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 사람들] 국민은행 박 철 전문연구원

“신용불량문제, 해법은 금융교육에 있죠”

지역내일 2003-11-28 (수정 2003-11-28 오후 2:45:00)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한 해법은 올바른 금융교육을 통해 합리적인 금융소비자를 육성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신용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효과가 있겠지만 이는 단기 처방에 불과합니다.”
360만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문제를 금융교육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역설하는 이는 바로 국민은행 금융교육팀의 박철 전문연구원. 그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금융교육 전문가이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교육 ‘붐’이 일게한 장본인이다.
그가 금융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8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란 단어를 접하고 부터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마치 글을 읽고 쓸 수 없을때처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금융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선진국에서조차 금융문맹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금융교육의 필요성조차 제기되지 않고 있는게 안타깝기도 했구요.”
그때부터 박 연구원은 외국 출장 자투리 시간이나 이메일 등을 활용해 선진 금융교육 전문가들과 접촉하면서 금융교육에 관한 각종 정보와 자료들을 수집해왔다. 가끔은 가정에 소홀한 가장이 돼 버린게 아닌지, 결국 빛을 보지 못할 일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우리사회에서도 금융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가 올 것이란 확신이 그를 더욱 이 일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가계부실과 개인신용불량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기가 됐을 때 박 연구원은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제안할만한 대상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은행장에게 직접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 것. 그는 A4용지 8장 분량에 이르는 장문의 편지를 통해 국민은행이 금융교육에 나서야할 필요성을 설득력있게 제안했고, 이 편지를 받은 김정태 행장은 당장 실행에 옮길 것을 지시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게 된 금융교육 ‘붐’은 이렇게 시작됐다.
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처음으로 금융교육을 전담하는 TF팀을 만들었고, 박 연구원은 이 팀에 배치받아 그동안 준비해온 작업들을 추진했다.
첫번째 가시적인 성과가 올 2월 출간한 ‘스무살 이제 돈과 친해질 나이’라는 책자다.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고3 학생들의 졸업식 일정에 맞추느라, 또 금융이 가지는 딱딱한 이미지가 없도록 내용을 꾸미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애쓴만큼 큰 호평을 받았다.
또 지난 7월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돈은 고마운 친구’라는 교육책자를 발간했고, 이에 앞서 5월부터는 ‘키드뱅크 프로그램’을 운영, 온라인 활동과 함께 금융캠프, 중고등학교 순회 강연 등 오프라인 교육활동도 병행해 왔다.
이밖에 ‘청소년 금융교육의 현황 및 정착을 위한 과제’, ‘금융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등 틈틈히 연구보고서를 발간해 학교와 가정에서 금융교육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박 연구원은 지난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하지만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은행이 한참 어려울때 ‘돈이 안되는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위의 오해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
“신용불량으로 인해 당사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은행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까? 신용이 건전한 사람을 양성하는 것은 결국 은행을 위한 일인데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주위의 오해도 많습니다.”
그래서 금융교육 전담팀을 만들어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게 해준 은행이 고맙고 또 자랑스럽기도 하다는 게 박 연구원의 얘기다.
박 연구원은 올해말까지는 금융교육 인프라를 닦는 기간으로 보고 내년부터는 현장 중심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 금융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미 오는 12월 초등학생 부모들을 위한 교육사이트 개설, 내년 상반기에는 부모용 가이드북 발간을 예정해 놓고 있다.
“어려서부터 돈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과 책임의식을 갖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준다면 신용불량에 빠지는 사람도 줄어들 겁니다. 그만큼 제대로된 금융교육은 개인과 금융기관, 국가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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