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40대 자살 파문

‘강압’ 따른 후유증의 극단적 결과

지역내일 2003-10-29
28일 명예퇴직 한달만에 비관자살한 김 모(48)씨 사건은 대기업 ‘명예퇴직’ 후유증의 극단적인 결과를 드러냈다. 김씨는 ‘기술직에 대한 영업실적 강요 → 실적 부진 → 잦은 부서이동 등 사실상 퇴직강요 → 명예퇴직’이라는 전형적인 절차에 따라 퇴직했고 결국 우울증세를 앓아오다 자살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더구나 김씨가 근무했던 KT는 지난 1일자로 5500명이 명예퇴직하는 사상최대의 구조조정을 무리없이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직원들의 자발적 신청에 의한 퇴직”이란 KT측 주장과 달리 구조조정 과정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강압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대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어 ‘명예퇴직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다시 부는 ‘명퇴’ 바람= 98년 외환위기 이후 직장인들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겨줬던 ‘명예퇴직’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향후 전망도 어두워지자 기업들이 앞다퉈 기업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미 지난 1일자로 전체직원 4만3700명 가운데 12.6%인 5500명이 명예퇴직했고 두산중공업도 지난 9월말부터 명예퇴직자 신청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과 대한항공도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삼성과 SK그룹 계열사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책 ‘강퇴’ 후유증 만만찮아= 그러나 이에 따른 잡음도 적지 않다.
KT 직원 22명은 명예퇴직 단행 직후인 지난 2일 회사측이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인사권을 동원해 퇴직신청을 종용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회사측에 의해 퇴직대상자로 분류된 직원을 연고지가 없는 지역으로 발령내거나 기술직 사원을 영업직으로 전보조치하는 방식으로 퇴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도 노조측이 “퇴직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자 은행측이 퇴직대상자 리스트를 작성, 개별면담을 통해 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 진통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불황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서민들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따라서 자신이 몸담았던 일터에서 마저 배반감을 느끼고 사실상 강제퇴직할 경우 김씨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대구대 홍덕률(사회학) 교수는 “최근 잇따른 노동자들의 분신·자살 사태는 서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따른 후유증은 결국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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