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2차 현지조사 보고서 주요내용

“이라크인 전투병 파병 원치 않아”

지역내일 2003-11-12
종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이라크 치안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으며 현지 인사들은 한국에 대해 전투병 파병보다는 이라크 재건 지원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만복 2차 이라크 현지조사단장은 11일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혀 향후 파병여부에 대한 정부당국의 최종결과가 주목된다. 이같은 현지 조사결과는 “치안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던 1차 조사결과와는 크게 다른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미군의 통계결과와 브리핑을 듣는데 그쳤던 1차조사와는 달리 현지 유력인사 수십명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등 이라크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취합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조사단의 이같은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압력에 따른 저자세 외교정책”이란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2차 이라크 현지조사단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김만복 정보관리실장을 단장으로 외교부와 NSC, 총리실 국방부 외교부 건교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8개 부처 실무자 13명으로 구성됐다.
조사단은 지난달 31일부터 9일까지 9박10일에 걸쳐 이라크 바그다드와 모술, 나시리아 등 6개 지역을 방문, 각 지역 미군 사령부의 브리핑을 받는 한편 이라크 과통치위 의장, 바그다드대학 교수 등 유력인사 40여명을 직접 만났다.

◆파병보다 재건협조 원해= 조사단이 현지에서 만난 이라크 지도급 인사들은 대부분 한국의 전투병 파병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만복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라크 국민들은 외국군 파병보다는 이라크인 스스로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와 훈련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치안임무를 수행하더라도 미군과 별개로 독자적인 작전운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날 67쪽 분량의 상세 보고서를 공개하고 면담한 주요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자파리 이라크과도통치위원은 “이라크 국민은 외국군 파병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며 파병에 반대하는 일부 한국인들의 심정과 가까울 것”이라며 “이라크인 스스로에 의한 치안확보와 안정회복을 도울 장비와 훈련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그다드대학 에이사(부학장·정치학) 교수도 “다수 국민들은 외국세력의 이라크 파병을 거부하고 있으며 외국군 파병으로 치안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한국이 파병하면 이라크 역사에 좋은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모술시 경찰서장 등 일부 인사들은 “파병될 한국군이 이라크인에 우호적이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친구는 이라크인의 적= 한국이 비전투병을 파병하더라도 이라크 과격세력으로부터 공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마하부읍 전 국회의장 고문은 “파병 외국군은 미군과 협조하기 위해 오는 것이므로 ‘내 적의 친구는 나의 적’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한국군의 역할이 미군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며 과격세력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사 교수는 “이라크인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나 파병할 경우 비전투병이라도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직 정부고위관리도 “재건지원에 도움을 주는 부대는 괜찮지만 비전투군이라도 미군 통치하에 있으면 미군에 협력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알둘라메 이라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장은 “치안임무 수행과정에서 미군은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지 못하므로 미군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군과 차별화된 공개·독자적인 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안상황 악화일로= 조사단은 미국의 종전 선언(5월 1일) 6개월이 지났음에도 미군에 대한 소규모 공격이 매일 발생할 정도로 치안상태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결론지었다. 김만복 단장은 “공격 대상이 종전 미군과 호송차량에서 동맹군 기지나 미군 지원세력으로 확산되고 높은 실업률 등에 따라 강도 등 일반범죄가 급증해 치안상황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지난 5월 하루평균 0.3회꼴로 발생하던 미군에 대한 적대행위가 10월 이후 7배가 증가한 2회로 급증했다. 특히 수니 삼각지대를 포함한 중부지역은 하루 5.6회에서 24회로 늘어났다. 한시간에 1회 이상의 적대행위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8월 이후에만 자살폭탄 테러가 6번이나 일어났다. 지난 8월 5일 요르단 대사관에 이어 같은달 19일에는 유엔건물, 10월 27일에는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경찰서 4곳이 폭탄테러 공격을 받았다.
보고서는 특히 이라크 내 후세인 추종세력이 점차 결집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해외 이슬람 테러조직까지 유입되고 있어 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60%대까지 치솟은 높은 실업률과 생필품 부족 등으로 민생범죄가 급증하고 이라크 시민들의 반미감정은 날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향후 치안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