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홈쇼핑 업체에서 내놓은 이민상품에 80분간 약 1000명이 몰려 175억원 어치가 팔린 사건은 거세지는 한국의 이민열풍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20대와 30대가 62%를 차지, 젊은층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그야말로 ‘우울한 대박’이다.
실제 20∼30대 사이에서는 요즘‘이민계’가 성행하고 있고 의사들이 외국 의사면허를 따기 위해 공부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이민 신고자는 1173명으로 200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주로 자녀의 교육환경 개선이 목적이었던 과거의 이민열풍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젊은층의 한국 이탈 현상은 단순히 실리적 선택 때문이 아니라 사회불안과 경기침체, 취업난 등 ‘한국에서의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포털 ‘다음’이 실시한 ‘이민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네티즌의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4일 현재 총 21311명이 참여한 가운데 59.6%나 되는 12707명의 네티즌이 ‘부정부패·극심한 경쟁 등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취업 등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네티즌도 12.2%인 26601명이었다. ‘주거환경’이나 ‘자녀교육’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각각 5.7%와 20.7%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민 열풍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한국 사회 어느 것도 희망을 주지 않는다며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나타냈다. 반면 막연한 허상을 갖고 떠나는 이민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기에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이민 경험자들의 충고도 이어졌다.
◆한국사회 뿌리깊은 불신 = 이민 열풍에 공감한다는 네티즌들이 보인 공통된 반응은 한국 사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었다.
ID ‘너와나’라는 네티즌은 “불경기로 취업은 어렵고 진보네 보수네 이념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정치인은 예전부터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일 정도로 아전투구에 여념없다”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철걸’이라는 ID의 네티즌도 “열심히 일한 사람이 노력한 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쳐지면 밑바닥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이 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내 자식들에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자격증이나 이민에 들어가는 초기 정착금만 준비된다면 미련없이 뒤도 안돌아보고 이민을 결정할 것”이라고 냉소했다.
‘이연희’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에 이어 삼오정(35세 정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극심안 고용 불안 끝에 자살에까지 몰리는 신용불량자들은 늘고 있다”며 “총체적인 사회 불안 현상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막연한 허상 위험 = 반면 최근 불고 있는 이민 열풍이 선진국에 대한 막연한 허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떠나는 이민 생활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ID ‘LISA’라는 네티즌은 “직접 가서 경험한 외국 생활은 생각했던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일자리 찾기도 매우 힘들고 인종차별은 여전히 심할뿐더러 한국의 병폐라고 지적되는 인맥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충고했다.
이밖에 ‘dd’라는 ID의 네티즌은 “예전에는 내가 태어난 국가와 내가 속한 민족에 대한 집착이 강해 불만이 있어도 이 땅에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됐지만 이제는 국가의 선택도 개인의 권리가 된 듯하다”며 민족과 국가에 대한 관점이 변해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특히 20대와 30대가 62%를 차지, 젊은층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그야말로 ‘우울한 대박’이다.
실제 20∼30대 사이에서는 요즘‘이민계’가 성행하고 있고 의사들이 외국 의사면허를 따기 위해 공부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이민 신고자는 1173명으로 200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주로 자녀의 교육환경 개선이 목적이었던 과거의 이민열풍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젊은층의 한국 이탈 현상은 단순히 실리적 선택 때문이 아니라 사회불안과 경기침체, 취업난 등 ‘한국에서의 미래’를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포털 ‘다음’이 실시한 ‘이민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네티즌의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4일 현재 총 21311명이 참여한 가운데 59.6%나 되는 12707명의 네티즌이 ‘부정부패·극심한 경쟁 등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취업 등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네티즌도 12.2%인 26601명이었다. ‘주거환경’이나 ‘자녀교육’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각각 5.7%와 20.7%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민 열풍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한국 사회 어느 것도 희망을 주지 않는다며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나타냈다. 반면 막연한 허상을 갖고 떠나는 이민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기에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이민 경험자들의 충고도 이어졌다.
◆한국사회 뿌리깊은 불신 = 이민 열풍에 공감한다는 네티즌들이 보인 공통된 반응은 한국 사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었다.
ID ‘너와나’라는 네티즌은 “불경기로 취업은 어렵고 진보네 보수네 이념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정치인은 예전부터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일 정도로 아전투구에 여념없다”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철걸’이라는 ID의 네티즌도 “열심히 일한 사람이 노력한 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쳐지면 밑바닥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이 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내 자식들에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자격증이나 이민에 들어가는 초기 정착금만 준비된다면 미련없이 뒤도 안돌아보고 이민을 결정할 것”이라고 냉소했다.
‘이연희’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에 이어 삼오정(35세 정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극심안 고용 불안 끝에 자살에까지 몰리는 신용불량자들은 늘고 있다”며 “총체적인 사회 불안 현상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막연한 허상 위험 = 반면 최근 불고 있는 이민 열풍이 선진국에 대한 막연한 허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떠나는 이민 생활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ID ‘LISA’라는 네티즌은 “직접 가서 경험한 외국 생활은 생각했던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일자리 찾기도 매우 힘들고 인종차별은 여전히 심할뿐더러 한국의 병폐라고 지적되는 인맥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충고했다.
이밖에 ‘dd’라는 ID의 네티즌은 “예전에는 내가 태어난 국가와 내가 속한 민족에 대한 집착이 강해 불만이 있어도 이 땅에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됐지만 이제는 국가의 선택도 개인의 권리가 된 듯하다”며 민족과 국가에 대한 관점이 변해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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