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방카슈랑스 시대가 열렸다.
방카슈랑스란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은행에서도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30일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 상호저축은행 등에서도 보험판매를 허용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효됨에 따라 이달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방카슈랑스 업무가 시작됐다.
◇7000여개 보험대리점 생기는 셈=그동안 고객들이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설계사를 통하거나 전화 또는 인터넷을 이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가 도입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 창구를 통해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업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본점은 4명이상, 지점은 1명 이상 보험상품 판매 자격자를 보유해야하고, 은행창구와 보험창구를 분리해야한다.
금융계에서는 16개 은행과 23개 증권사, 77개 상호저축은행 등 총 116개의 금융기관이 방카슈랑스 업무 등록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의 본점과 지점이 모두 보험판매 영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전국적으로 7000여개의 보험판매 대리점이 생기는 셈이다. 고객들로서는 가까운 금융기관 창구를 이용할 수 있어, 손쉽게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또하나의 이점은 보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금융기관 창구를 직접 방문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므로, 보험 모집인 운영 등에 따른 사업비를 줄일 수 있어 그만큼 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장 은행과 보험사들이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갈 연금보험의 경우 5~10% 가량 보험료가 낮은 상품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방카슈랑스가 도입에 따른 보험료 인하 효과는 3~5년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보험료 인하에 소극적인데다 은행들도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전산투자비, 교육투자비 등 고정비용 증가를 이유로 보험료 인하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여러 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어 특정 은행 판매 상품만 가격을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과 보험사의 파트너쉽이 형성되기 전에는 가격이나 내용면에서 획기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 방카슈랑스 업무 준비로 분주=또 방카슈랑스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은행창구에서 보험사와 똑같은 상품에 가입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다.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보험업계의 충격을 우려한 당국이 판매 상품을 단계적으로 제한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은 연금보험, 교육보험, 장기저축성 보험, 신용생명보험, 주택화재보험, 개인상해보험 등이다. 종신보험 등 본격적인 보장성 보험이나 자동차 보험은 오는 2005년 4월부터나 판매할 수 있고,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하고 판매상품에 대한 규정이 완전히 풀리는 것은 2007년 4월부터다.
이에 따라 은행권과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상품 및 판매 준비작업을 해왔다.
대한생명의 경우 대한사랑모아연금, 대한바로연금, 대한변액연금 등 연금상품 3개를 중심으로 저축보험상품, 양로보험상품 등 총 7종의 상품을 준비해 놓았다.
교보생명도 3종류의 연금상품을 비롯 변액연금상품, 저축보험상품 등 6종류의 상품을 개발하는 등 보험사마다 5~6개의 방카슈랑스 상품을 준비해놓았다.
은행권도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들은 제휴 보험사 상품 중 고객들에게 인기를 모을 만한 주력상품을 선정하는 한편, 예금이 많은 고객 명단을 정리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7개 제휴보험사의 16~17개 상품을 출시할 예정. 연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체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30~40대 여성 고객을 주타켓층으로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VIP고객을 대상으로 연금보험과 저축성 보험판매에 나설 계획이고, 조흥은행도 양로보험과 장기저축보험 등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초기 시행 ‘진통’ 예상=하지만 이같은 준비작업과는 별도로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마련한 업무지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시행 초기 진통이 우려되고 있다.
은행권은 은행과 보험의 영업 창구를 분리 운영하는 것과 보험 가입 고객의 정보를 보험회사와 공유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구조조정을 통해 점포당 최소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보험의 영업을 분리시키는 것은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 또 가입 고객의 정보를 보험회사로 넘기는 것은 프라이빗 뱅킹(PB)과 대출 영업에서 경쟁 관계인 보험회사로 고객 정보가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은행권 주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은행과 보험 창구의 분리는 이미 보험업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는 사항이며 은행은 보험회사의 대리점이므로 보험회사의 고객 정보 보유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금감원의 이같은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리점 등록 신청을 미루고 반발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부 은행과 보험사들의 준비작업이 늦어져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 영업 차질도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전산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한 곳이 있다”며 “우선 판매가능한 상품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고객들, 꼼꼼히 따지고 가입해야=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가장 큰 효과는 판매채널을 늘어 보험가입이 손쉽고, 사업비 절감을 통해 보험료가 싸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험료가 싸다고 해서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보험상품은 무엇보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긴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속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에서 가입했을 때보다 보험혜택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보험사에서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설계사들이 계약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사후 서비스를 받는 데도 편리하지만, 은행에서 가입하면 판매는 은행이, 관리는 보험사가 따로 하므로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판매와 사후 관리가 분리돼 있는 만큼 장기성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은행이 아니라 보험사의 신용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보험상품을 처음 판매하는 은행원들의 전문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다. 결국 고객들이 보험상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카슈랑스란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은행에서도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30일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 상호저축은행 등에서도 보험판매를 허용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효됨에 따라 이달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방카슈랑스 업무가 시작됐다.
◇7000여개 보험대리점 생기는 셈=그동안 고객들이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설계사를 통하거나 전화 또는 인터넷을 이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가 도입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 창구를 통해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업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본점은 4명이상, 지점은 1명 이상 보험상품 판매 자격자를 보유해야하고, 은행창구와 보험창구를 분리해야한다.
금융계에서는 16개 은행과 23개 증권사, 77개 상호저축은행 등 총 116개의 금융기관이 방카슈랑스 업무 등록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의 본점과 지점이 모두 보험판매 영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전국적으로 7000여개의 보험판매 대리점이 생기는 셈이다. 고객들로서는 가까운 금융기관 창구를 이용할 수 있어, 손쉽게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또하나의 이점은 보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금융기관 창구를 직접 방문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므로, 보험 모집인 운영 등에 따른 사업비를 줄일 수 있어 그만큼 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장 은행과 보험사들이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갈 연금보험의 경우 5~10% 가량 보험료가 낮은 상품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방카슈랑스가 도입에 따른 보험료 인하 효과는 3~5년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보험료 인하에 소극적인데다 은행들도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전산투자비, 교육투자비 등 고정비용 증가를 이유로 보험료 인하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여러 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어 특정 은행 판매 상품만 가격을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과 보험사의 파트너쉽이 형성되기 전에는 가격이나 내용면에서 획기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 방카슈랑스 업무 준비로 분주=또 방카슈랑스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은행창구에서 보험사와 똑같은 상품에 가입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다.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보험업계의 충격을 우려한 당국이 판매 상품을 단계적으로 제한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은 연금보험, 교육보험, 장기저축성 보험, 신용생명보험, 주택화재보험, 개인상해보험 등이다. 종신보험 등 본격적인 보장성 보험이나 자동차 보험은 오는 2005년 4월부터나 판매할 수 있고,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하고 판매상품에 대한 규정이 완전히 풀리는 것은 2007년 4월부터다.
이에 따라 은행권과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상품 및 판매 준비작업을 해왔다.
대한생명의 경우 대한사랑모아연금, 대한바로연금, 대한변액연금 등 연금상품 3개를 중심으로 저축보험상품, 양로보험상품 등 총 7종의 상품을 준비해 놓았다.
교보생명도 3종류의 연금상품을 비롯 변액연금상품, 저축보험상품 등 6종류의 상품을 개발하는 등 보험사마다 5~6개의 방카슈랑스 상품을 준비해놓았다.
은행권도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들은 제휴 보험사 상품 중 고객들에게 인기를 모을 만한 주력상품을 선정하는 한편, 예금이 많은 고객 명단을 정리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7개 제휴보험사의 16~17개 상품을 출시할 예정. 연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체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30~40대 여성 고객을 주타켓층으로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VIP고객을 대상으로 연금보험과 저축성 보험판매에 나설 계획이고, 조흥은행도 양로보험과 장기저축보험 등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초기 시행 ‘진통’ 예상=하지만 이같은 준비작업과는 별도로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이 마련한 업무지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시행 초기 진통이 우려되고 있다.
은행권은 은행과 보험의 영업 창구를 분리 운영하는 것과 보험 가입 고객의 정보를 보험회사와 공유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구조조정을 통해 점포당 최소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보험의 영업을 분리시키는 것은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 또 가입 고객의 정보를 보험회사로 넘기는 것은 프라이빗 뱅킹(PB)과 대출 영업에서 경쟁 관계인 보험회사로 고객 정보가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은행권 주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은행과 보험 창구의 분리는 이미 보험업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는 사항이며 은행은 보험회사의 대리점이므로 보험회사의 고객 정보 보유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금감원의 이같은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리점 등록 신청을 미루고 반발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부 은행과 보험사들의 준비작업이 늦어져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 영업 차질도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전산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한 곳이 있다”며 “우선 판매가능한 상품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고객들, 꼼꼼히 따지고 가입해야=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가장 큰 효과는 판매채널을 늘어 보험가입이 손쉽고, 사업비 절감을 통해 보험료가 싸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험료가 싸다고 해서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보험상품은 무엇보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긴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속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에서 가입했을 때보다 보험혜택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보험사에서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설계사들이 계약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사후 서비스를 받는 데도 편리하지만, 은행에서 가입하면 판매는 은행이, 관리는 보험사가 따로 하므로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판매와 사후 관리가 분리돼 있는 만큼 장기성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은행이 아니라 보험사의 신용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보험상품을 처음 판매하는 은행원들의 전문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다. 결국 고객들이 보험상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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