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지역쟁점 점검⑤ 서울 강남도 변화바람 부나

부동산대책에 반노정서 더 굳어져

지역내일 2003-11-21 (수정 2003-11-21 오후 3:08:26)
‘종로와 강남’
이 두 곳을 이기면 서울 선거는 다 이기는 셈이라고 할만큼 이들 지역의 상징적 의미는 크다. 종로가 전통적인 ‘정치 1번지’를 상징한다면 강남은 ‘새로운 정치 1번지’라는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의 정치변화 바람과 함께 강남권에 새롭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개혁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 ‘아성’지역으로 분류되는 이 곳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인가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서초 강남 송파 등 소위 말하는 ‘강남벨트’는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강남 투입설’이 흘러나오는 등 강남권에 깃발을 꽂으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 아직은 ‘찻잔 속 태풍’
아직 커다란 변화의 바람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생활 및 교육 수준이 높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이 지역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게 강남 일대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판단이다.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한나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지역이기도 했고 특별히 승부를 겨룰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해 한나라당이 어떤 식으로든 우세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재선인 맹형규(송파갑)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 때문에 호응받지 못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무능과 부패, 실정 등으로 개혁적인 이미지를 아무리 강조해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양천갑) 의원은 “우리당이 강조하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는 사실상 먹히지 않는다”며 “총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당으로 표가 가긴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초선·재선, 연령 등과 상관없이 “결국은 인물을 보고 뽑을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나라 소장파가 목소리 높이는 이유
그러나 이들의 자신만만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젊은 의원들이 연일 당 개혁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 하다. 아직은 찻잔 속 태풍이어도 무엇인가의 기폭제가 있을 경우 강남권 유권자들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강남권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은 한나라당 지지라기보다는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영남 출신 주민들의 ‘반DJ’ ‘비개혁’ 성향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구도의 변화에 따라 균열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SK 100억 비자금’ 사건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은, 안 그래도 한나라당에 식상해 하고 있는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오고 있다.
오세훈(강남을) 의원은 “대선 당시 ‘반노’성향도 강했지만 한나라당의 역사적 이미지에 대한 반감도 컸다”면서 “내가 목숨 걸고 5·6공 세력 청산을 외친 것은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심판’에 의한 반사이익에만 안주했다간 상대 당에서 내세울 ‘인물’에 밀릴 여지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 열린우리당 ‘인물론’에 희미한 희망
열린우리당 내부적으로도 아직은 강남 지역에 대한 희망은 별로 갖고 있지 않다. 이번 총선이 반노 대 친노, 새정치 대 구정치의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보면 강남권 정서는 어느 쪽으로 보나 열린우리당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거의 ‘강남 때려잡기’로 일컬어지고 있는 상황에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기대할 수도 없다. 지난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은 서울 지역에서 강남과 서초에서만 이회창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온 것보다 더 나빠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강남에서 새 정치를 지향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수도 없다. 사면초가다.
그러다 보니 강남지역에 나갈 후보자들이 안 모이고, 인물면에서도 한나라당에 밀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강남 벨트 지역에 출마할 사람으로 거론되거나 뛰고 있는 인물은 고은광순 김수진 김영술씨 등 3명뿐이다. 지난 총선 강남을 지역에 도전했던 이평수 공보실장은 전남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강남지역에 우리당의 ‘깃발’을 꽂을 경우 화려한 데뷔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희망’을 걸고 있는 지점은 두 가지다.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수사 및 여러 의혹들로 인해 한나라당에 대한 식상함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과 나아가서는 한나라당의 붕괴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는 것. 이렇게만 된다면 결국은 선거가 인물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경우 마땅한 인물만 찾아낼 수 있다면 강남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시나리오다. 정동영 의원 본인은 지역구 이전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의 강남 또는 종로 투입설이 자꾸 불거지는 것도 바로 이런 시나리오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마땅한 인물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강남권 주민들의 ‘선민의식’취향에 맞는 인사이면서도 개혁성을 갖춘 인물이 그리 흔치 않은 때문이다. 일단은 영입가능성에 대비해 30% 정도 하향식 공천이 가능하도록 제도만 갖춰놓은 상태다.
한 핵심당직자는 “강남같은 경우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좋은 인물을 영입해서 한나라당과 맞대결을 붙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수진 강남을 출마 예정자는 “강남을 너무 고정된 인식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변화될 시점에 달했다”고 희망론을 피력했다.

/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