐지와 고용허가제(노동허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를 양성화하고, 고용허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은 성남을 비롯해 경기도 광주, 안산 2곳, 서울(구로·금천구), 양주 등 5개 지역에 8개 센터로 늘어났다.
김 목사는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 보호법’제정을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그 결과 현재 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대표 발의로 관계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상태다.
80년 5월 한신대 3학년에 재학 중 수배를 당한 김 소장은 11월 성남에 와서 철거민이나 노점상, 가난하고 억울한 이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스스로 민중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데 그들과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진실된 자세인가를 고민하다 노동자로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
84년 성남 공단내에 있는 카메라 만드는 광학회사에 입사했다. 결국 대학교 학력을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이유로 1년만에 해고됐다.
1986년 ‘산자교회’를 설립하고, 노동상담소‘희망의 전화’를 개설했다. 희망의 전화는 노동조합결성, 임금 체불, 산업 재해 등을 상담했으며, 당시 성남시내 민주적 노동조합 90% 이상을 조직했다.
당시 김 소장의 별명중의 하나는 매 맞는 목사였다. 노동자 투쟁이나 기독교계가 시국사건에 대해 항의나 집회할 때 마이크 잡고 앞장서서 싸웠다. 그러다 보니 맨 먼저 경찰과 충돌하게 되고, 그 결과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한 것이 열 세 번이나 된다. 항의시위를 하다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부러져 두 달만에 퇴원한 그 다음날 부러졌던 갈비뼈가 또 부러지는 적도 있다.
세상이 변했다. 김 소장은 현재 부평의 경찰종합학교 외사 실무 강사로 초빙돼 정기강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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